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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 삼성, 77형 OLED TV 공개 때 'QD' 쏙 뺀 이유…LG 의식했나


삼성 OLED TV 물량 확대 위한 'LGD 동맹설' 다시 수면 위로…올해 협상 재개에 관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서 QD(퀀텀닷)-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77형을 최초 공개했지만, 제품을 'OLED'로만 표기해 주목 받고 있다. OLED TV 물량 확대를 염두에 두고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동맹'을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퍼스트룩 TV 행사 [사진=민혜정 기자]
삼성전자 퍼스트룩 TV 행사 [사진=민혜정 기자]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 개막을 앞두고 지난 3일(현지시간) '삼성 퍼스트룩 2023' 행사를 열어 2023년형 TV 신제품과 함께 77형 QD-OLED TV를 선보였다. 현장에선 'QD'란 단어 없이 OLED 77형으로만 표기됐다.

이날 공개된 77형 QD-OLED TV는 삼성전자의 OLED 라인업 중 가장 큰 크기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55·65인치 QD-OLED TV를 출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올 상반기부터 QD-OLED TV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 OLED TV는 기존 네오 QLED에 적용됐던 '퀀텀닷' 기술이 적용된 QD-OLED 패널이 적용됐다. QD-OLED는 세계 최초로 퀀텀닷을 내재화 한 백라이트가 없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백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OLED(WOLED)와 양산 방식이 다르다.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만 공급 받고 있는 상태로, 삼성전자 측이 원하는 물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일부 국가에서만 55·65인치 QD-OLED TV를 판매돼왔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생산 수율을 양산 1년 만에 90%까지 끌어올린 영향으로 최근 생산량을 기존 월 3만 장에서 20~30% 더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올해 QD-OLED TV 출하량 전망치를 당초 100만 대에서 130만 대쯤으로 상향 조정하고, 판매 국가를 북미, 유럽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키로 했다. 오는 2024년에는 200만 대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현재 물량이 아직까지 주력 제품인 '네오 QLED'보다 적은 탓에 내부 집중도는 낮은 편이다.

삼성 QD-OLED TV [사진=삼성전자 미국 뉴스룸]
삼성 QD-OLED TV [사진=삼성전자 미국 뉴스룸]

업계에선 최근 프리미엄 TV의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OLED TV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도 점차 OLED TV 물량 확대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2억712만 대로 관측된다. OLED TV 출하량은 741만 대로 전년 대비 9%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해 70형 이상 초대형 OLED TV 판매량은 69만9천 대로, 전년 판매량인 59만3천 대에 비해 18%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지난해 한 해 동안 TV 시장이 크게 침체됐지만 초대형 OLED TV는 나홀로 성장세를 보였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삼성전자가 OLED TV 물량을 확대하려면 LG디스플레이와 협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CES 2023' 현장에서 77형 신제품을 전시하면서 QD를 표기하지 않고 OLED로만 소개한 것은 LG디스플레이로부터 언젠가 패널 물량을 공급 받겠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와 조만간 다시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동맹설'을 열어 놓고 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9월 "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을 늘려야 하고, 소비자가 원하고 찾으면 라인업을 보강할 수 있다"며 "(LG와의 협상은) 항상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양측간 이견이 여전히 심해 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당초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OLED 패널 공급을 위해 LG디스플레이와 협상을 벌였으나, 패널 공급가를 정하는 데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을 중단시켰다. 삼성전자는 물량이 적음에도 세계 TV 판매 1위라는 점을 앞세워 LG전자 OLED 공급가보다 더 낮은 가격을 LG디스플레이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요구를 들어주게 되면 LG전자 등 기존 고객사와의 협상에서도 끌려다닐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협상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삼성전자가 OLED 패널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한 OLED TV 마케팅에 적극 나서진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의 OLED TV 제품 확대는 정해진 수순인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삼성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폭발로 상승했던 LCD 패널 가격이 지난해 중반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시간을 벌게 된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갖게 됐다는 점도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 확장을 노리고 있지만 차세대 TV로 점찍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의 전환이 더딘 데다 미니LED는 LCD TV라는 한계가 있다는 점 때문에 OLED에 관심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대형 OLED 전략은 회사 생존에 있어 중요한 만큼, 삼성전자가 공급망에 들어가는 것이 실적 개선에 있어선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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