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계약 만기 시 전셋값이 떨어지는 역전세에 따라 보증금을 못 받는 깡통전세의 최고조 시점이 2024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집값이 20% 떨어지면 이른바 '갭투자(매매가의 90%이상인 전세 보증금을 이용한 주택 매입)'를 한 주택 10채 중 4채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우려도 제기된다.
14일 국토연구원은 '전세 레버리지(갭투자) 리스크 추정과 정책대응 방안 연구'에서 "주택 매맷값 하락 시 전세 보증금 미반환 주택 수가 상대적으로 많을 시기는 2023∼2024년"이라며 "월 기준으로 전세 보증금 미반환 위험 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시기는 2024년 상반기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는 계약갱신청구권(전세 계약 기간을 최대 4년으로 강제하는 것) 사용률을 0%로 전제한 전망이다. 해당 권리를 행사하는 세입자 비중이 증가할 시 갭투자 주택의 보증금이 상환되지 않을 위험은 감소한다. 특히 모든 세입자가 계약 갱신을 청구하면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을 위험은 1%로 줄어든다.
집값이 20% 하락하면 보증금을 끼고 사들인 갭투자 주택 중 40%에서 매맷값이 보증금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땐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의 사용 없이 계약을 종료하길 원하는데 집주인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보증금 상환에 문제가 생긴다.
연구진은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주택 매수자의 '주택 취득 자금 조달 및 입주 계획서'를 바탕으로 이 같이 분석했다. 해당 기간 보증금을 승계한 갭 투자 방식의 매매 거래는 73만 3천 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2월까지 월 평균 6천 건 수준이던 보증금 승계 매매는 당해 3월부턴 평균 2만 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갭투자 주택 가운데 집주인의 금융 자산과 대출, 집 매각 대금까지 더해야 보증금 반환이 가능한 집은 최대 21만 3천 가구(집값 12% 하락 시)인 것으로 추산됐다. 집을 팔아도 보증금 반환이 힘든 주택은 집값 15% 하락 시 1만 가구, 27% 하락 시 1만 3천 가구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집주인의 보증금 상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상환 능력이 높은 집주인과 계약이 이뤄질 수 있게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신탁기관에 임대주택을 등록하고 집 소유자는 운용 수익을 얻는 임대차 신탁제도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hjle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