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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먹는 하마 '인공지능'…초전력 스커미온으로 극복한다


표준연, 스커미온 트랜지스터 구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016년 알파고가 바둑을 둘 때 소모한 전력은 가정집 100가구의 하루 전력소모량과 맞먹었다. 2021년 테슬라가 발표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은 학습을 위한 서버 한 대의 전력소모량이 알파고의 10배를 넘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이 스커미온을 제어하는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초저전력 차세대 소자 개발에 쓰일 수 있는 핵심 기반기술로 양자·인공지능(AI) 연구에 활용이 기대된다.

스커미온(Skyrmion)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배열된 스핀 구조체로, 수 나노미터까지 크기를 줄일 수 있으며 매우 작은 전력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차세대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소자 응용기술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국내 연구팀이 스커미온을 제어하는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사진=표준연]
국내 연구팀이 스커미온을 제어하는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사진=표준연]

21세기 전자공학이 급격히 발전한 계기는 1947년 미국 벨 연구소의 트랜지스터 발명이었다. 트랜지스터가 전자공학에서 전류의 증폭기이자 스위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09년 스커미온이 처음 발견된 후 많은 연구자들이 트랜지스터의 스커미온 버전 개발에 주력했는데 스커미온의 이동을 제어하는 핵심기술의 부재로 달성하지 못했다.

이번에 개발된 스커미온 트랜지스터는 자성체에서 나오는 스커미온의 이동을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해 일반 트랜지스터가 전류를 제어하듯이 스커미온을 흐르거나 멈추게 할 수 있다.

자성 스커미온의 움직임 조절은 스커미온 에너지를 결정하는 자기이방성(magnetic anisotrophy)의 제어가 관건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소자 내 산소의 움직임을 이용하는 방식을 시도했는데 자기이방성을 균일하게 제어하기 어려웠다.

KRISS 양자스핀팀은 산화알루미늄 절연체 내부의 수소를 활용해 자기이방성을 균일하게 제어하는 핵심기술을 개발해 그동안 이론상으로만 제안됐던 스커미온 트랜지스터 소자를 실험을 통해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황찬용 KRISS 양자기술연구소장은 “국내 대기업에서도 기존 실리콘 반도체의 한계 극복을 위해 스핀트로닉스를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스커미온 관련 기반기술을 추가로 개발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 양자기술에 응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승모 선임연구원은 “트랜지스터가 20세기 디지털 혁명을 견인했다면 스커미온 트랜지스터는 21세기 스핀트로닉스 기술 혁명의 단서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이번 연구는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양자스핀팀과 건국대 박배호 교수팀, 부산대 박성균 교수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희성 박사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Magnetic Skyrmion Transistor Gated with Voltage-Controlled Magnetic Anisotropy)는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권두삽화 논문(frontispiece)으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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