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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이름으로, 범죄를 저질렀던 JMS 정명석의 실체 [원성윤의 人어바웃]


[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한국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는 바로 산업화의 시기와 일치한다.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 정책이 성공하면서 도시로 대거 몰린 젊은이들이 기댈 곳은 교회였다. 주일에 함께 밥도 지어먹고 한국인 특유의 공동체 문화가 결합되면서 확산세는 대단했다.

한국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는 바로 산업화의 시기와 일치한다.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 정책이 성공하면서 도시로 대거 몰린 젊은이들이 기댈 곳은 교회였다. [사진=넷플릭스]
한국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는 바로 산업화의 시기와 일치한다.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 정책이 성공하면서 도시로 대거 몰린 젊은이들이 기댈 곳은 교회였다. [사진=넷플릭스]

정명석이 교주인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였던 정명석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 단칸방에서 '복음'을 전파하며 확산하기 시작한다. 그가 고른 건 신촌을 기점으로 한 연세대학교 학생들이었다. 연대생이 고대생에게 교리를 전파하는 식으로 서로가 연결고리가 돼 JMS가 확산되기 시작한다. 정명석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한 신도 역시 이런 명문대생이 즐비했던 광경이 JMS에 가입하게 된 이유였다고 술회한다. 1980년대는 군부독재에 맞서는 학생운동, 그리고 신앙으로 사회 현상을 해석하는 부류로 나눠지게 된다.

◆ 출소 후에도 계속된 정명석의 성폭력

기독교복음선교회(JMS) 피해자인 홍콩 출신 여성 메이플씨는 "다시는 피해자가 안 나오게 하고 싶다"며 이례적으로 얼굴과 목소리를 모두 공개했다. 또 피해 내용이 기록된 녹음 파일을 내놨다. [사진=넷플릭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피해자인 홍콩 출신 여성 메이플씨는 "다시는 피해자가 안 나오게 하고 싶다"며 이례적으로 얼굴과 목소리를 모두 공개했다. 또 피해 내용이 기록된 녹음 파일을 내놨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3일 첫 방송에서 정명석의 성범죄 행각은 차마 한번에 영상을 다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고 비참했다. 한편으로는 왜 이제서야, 알려지게 됐나 싶은 의문이 들지만, 문제는 방송 이후에도 그의 범죄 행각이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은폐돼 왔다는 점이었다.

JMS 정명석 편은 성폭력 피해자의 증언으로 시작한다. 작년 3월 16일, 형사 고소와 함께 정명석의 성폭력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연 홍콩 국적의 피해자 메이플의 인터뷰다. 정명석은 2008년 여신도 강간 등으로 징역 10년을 복역하고 2018년 출소한 바 있다. 그가 출소 후에도 성폭력을 반복할 것이라는 추측은 많았으나, 메이플의 기자회견은 그것이 사실로 드러나는 첫 증언이었다.

메이플은 정명석을 고소하기로 한 후 JMS로부터 지속적인 협박을 받았다. 메이플이 고소와 기자회견을 위해 홍콩에서 한국으로 입국할 때도 그를 미행하는 차가 있었다. 제작진이 이를 발견하고 주차된 차에 다가가 창문을 두들기며 신원을 물었지만,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카메라를 피하며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가 여전히 신도들에게 영향력이 있고, 그가 숱한 성범죄에도 또 다시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이유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 '메시아'로 스스로 지칭… "정명석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8)의 과거 성범죄 전말 등 실체를 다룬 넷플릭스 새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이 방송되면서 그의 실체에 사람들이 경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8)의 과거 성범죄 전말 등 실체를 다룬 넷플릭스 새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이 방송되면서 그의 실체에 사람들이 경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정명석은 여성 신도들에 대한 성폭력 사건으로 2000년 경부터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았고, 2001년 3월 해외로 도피했다. 2003년 한국 검찰의 요청으로 인터폴 적색 수배 대상에 올랐고, 결국 2007년 5월 16일 중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후 2008년 2월 한국으로 송환됐다. 2009년 4월 23일 JMS 여신도들에 대한 준강간죄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이외 다른 한국인 성폭력 피해자 다수와 반JMS 단체 '엑소더스'를 만든 김도형 교수, 해외 도피 중이던 정명석을 2003년 7월 중국에서 직접 잡은 김형진 씨, JMS 핵심 간부였던 김경천 목사 등 다양한 사람이 인터뷰에 응했다. 총 3부작인 정명석 편은 ▲정명석의 탄생부터 ▲JMS의 부흥기 ▲첫 성폭력 증언과 고소 ▲정명석의 해외 도피와 체포 ▲수감 생활과 출소 후 성폭력까지 총망라해 보여 준다.

JMS의 교리는 그가 메시아 탄생라는 걸 증명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루터부터 시작하는 그의 셈법은 1945년생인 그가 태어나던 해가 메시아의 탄신년이라고 설파한다. 이에 모든 시간과 사랑을 성령, 성자, 성부 하나님께 바치게 한다는 것으로 결론지으며 결국 재림주인 정명석에게 바치라고 설명한다. "정명석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도 이렇게 기도를 드렸다는 김경천 前 JMS 부총재는 "이단에 빠지면 이렇게 무섭다"고 고래를 절레절레 흔든다.

◆ 이단의 음습한 뿌리… 종교인 비율 1988년 이후 최저

MBC가 1999년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편을 방송하려 했을 때, 법원은 성범죄 부분은 모두 빼라고 판결했다. 사진은 이재록 목사. [사진=넷플릭스]
MBC가 1999년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편을 방송하려 했을 때, 법원은 성범죄 부분은 모두 빼라고 판결했다. 사진은 이재록 목사. [사진=넷플릭스]

MBC가 1999년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편을 방송하려 했을 때, 법원은 성범죄 부분은 모두 빼라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신도들이 몰려와 생방송 중인 방송사를 점거해 방송이 정파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지상파라는 심의 한계 때문에 성범죄 부분이 방송에서 잘려나가고, 이후 20여년간 교회와 하나님의 이름을 참칭하며 이단의 음습한 범죄는 계속해서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었다.

'반JMS 단체'가 만들어지고, 언론이 조명하고 나서야 검찰이 움직였고, 메이플씨 등이 지난해 3월 기자회견을 열어 정명석의 행각을 폭로하고나서야 지난해 10월 정명석이 다시 구속됐다. 많은 피해자가 있었음에도 여러 피해자들의 아픈 과거가 폭로돼야 다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아쉬움이 크다.

종교인 비율은 해가 갈수록 점차 떨어지고 있다. '제5차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에 따르면 무종교인의 비율은 63.4%를 기록해 5차례 조사 중 가장 높았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 등 3대 종교인의 비율은 각각 16.3%, 15.0%, 5.1%였다. 세 종교 모두 1998년 조사 시작 후 최저 비율에 달했다. 한국의 종교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반증일 것이다.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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