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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창고에 쌓인 TV' 블프·월드컵 덕 보나…출하량 회복은 '글쎄'


유통 채널 TV 판매량 증가에도 삼성·LG '흐림'…"재고 처리엔 도움, 수요 회복은 아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TV 수요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카타르 월드컵과 연말 쇼핑 대목 시즌을 맞아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인플레이션 탓에 올 들어 TV 판매량이 감소하고 재고와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어 부담이 큰 만큼 '블랙프라이데이'와 월드컵을 기점으로 시장이 되살아 날 수 있을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5일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마련한 브라질 상파울루시 매장에 삼성 TV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25일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마련한 브라질 상파울루시 매장에 삼성 TV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있다. [사진=삼성전자]

28일 롯데하이마트에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판매된 TV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직전 일주일 보다 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대표팀 첫 경기 후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동안 매출액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약 35% 증가했다.

주광민 롯데하이마트 대치점 지점장은 "첫 경기 이후였던 지난 주말에 소비자들의 TV 구매 문의가 이어졌다"며 "특히 이번에는 추운 날씨와 늦은 경기 시간대로 집에서 관람하는 이들이 많아 TV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을 찾은 소비자가 TV 행사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을 찾은 소비자가 TV 행사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롯데하이마트]

해외에서도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매체 CNBC가 최근 공개한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였던 지난 25일 미국 온라인 쇼핑몰 매출 규모는 91억2천만 달러(약 12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쇼핑몰 매출 규모 중 가장 크다. 통상 하루 평균 매출 규모가 약 20억~30억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평상시 3배 수준이란 평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를 겨냥해 미국에서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섰던 만큼 이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유명 MC 코난 오브라이언의 유튜브 채널 '팀 코코'에 최근 삼성 스마트TV의 게이밍 허브로 여러 엑스박스(Xbox) 게임을 하는 영상을 게재해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네오 QLED 스마트TV 등을 최대 2천 달러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브라질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자 소비자들이 몰려 들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지난 25일 브라질 상파울루시 매장에는 네오QLED, 더 프레임 등 삼성전자 TV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운집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브라질 TV 시장에서 43%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중동 지역에서도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카타르 시내에 20여 개의 소비자 체험 공간을 새롭게 연 데 이어 조만간 부유층 밀집 지역인 카타라 문화 마을에 프리미엄 매장을 개장할 예정이다.

LG전자 올레드 TV [사진=LG전자]
LG전자 올레드 TV [사진=LG전자]

LG전자도 미국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LG 올레드 TV는 모델 및 크기에 따라 기존보다 300∼1천700달러 할인한 가격에 판매했다. 국내에선 블랙프라이데이와 월드컵이 겹치는 이달 말까지 '올레드로 올레디(All-ready)! 빅토리 코리아 대축제' 이벤트를 열고 모델별로 최소 20만원, 최대 400만원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업계에선 이번 기회를 기점으로 TV 수요가 다시 살아나길 바라는 눈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TV 시장 규모는 723억9천만 달러(약 98조1천608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829억3천만 달러)보다 12.7% 쪼그라든 상태다. 또 TV 판매가 부진하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분기까지 마케팅 비용을 많이 늘렸지만, 효과는 크게 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3분기 광고선전비가 전년 동기 대비 23.3% 늘어난 4조6천446억원, 판매촉진비가 20.7% 증가한 4조4천501억원을 기록했으나, 최근 3개월 사이 5조원 규모에 달하는 재고만 더 쌓였다. LG전자도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늘어난 9천947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썼으나, 지난 2~3분기 연속으로 TV 사업에서 수 백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재고 자산은 상반기보다 15.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채널에선 제품 할인 행사 덕분에 TV 판매량이 다소 늘어날 수 있지만, 제조업체 입장에선 큰 도움은 되지 않을 듯 하다"며 "내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그 동안 쌓인 재고 소진에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수요 감소 분위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일이 출하량 증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듯 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유통가를 중심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가 시작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지속 여파로 실제 판매 증가 수준은 예년에 비해 저조한 상황"이라며 "제조업체들의 출하량은 아직까지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듯 하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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