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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에 돈 빌릴 곳도 없다"…이달에만 건설사 200여 곳 폐업


시공능력 상위 7% 내 기업마저 폐업 신고

[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미분양 된 물량이 쌓이고 있다. 이로 인해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중견 건설사부터 그 하청회사들까지 모두 혹독한 불황을 겪는 중이다.

28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종합건설업체로 등록된 건설사 가운데 올해 부도 기업은 5곳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2곳)보다 배 이상 급증한 수치로, 분양에 어려움을 겪던 경남, 부산 등 자금 동원 능력이 부족한 지역 건설사들이 줄도산 한 것이다.

중흥그룹 내 계열사들 중에선 아직 폐업을 신고한 곳이 없지만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곳들이 있다. [사진=중흥그룹]
중흥그룹 내 계열사들 중에선 아직 폐업을 신고한 곳이 없지만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곳들이 있다. [사진=중흥그룹]

이 가운데는 3천55개의 시공능력평가 대상 기업 중 388위에 오른 동원건설산업도 포함됐다. 대한건설협회의 집계엔 없지만 시공능력평가 202위 기업인 우석건설도 최근 부도가 나 지난 15일 문을 닫았다. 상위 7% 안에 들어가는 중견업체도 결국 부도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폐업 신고(변경, 정정, 철회 포함)도 급증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이날 기준) 건설사(종합공사업) 폐업 신고는 198건으로 전년 동기(125건)보다 60% 가까이 늘었다. 지난 2013년(209건) 이후 최대 수치다. 다만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 299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역대급은 아니다.

지역별 폐업 신고 건수는 ▲경기 36건 ▲서울 33건 ▲광주 31건 ▲부산 13건 ▲전남 12건 ▲인천·경북 10건 ▲충남 8건 ▲대전·울산·제주·충북 7건 ▲경남 6건 ▲전북 4건 ▲대구·강원 3건 ▲세종 1건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 폐업을 신고한 건설사 10곳 중 6곳 이상이 지역 소재 기업이다.

특히 광주는 지난해보다 폐업 신고 건수가 6배 이상 급증하며 1998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폐업 신고 건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4건을 기록한 2008년이다.

광주에 연고를 둔 중흥그룹 내 중견 기업 중에선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곳들도 생겼다. 시공능력평가 18위 기업인 중흥토건은 이달에만 계열사 2곳으로부터 325억원의 운영자금을 빌렸다. 중흥주택과 중봉산업개발로부터 각각 250억원, 75억원씩 차입했다. 같은 기간 세종건설산업은 중흥주택에서 460억원, 중흥건설에서 200억원 등 총 660억원을 빌렸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체감경기를 설문한 결과, 이달 국내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44.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52.7)만 해도 50대를 기록하던 해당 지수가 10월 40대로 진입한 이후 5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금조달지수는 기준선(100)을 중심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힘들다는 뜻이다.

주산연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건설사가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줄고 위험이 커졌다"며 "브릿지론(BL·사업부지 취득과 인허가 등 운영자금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다른 금융 상품으로 바꾸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진 기자(hj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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