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윈윈 희망가'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유통 대기업들이 혁신을 위한 방법으로 스타트업과 협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이 가진 혁신적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고, 스타트업으로서는 대기업과 함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서로가 '윈윈'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롯데마트는 이달부터 오프라인 매장 비대면 결제서비스 '스캔앤고(SCAN&GO)'를 업그레이드 해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고객이 '롯데마트GO' 애플리케이션에서 스캔앤고 서비스를 실행한 후 상품 바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면 된다. 계산대에 줄 설 필요 없이 바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롯데마트가 스캔앤고 서비스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건 유니콘 스타트업 '스캔딧'과의 협업 덕분이다. 스캔딧은 '스마트 데이터 캡쳐(Smart Data Capture)' 솔루션 기업으로 일본 최대 유통기업인 '이온'과 스위스의 '쿱', 스포츠 용품 유통기업 '데카트론' 등 전 세계 다수의 유통기업과 함께 한 경험이 있다.

CJ제일제당은 스타트업과 협업으로 더 큰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일 호주 바이오 스타트업 '프로벡터스 알지(이하 프로벡터스)'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프로벡터스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대량으로 배양해 식용 색소, 약품용 펩타이드 등 고부가 소재를 개발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광합성을 하는 과정에서 당을 만들어 세포 속에 저장한다. 이를 활용하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면서 연료 및 소재로 쓸 수 있는 유용물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미래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와 CJ그룹은 사업에 도움이 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롯데벤처스'와 'CJ인베스트먼트'란 투자 회사까지 설립했다.

CJ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디데이×CJ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식품&바이오'와 '물류&신유통' 부문에서 미래 융합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모집했다. 또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론티어 랩스(FRONTIER LABS)’를 통해 ▲테이스트&웰니스(K-푸드 글로벌 진출, 건강함 지향 식품∙기술∙브랜드) ▲푸드 테크(스마트팜, 스마트 패키징, AI∙빅데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등) ▲지속가능성(대체 식품, 푸드 업∙리사이클링) 등 3개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초기 투자금과 CJ제일제당과의 협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롯데벤처스를 활용해 '스마트롯데쇼핑이노베이션펀드'에 210억원을 출자했다. 스마트롯데쇼핑이노베이션펀드는 앞서 롯데벤처스가 진행한 펀드와 달리 롯데그룹에서 롯데쇼핑만 사실상 단독 유한책임투자자 역할로 참여해, 유통 분야에서의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펀드로 여겨진다.

풀무원은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준비 중인 배양육‧대체육을 함께할 스타트업을 찾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풀무원은 2020년 7월 미국의 세포배양 해산물 제조 기업인 '블루날루'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국내 배양육 개발기업인 '심플플래닛'과 세포 배양육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계약을 맺으며 배양육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앞서 풀무원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대-스타(대기업-스타트업) 해결사 플랫폼' 사업에 참가해, 식물성 대체육 소재가 되는 식물성 조직 단백질(TVP) 개발 과제를 함께할 스타트업을 찾기도 했다.

이에 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스타트업에서 가지고 있는 기술력과 풀무원이 보유한 제품화 능력을 함께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풀무원은 제품화를 위한 정부 승인 절차 등 법규에 대한 경험도 스타트업에 제공하고, 이를 통해 미래 사업을 더 빠르고 더 쉽게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