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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애플페이]②독점 포기해도 남는 장사한 정태영


사실상 일정 기간 독점…다른 카드사 도입 시일 걸려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애플사와 애플페이를 일정 기간 독점 제공하는 조건으로 계약한 국내 파트너사 현대카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으면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의 범용성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들에 근거리 무선 통신(NFC) 단말기 보급을 전액 또는 일부 지원하려 했다. 하지만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가맹점에 카드 단말기를 무상 제공하는 행위는 부당한 보상금 제공인 '리베이트' 해당해 제동이 걸렸다.

현대카드, 애플페이 로고. [사진=아이뉴스24 DB]
현대카드, 애플페이 로고. [사진=아이뉴스24 DB]

금융위는 지난 2019년 6월 내린 유권해석을 고려했다. 당시 금융위는 국내 카드사들이 합작해 만든 NFC 결제 규격 '저스터치(JUSTOUCH)' 단말기 보급 관련은 보상금 지급의 예외로 허용했으나, 제휴사와의 '배타적 거래'를 위한 목적이라면 보상금 지급은 불법이라고 했다.

리베이트 문제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의 국내 '독점 계약 조항'을 삭제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NFC 단말기 보급은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의 성패를 가를 만큼 중요하기에 독점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설치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정 카드사를 위한 단말기 보급은 문제가 있지만, 전체 카드사를 대상으로 하므로 공익 목적이 크다고 봤다"고 했다.

◆사실상 일정 기간 독점 제휴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서비스 독점 제휴가 원칙적으론 깨졌지만, 현실적으론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현대카드가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하면서 국내 카드사 대부분이 애플페이 도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결제 건당 0.15% 수준의 추가 수수료 부담이 있지만, 포기하기엔 너무 큰 시장이다.

특히 애플 아이폰은 카드사 미래 고객인 10·20세대 사용자가 많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국내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10·20세대 주 사용 스마트폰 브랜드의 절반 이상은 아이폰이었다.

지급결제업계 관계자는 "애플에 수수료를 주면 카드사 수익구조가 나빠지겠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애플페이 고객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대카드 이외 카드사가 도입하려면 애플과 협상 등을 거쳐 별도의 계약을 맺는 등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실상 현대카드가 일정 기간 독점 제휴권을 갖는 셈이다. 더 크게 먹진 못해도 충분히 남는 장사를 한 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부터 이미 애플과 계약하고 전산시스템 개발 등을 해왔다. 업계에선 이르면 내달 중 국내에서 현대카드를 통해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비스를 시작하면 아이폰 단말기를 가진 현대카드 고객은 누구나 애플페이에 카드를 등록하고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 현대카드가 발급하고 있는 SC제일은행 체크카드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가 애플과 협의하는 시간 등을 생각하면 현대카드가 관련 고객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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