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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덕에 연매출 3조" SD바이오센서의 고민


진단키트 매출 비중 90% 넘어…엔데믹 전환땐 실적 급감, 대체 캐시카우 육성 위한 연구개발 투자는 미흡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SD바이오센서(에스디바이오센서)가 마냥 콧노래를 부르지는 못하는 상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3분기까지 경쟁사 대비 실적은 좋지만, 2년 여 간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진단키트 매출이 보건당국의 태도변화로 정점을 찍을 것이란 평가 속에서 이를 대체할 제품군도 아직 마땅치 않다는 점 때문이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D디바이오센서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5천511억원, 영업이익은 2천934억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3.1% 개선된 수치다.

SD바이오센서 STANDARD Q 제품 사진. [사진=SD바이오센서]
SD바이오센서 STANDARD Q 제품 사진. [사진=SD바이오센서]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 3분기까지 증권가 예상치를 뛰어넘을 정도로 영업실적이 좋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대신증권은 SD디바이오센서의 2022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4.1%, 영업이익은 15.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적을 들여다보면 같은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9%,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매분기 전년 대비 매출액은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2분기를 제외하고는 늘었다.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실적 호조세는 더 도드라진다. 씨젠, 엑세스바이오, 랩지노믹스, 휴마시스 등 진단키트 제조 기업들의 실적은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의 2021년 3분기 대비 2022년 3분기 매출은 모두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씨젠과 엑세스바이오, 휴마시스는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랩지노믹스는 영업이익이 292억원에서 88억원으로 3분의 1 수준까지 축소됐다.

SD바이오센서가 타사 대비 좋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시장 선점 효과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9월 SD디바이오센서의 STANDARD Q는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목록(EUL)에 등록됐다. 이어 국내에서는 같은 해 12월 미코바이오메드의 진단키트가 EUL에 포함됐다.

또한 SD디바이오센서는 개인이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가 진단키트를 선보였고, 해외 주요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번지면서 매출을 늘려 갔다. 최근에는 스위스의 로슈와 협업을 통해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한 2세대 진단키트를 출시했다.

그럼에도 이제는 팬데믹을 지나 엔데믹으로 여건이 바뀔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적 성장세가 꺾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셋째 주를 기점으로 확진자 숫자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해외동향으로 미뤄볼 때 유행 판도를 바꿀 만한 신규 변이가 곧 출현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팬데믹 시기 실적은 눈이 부실 정도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중 코로나19 진단키트 비중은 무려 91%에 달한다. 매출액은 2019년 729억원에서 2020년 1조6천여억원으로 증가했고, 매출의 87%가 신속면역진단키트인 STANDARD Q에서 발생했다.

진단키트 출시 이전 주력 사업이던 혈당 측정 기기 매출은 2019년 약 400억원에서 2021년 597억원으로 절대적 규모는 커졌지만 전체 비중에서는 크게 낮아졌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진단키트에 의존한 실적 급성장에 머무른 채 신규 포트폴리오 개발을 위한 투자를 소홀하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SD디바이오센서의 약점으로 작용한다. 진단키트 수요가 급감할 경우 이를 대체할 차세대 유망제품을 내세우기 힘들어 실적 역시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SD디바이오센서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2020년과 2021년 0.6%였고, 지난해는 1.16%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평균 R&D 비율은 9.5%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관련 글로벌 매출은 2022년 1분기 피크 후 대폭 감소하는 상황이고, 향후 매출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될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향후 분기별 매출은 2천500억원에서 3천억원 사이, 영업이익은 800~900억원대 사이가 저점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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