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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與 빗댄 이준석…"다른 결말 써달라"


소설 속 엄석대에 尹, 한병태에 '천아용인' 비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른바 '천아용인' 막판 지지를 호소하는 중 이문열 작가의 장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빗대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른바 '천아용인' 막판 지지를 호소하는 중 이문열 작가의 장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빗대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을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등장인물 엄석대에 빗대 3·8 전당대회 관련 당내 상황을 비판했다. 자신이 돕는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은 소설 속 주인공 한병태에 빗대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87년 이문열 작가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낸 시골 학급의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 모습과 닿아 있다"며 "엄석대는 나름의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 반장이었는데, 이 학급이 운영되는 방식은 서울에서 시골 학급으로 전학온 한병태의 눈에는 이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석대가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고 자체 규정을 만들어서 징벌하고, 한병태는 엄석대에게 저항해보려고 노력했다"며 "분명히 잘못한 것은 엄석대인데 아이들은 한병태를 '내부총질러'로 찍어서 괴롭힌다"고 했다. '아이들'은 친윤계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새로 온 선생님은 엄석대가 그동안 권력을 지키기 위해 해왔던 것들을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한다. 혹시 엄석대가 무너질 때 가장 잔인하게 엄석대에 대한 고발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들의 모습이 기억나는가"라며 "엄석대 권력을 떠받들면서, 엄석대가 만든 해괴한 시스템하에서 누릴 것을 누리고 남을 린치하는데 앞장선 그들이, 담임선생님이 '엄석대의 비행을 적어내라'고 하자 누구보다 앞서서 그를 고발하고 무너뜨리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른바 '천아용인' 막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른바 '천아용인' 막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어 "담임선생님은 엄석대도 나쁘다며 꾸짖지만 엄석대 측 핵심관계자였던 아이들도 5대씩 때린다. 지금 국민의힘에서 엄석대는 누구고 엄석대 측 핵심관계자는 누구일까"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한 가지 명확한 것은 '담임선생님'은 바로 '국민'"이라며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오고 나서는 상식의 시간으로 학급을 바라보게 됐고 엄석대의 작은 왕국은 무너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제 곧 투표가 시작되는 전당대회에서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는 한병태와 같은 위치에 서 있다"며 "이들은 사람에 충성하라는 충성 맹세를 거부한 이유로 엄석대의 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받아들인 사람들에게 공격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에서 엄석대는 한병태를 제압하고 포섭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담임선생님이 바뀌었을 때 엄석대는 몰락했고, 엄석대 측 핵심관계자들은 모두 그를 버리고 떠났다"며 당원들에게 "이제 이 소설과 다른 결말을 당원 여러분께서 써달라"고 했다.

또 "엄석대가 만들어낸 질서가 과연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원하는 형태의 질서인지 냉정하게 판단해달라"며 "이문열 작가가 써내려간 엄석대의 마지막은 엄석대 개인에게 너무 큰 비극이었다. 결말은 다르게 쓰여야 한다. 적어도 그 결말이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숭이 임금님'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차라리 결말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됐으면 좋겠다. 다들 희미한 기억 속에 결말이 기억 안 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의 결말은 왕이 백성의 소리를 잘 듣기 위해 귀를 덮고 있던 모자를 벗어 던지고 성군이 되는 결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원 여러분의 투표로 이 소설의 겲말을 바꿀 수 있다"며 "우리는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같은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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