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강원도가 보증했던 레고랜드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미상환되며 촉발된 자금 시장 경색에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보다 부동산금융 분야 전반에서 부실의 파급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위기의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 세미나에서 "현재 금융위기 때보다 부동산 PF의 유동화 수준이 높고 PF-ABCP(대출 채권에 지급보증을 서 발행한 어음)와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등 단기성 자금이 많다"며 "이로 인해 부동산금융 분야 전반에서 부실의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이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혜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9de08a3cec0af.jpg)
부동산 시장에 충격을 준 레고랜드 사태는 강원도 산하 기관(사업자)이 자금조달을 위해 세운 법인에서 발행한 2천50억원대 PF-ABCP가 앞서 9월 만기가 도래했으나 지난달 6일에 부도 처리된 사태를 말한다. 이는 자금 시장 경색에 영향을 줘 분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의 PF대출 채권에 대한 ABSTB 차환(새 채권을 발행해 기존 채권을 갚는 것)에 금융당국이 긴급 지원을 하게끔 했다.
허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의 PF 비중이 비(非)아파트에 쏠렸단 점도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부동산금융 분야에 큰 부실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저축은행 PF 중 아파트가 아닌 일반주택·상업시설(85%)의 비율이 은행(31%) 대비 훨씬 높다"며 "부동산 자산 중 아파트가 그나마 안전 자산인데 현재는 금융위기 때보다 더 위험한 자산을 더 위험한 주체가 더 많이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2010년 말까지만 해도 저축은행의 비아파트 PF대출 비율은 49%로 절반을 초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해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터져 규제가 강화되자 저축은행의 비아파트 PF대출 비율은 되려 급증했다.
맺음말에서 허 연구위원은 레고랜드발 부동산 PF 사태에 정부가 지속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 부실은 시차를 두고 현실화되는 것인 만큼 주택 시장이 복합적인 위기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이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혜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b120ef2bbd3d8.jpg)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이태희 건산연 부연구위원이 '정부의 주택공급정책 평가 및 제도개선 사항'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8·16부동산대책'에서 발표한 정비사업 제도개편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나 미흡한 점도 일부 존재한다"며 "사업구역 지정과 인허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 소관 분야에선 제도 개편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혜진 기자(hj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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