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콜옵션 가치평가는 전문적 영역···회계법인에 의존"


이재용 회장 80차 공판 진행…2015년 삼성물산 합병 전후 삼바 재경팀장 증인 출석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부당합병 의혹 재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당시 합작사(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함께 세웠던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매입권) 회계는 전문적이라 삼정 등 회계법인에 의존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고의적으로 콜옵션을 부채로 반영하는 시점을 조절한게 아니라, 회계법인의 판단에 맡겼다는 설명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8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80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이날 재판엔 2015년 당시 삼바 재경팀장이었던 심 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피고인인 이 회장은 UAE 출장으로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이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 관련 내용을 고의로 공시 누락해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18년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했고 같은해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를 기반해 삼성바이오를 검찰 고발한 바 있다.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계약을 체결할 당시 바이오에피스에 대해 85%(삼성바이오로직스)와 15%(바이오젠)로 지분출자를 했지만, 2018년 6월30일까지 에피스의 주식을 50%-1주까지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가지는 약정을 맺었다.

2014 회계연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감사보고서에 합작사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보유 사실이 기재돼 있는데, 검찰은 당시 삼성바이오가 해당 콜옵션에 관해 구체적 요건·내용을 적시하지 않아 부실 공시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또 검찰은 2012~2013 회계연도에는 아예 콜옵션 공시가 돼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바이오젠이 합작계약상 신규제품 개발 동의권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는 점, 두 회사가 경영권 행사를 위해선 52%의 주주총회 의결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 등을 기재하지 않아 부실하게 공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2016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시한 감사보고서(2015년 회계연도)의 주석 부분 중 우발부채와 약정사항에 대해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 사이의 합작계약 약정에 따라,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49.9%까지 매입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삼바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회계처리한 셈이다.

이날 재판에서 삼바 측은 콜옵션, 삼바의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시점 판단을 삼정 등 회계법인에 의존했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 변호인은 증인에게 "콜옵션 회계처리가 매우 전문적이어서 삼바 회계팀에게 어려웠냐"고 물었다. 심 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삼정 등 회계법인에 의존했냐"고 질의했고 심씨는 "네"라고 답했다.

또 변호인은 "2015년에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를 논의할 때 삼바나 에피스로부터 (사업) 동의권 때문에 (바이오젠과) 공동 지배가 돼야 한다는 소리를 삼일, 삼정 등 회계법인으로부터 들었냐"고 물었다.

심 씨는 "전혀 들어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2015년 삼바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상실됐다고 공시하려면 2014년 이전에는 콜옵션 가치 평가가 선행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배력 상실을 공시하려면 2014년 이전에 (콜옵션이) 평가불능이어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이라며 "재경팀에서 이걸 검토 안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심 씨는 "그 당시엔 업무가 아니어서 잘 몰랐다"며 "그래서 회계법인에 물어봤다"고 답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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