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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와 아시아눅스의 스펙 통합에 나설 것"...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이사


 

'아시아눅스 2.0'의 최종 발표가 다가오면서 한글과컴퓨터의 발걸음이 분주한 가운데, 한글과컴퓨터의 리눅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조광제 이사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떠나지 않는다.

아시아눅스 2.0 발표는 한컴엔 중요한 의미를 준다. 지난해 아시아눅스의 한국 대표로 전격 참여를 선언한 이후 첫 성과물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뿐 아니라, 리눅스 시장 진출의 실질적인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워드프로세서 및 오피스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한컴이 리눅스라는 운영체제(OS)를 발판삼아 플랫폼 시장에 진출한 것은 모험이다. 더구나 배포판을 기반으로 한 리눅스 비즈니스는 국내 시장에서 '쓰디 쓴 실패'를 경험한 바 도 있다. 누구도 선뜻 재도전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컴이 리눅스 재건의 선봉을 자임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조광제 이사는 "지난 2000년 초 리눅스의 실패는 무엇보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벤더들의 인증을 받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며 "'아시아눅스'는 그런 점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준다. 이미 글로벌 주요 벤더들이 아시아눅스 인증을 도입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IBM이나 HP, 오라클 등 세계 IT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거인들이 아시아눅스를 레드햇과 수세와 마찬가지로 지원키로 한 것은 분명 든든한 배경이다. 이는 아시아눅스가 한중일 3국 대표기업들의 공동 표준으로써, 향후 동북아는 물론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조 이사 역시 이런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무엇보다 아시아눅스의 기술지원을 글로벌 벤더들이 1차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리눅스에 대한 시장의 신뢰성 확보에서 중요한 의미다."

또 하나 조 이사가 강조하는 것은 아시아눅스가 최종 배포판이 아니라 '표준'이라는 것. 조 이사는 "한컴을 포함해 한중일 3사가 공동 개발하는 아시아눅스는 최종 제품이 아니라 서로 준수해야 할 '표준'이다"며 "이 표준에 기반해 각사가 독자적인 최종 배포판을 개발, 공급하게 되는 것이며 한컴이 공급하는 제품이 '한소프트 리눅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벤더들이 인증하는 것은 표준인 아시아눅스, 이는 곧 3사의 최종 배포판이 한꺼번에 인증을 받게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 이사가 이 점을 거듭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소프트 리눅스가 실질적인 글로벌 인증을 받은 리눅스 배포판이며, 이는 다시 한소프트 리눅스에 기반한 솔루션들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의 새로운 장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 비즈니스보다 그에 기반한 거대한 솔루션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한컴도 실질적인 기대는 솔루션에 걸고 있으며, 솔루션은 한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다양한 솔루션 개발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된다."

조 이사는 국산 소프트웨어의 글로벌화에 한컴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런 역할을 위해 한컴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리눅스 표준과 관련해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이 있다. 바로 우리 정부가 주도해 개발하고 있는 리눅스 표준 '부여(Booyo)'다. 부여 역시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어서, 국내 시장에서 '아시아눅스'와 '부여'가 표준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미묘한 상황이 벌어진 것. 부여의 개발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도 아래 삼성전자와 와우리눅스, 한글과컴퓨터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있다.

배포판마다 서로 다른 스펙을 하나로 통일함으로써 리눅스 확산의 기폭제로 삼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준비중인 것이 부여다. 정부는 부여가 최종 확정돼 발표되면 우리나라 표준 리눅스 플랫폼으로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부여는 아시아눅스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애매한 상황에 처한 것은 한글과컴퓨터. 한컴은 아시아눅스의 한국 내 독점적 파트너이자, 부여 개발에도 동시에 참여하고 있다. 한컴 입장에서는 아시아는 물론 국내 시장의 표준 모두를 수용하는 유일한 기업이 된 셈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입장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조 이사는 "한소프트 리눅스는 아시아눅스 표준은 물론 부여 표준도 준수하는 유일한 제품이며 이는 한소프트 리눅스의 장점"이라며 "무엇보다 아시아눅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표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조광제 이사는 "아시아눅스에 부여를 접목시키겠다"고 밝혔다.

조 이사는 "현재 아시아눅스 2.0은 베타버전을 완성한 단계이고 곧 최종버전이 발표될 단계이기 때문에 부여의 표준화 이슈가 당장 아시아눅스 2.0에 포함되기는 힘들겠지만, 아시아눅스 프로젝트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닌 만큼 중장기적인 로드맵의 구성에 부여를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중국와 일본의 파트너사에도 제안해 부여와 아시아눅스의 스펙을 통일함으로써 아시아 표준 운영체제에 대한 혼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궁극적으로 부여가 한국 표준을 넘어 아시아 표준에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한국 표준의 이슈를 아시아 표준에 더욱 더 많은 부분에서 반영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아시아눅스는 한국으로부터 강력한 개발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조 이사는 의의를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글과컴퓨터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자격으로 전세계 리눅스 연합인 OSDL에도 가입해, 리눅스 개발과 시장 확산을 위한 행보를 나란히 하고 있어 이같은 노력의 결과가 주목된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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