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술의 리더보다는 시장의 리더 되겠다"...지란지교소프트


 

스팸방지 프로그램인 '스팸스나이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지란지교소프트.

서울 강남구 대치동 휘문고 맞은 편에 자리잡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1994년 충남대생 네 명의 의기투합으로 설립됐다.

당시 국내 한 대기업의 연구 지원 프로그램 대상자였던 이들은 기술 개발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으로 창업을 결정, '지란지교'라는 기업이 세상으로 첫 발을 내딛는 계기를 마련한다.

지란지교소프트는 '벤처'라는 개념조차 희박했던 당시 상황에서도 94년 윈도용 통신프로그램 '잠들지 않는 시간'을 출시, 시장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프로그램으로 대학생 기술경진대회인 삼성 명인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이후 지란지교소프트는 ▲업무용 메신저 프로그램 '쿨메신저' ▲파일보안 프로그램 '파일세이프' ▲메신저기반 그룹웨어 '인트라쿨' ▲안티스팸솔루션 '스팸스나이퍼' ▲업무용 웹하드 '오피스하드' 등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혀 왔다.

현재 지란지교소프트에서는 61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 47억 원을 달성한 상태이다. 주식은 오치영 사장이 20%, 기타 임직원이 20% 가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60%를 소액주주들이 분점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안티스팸과 업무용 메신저 시장에서 최선두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기술은 시장 상황에 조응하는 형태 돼야"

이 회사의 기술개발 마인드는 여타 IT 벤처보다 고민의 정도가 한 단계 높아보였다. 기술 개발은 치밀한 시장 분석을 근거로 추진돼야 한다는 믿음이 바로 그것이다.

저돌적 기술 개발이 IT 벤처의 전부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란지교소프트의 입장은 이 회사가 걸어온 길을 돌아 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

이 회사는 지난 98년 '쿨 메신저'라는 제품을 시장에 의욕적으로 내놓는다. 그러나 제품 출시 후 판매 상황은 신통치 않았다.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사장은 "선도적 기술력을 지닌 제품이었던 점은 분명했다"며 "그러나 이 점이 오히려 제품 판매에는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업무용 메신저의 개념이 희박했던 당시 상황 때문에 판촉에 앞서 소비자에게 제품 필요성에 대한 '교육'을 해야만 했던 것.

그는 "한 마디로 시장을 만들어 가며 마케팅을 한 셈이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기술의 우수성만을 믿고 뛰어든 것이 패착이었던 것. 이 '사건' 이후 지란지교소프트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기술'로 연구개발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당시 교훈을 가장 충실히 실천한 제품이 '스팸스나이퍼'다. 현재 지란지교소프트의 간판 제품으로 자리잡은 '스팸스나이퍼'는 스팸 메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에 정확히 출시됐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스팸메일이 주목받던 당시 상황이 필터링 능력에 대한 소비자의 반신반의와 '돈까지 들여 가며 스팸 메일을 걸러야 하느냐'는 시장 반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제품을 한 달간 무료 체험토록 하는 방식으로 고객과 접촉했다"며 "성능을 확인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 "연구개발 근거지 확보 위해 대전 본사 고수"

지란지교소프트의 본사는 대전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각종 인프라 때문에 본사가 지방에 있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게 현실이다.

실제 지란지교소프트는 본사가 대전에 있어 적지 않은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대전 본사를 고집하고 있는 것은 기업 장기 비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지란지교소프트가 향후 성장을 지속, 대규모 연구개발 환경이 요구될 때 대덕 밸리만한 여건을 갖춘 곳이 없다는 것. 이 같은 판단은 회사와 대덕 밸리의 미래에 대한 확신에서 기인한다고 오 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대덕밸리에서 공급되는 연구 시설과 고급 인력들을 활용할 수 있는 근거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IT 벤처 기업에 적지 않은 강점이 될 것"이라며 "다소의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같은 잠재적 혜택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 "위기 때 얻은 경험으로 경영 시스템 체계화 추진"

지란지교소프트는 지난 2002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인력감축을 동반한 당시 상황은 벤처기업은 물론 대부분의 업종이 겪고 있던 불황으로 인한 결과였다.

그러나 지란지교소프트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에는 급격한 성장에 맞추어 회사 시스템이 제때 업그레이드 되지 못했던 측면도 있었다.

오 사장은 "회사가 고속 성장하면서 내부적 마인드가 상대적으로 뒤쳐지게 된 것이 사실이었다"며 "구조조정 이후 위기에 대한 사전 대비와 기업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고 설명했다.

위기를 넘긴 것에 만족하지 않고 기업 내부 체계를 재정비한 것이 시장 선도기업의 입지를 굳힌 힘이 됐다는 설명이었다.

실제 IT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현재에도 지란지교소프트는 내놓은 제품 대부분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안티 포르노 프로그램으로 시장 선도할 것"

현재 지란지교소프트는 안티 포르노 프로그램 개발을 거의 완료한 상황이다. 이번 달이나 오는 7월 경에는 서비스가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란지교소프트는 설명했다.

음란 동영상 차단에 대한 시장 수요는 넘쳐나는 데 비해 이를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부족하다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 개발의 배경이 됐다고 지란지교소프트는 말했다.

오 사장은 향후에도 시장 상황을 읽는 기술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회의 흐름을 타는 기술이 인정받는 기술이 된다"며 "앞으로도 지란지교소프트는 고객의 요구를 충실히 수용하는 형태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기자 sunrise@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술의 리더보다는 시장의 리더 되겠다"...지란지교소프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