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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하라는대로 해요" 어느 심리치료사의 호언장담 [유지희의 무빙]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편집자주] 콘텐츠는 쏟아지는데 뭘 봐야 할지 몰라서 이리저리 검색만 하다가 시간만 허비하기 일쑤다.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분야를 출입했던 터라 여전히 OTT에 기웃거리고 있는 기자가 매체를 불문하고 '볼 만한' 작품을 소개한다.

성정 탓인지 직업 탓인지 쉽게 예민해진다. '섬세함'이라는 대체어를 떠올리며 살얼음 같은 마음 상태를 긍정적으로 다스리려 해도 쉽지 않다. 어느 날도 여느 때처럼 부정적 생각과 걱정에 허우적대다가 우연히 심리상담을 추천 받았다. 운이 좋게도 잘 맞는 치료사를 만나 6개월간 발길을 이어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 같은 사람이 적지 않다. 하나의 시류(時流)인지 상담 콘텐츠를 다루는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부쩍 늘어났다.

[사진=넷플릭스 ]
[사진=넷플릭스 ]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을 방법을 찾는다면, 심리상담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지만 비용도 적지 않은 데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곳은 대기 시간도 오래 걸린다. 잘 맞는 치료사도 찾기 쉽지 않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스터츠: 마음을 다스리는 마스터'(이하 스터츠, 연출 조나 힐)는 이런 고민을 지닌 이들이 볼만한 작품이다. 70대 정신의학과 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인 필 스터츠를 통해 조금씩 나아진 삶을 체험한 30대 코미디 배우 조나 힐의 이야기다.

"친구는 그냥 들어줬으면 좋겠고 심리치료사는 조언을 해줬으면" 했던 조나는 몇 명의 치료사를 거쳐 스터츠를 만났다. 스터츠는 기존 치료 방법에 답답함을 느끼고 환자 스스로가 즉각적 변화와 희망을 겪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각화를 이용한 '툴'(도구)을 고안해냈다. "무조건 내가 하라는 대로 해요. 나아질 수 있다고 100% 보장하죠." 스터츠의 호언장담은 마치 약을 파는 듯한 허풍처럼 들릴 수 있지만, 조나는 실제 긍정적 경험을 겪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영화를 직접 만들었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방법은 단순하다. 3층의 피라미드로 이뤄진 '삶의 원동력(Life force)' 지켜나가기, '진주 목걸이'(String of pearls)를 꿰듯 주체적으로 삶을 엮어나가기, 자신에게 드리워진 '그림자(Shadow)' 돌보기 등 당장 할 수 있는, 심지어 영화를 보면서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다. 때론 단순함이 복잡함을 이기는 위대한 답이 된다. 대부분의 비슷한 소재 콘텐츠들이 개인의 역사, 성향, 취향 등 개별성을 고려하지 않는 맹점이 있다면 이 작품은 모두가 지닌 근원적 심리를 파고들며 무척 간단한 치료방법을 내놓는다.

무엇보다 100여 분간 펼쳐지는 서사의 저변에는 스터츠와 조나, 이들이 5년간 함께 쌓아온 신뢰와 애정이 짙게 깔려있다. 두 남자가 서로 치료사와 환자의 역할을 넘나들며 말과 마음을 주고 받는 모습이 담백하게 담겼다. 유쾌한 농담이 이어지는 분위기에 각자가 삶을 견뎌낸 경험을 나누고 앞으로 어떻게 또, 지난한 삶을 이어갈지 이야기한다. 환부를 도려내듯 서로에게 찌르는 질문을 던지고 상처가 난 부위에 새살이 돋도록 약을 발라준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선생님의 연약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경험이었어요." 조나의 말이다. 흑백 배경으로 이어지는 이 작품엔 화려한 세트도 없고 현란한 편집 기술도 없다. 스터츠와 조나의 내밀하고도 연약한 이야기들만 넘쳐난다. 외모로 놀림 받던 14살에 갇혀 있기도 하고, 소중한 사람을 잃고 방황하기도 하고, 불안에 잠식돼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이어진다. 그래서 우리 보통의 삶과 맞닿아 있다. 스터츠는 "우리의 목표는 성과를 내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이 벌어지든, '툴'을 활용해 견디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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