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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쿠팡, 납품단가 논란 재점화


서로 입장문 내고 반박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최근 쿠팡과 갈등을 빚고 있는 CJ제일제당의 납품가가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일부 유통업계가 CJ제일제당이 전날 "물가 상승률 대비 여러 상품에 대해 국내 물가 오름세보다 최대 4배 이상 쿠팡에 물건을 납품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해명에 의혹을 제기했다.

또 유통업체들은 CJ제일제당이 쿠팡에 납품하는 특정 단일 상품이 아닌 대부분의 상품 공급가가 물가보다 2~4배 높아졌고, 타사 주요 경쟁 제품과 가격 인상율이 완전히 같다는 점에서 '담합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CJ제일제당 CI.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CI.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측은 전날 스팸·비비고 왕교자·포도씨유·우리쌀 태양초 고추장·중력1등 밀가루·햇반 등 6개 주요 가공식품의 인상율이 20% 전후를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해명은 최근 일각에서 통계청의 품목별 소비자 물가지수를 인용해 "CJ가 물가 상승률 대비 최대 4배 이상 쿠팡 공급가를 올렸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하지만 쿠팡 측은 CJ제일제당의 주장처럼 캔햄이 포함된 육류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6%지만, 쿠팡에 공급하는 스팸 싱글 클래식 80G(30입) 공급가는 69% 올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냉동식품 물가가 1년간 10% 오를 때, 비비고 김치 왕교자 공급가는 38% 인상됐고, 포도씨유, 고추장, 밀가루도 물가 대비 2~3배씩 올랐다.

이와 관련해 CJ제일제당측은 "냉동식품의 경우, 올해 비비고 왕교자의 가격 인상률은 11.8% 수준으로, 평균 물가 상승률과 특정 제품의 인상폭을 비교하는 것은 '통계의 오류'"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포도씨유, 스팸, 만두 물가보다 인상폭 높아"

CJ제일제당 주장의 핵심은 특정 상품의 인상폭 만을 물가 상승률과 비교해서는 안되다는 지적이다.

CJ제일제당 측은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품목도 있으며, 제품마다 인상폭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쿠팡은 특정 상품이 아니라 해당 품목에 속한 대부분의 주요 상품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공급가 인상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쿠팡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쿠팡에 납품한 모든 포도씨유 제품의 경우, 공급가 인상률이 올 들어 80~10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년 간 식용유 물가 상승률(43%)의 2배 이상이다.

대표 상품인 포도씨유(900ml)의 소비자가 인상률은 공급가 인상률의 절반 수준이다. 인상률을 그대로 반영할 경우 소비자가가 크게 높아져 유통업계는 이윤을 포기하는 식으로 제품을 판매해 왔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CJ제일제당 공급가와 최종 소비자가가 100원도 차이가 나지 않고, 쿠팡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스팸 역시 CJ제일제당이 쿠팡에 납품하는 스팸 클래식, 라이트, 마일드 등 대부분 제품들의 공급가 인상률은 CJ제일제당이 주장하는 10.8%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은 육류가공품 항목의 대표 예시로 통조림 햄·소시지를 들고 있다. 시장 1위 스팸 제품들의 쿠팡 공급가 인상률이 물가상승률(16%)을 대폭 상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논란이 된 최대 인상 품목은 스팸 싱글 클래식과 싱글 25% 라이트로, 올해 공급가가 69% 올랐다. 물가와 비교해 4배 이상 오른 것이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 가격은 공급 가격보다 고작 300~400원 높다.

◆ CJ제일제당 스팸 가격 10.8% 오를 때 동원 리챔도 10.8% 인상

유통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공개한 가격 인상표가 타 경쟁사와 동일하다는 점을 들어 담합 의혹도 제기한다.

CJ제일제당이 스팸 클래식 가격을 10.8% 올릴 때, 동원도 리챔 가격을 10.8% 인상했다. 또 비비고 왕교자 가격이 11.8% 오를 때, 풀무원 얆은피 고기만두도 11.8% 가격이 인상됐고, 포도씨유가 21.4% 오를 때도, 해표 포도씨유가 21.4% 올랐다. 밀가루도 마찬가지로 CJ제일제당 제품이 19% 가격이 오를 때 곰표 밀가루 역시 19%가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각 식품 제조사마다 가격과 생산 환경, 가격과 비용 구조가 다른 상황에서 가격 인상률이 같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이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올해 스팸 가격을 3월과 7월 2차례 올렸고 동원이 뒤따라 리챔 가격을 11월에 올렸다. 밀가루도 CJ제일제당이 4월 말 인상했고 대한제분은 곰표 밀가루 가격을 5월 초 올렸다. 만두나 포도씨유, 설탕, 고추장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실제 정부는 지난 9월 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담합에 의한 것인지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유통사의 수익모델을 외면하고 턱없이 높은 공급가를 요구해왔다고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공급가가 오르면 소비자가가 자연스럽게 오른다"는 입장이지만, 쿠팡에 납품하는 CJ제일제당 전체 제품의 공급가 인상률(15%)은 한국은행이 전망하는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5.1%)의 3배에 달한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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