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친구 로봇
로봇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SF소설과 영화의 단골소재로 사용되는 로봇은 인간을 닮고 인간처럼 사고하지만 인공적인 피조물의 결정체다. 아직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있는 로봇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인간이 하지 못하는 다양한 작업을 하기 위해 산업체에서는 로봇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로봇의 미래는 어떠한 것일까?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은 등장했고 실제 강아지 정도의 지능을 가진 강아지 로봇도 등장하는 마당에 곧 사람을 닮은 로봇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아무도 얘기하지 못할 것이다. 로봇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자. 과연 인간의 친구가 돼줄 것인가?
이장명 교수 약력 |
2000년 04월~현재 : 부산대학교 교수 2001년 05월~2003년 09월 : 부산대학교 컴퓨터 및 정보통신연구소 소장 2001년 01월~2001년 12월 :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 이사 2002년 01월~2002년 12월 : 대한전자공학회 이사 2002년 02월~현재 : 대한로봇축구협회 부산/경남지부장 2003년 01월~현재 :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 로보틱스 및 응용연구회 회장 2003년 03월~현재 : 로보틱스 및 응용연구회 회장 2003년 10월~현재: 한국로봇공학회 교육이사 2004년 01월~현재 : 대한전자공학회 이사 |
로봇이란 말의 어원은 ‘일한다’라는 뜻의 체코어인 ROBOTA에서 유래했다. 체코슬로바키아 극작가 K 차페크가 희곡 <로섬의 인조인간>을 발표하며 이 용어는 세계적인 관심을 끌게 된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을 대신해 일하고 망가지면 폐기 처분되는 존재를 나타내며 로봇이라는 개념에 대해 묘사했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과학적인 로봇의 효시가 된 것은 1927년 미국 웨스팅 하우스 전기회사 기사인 R J 웬즐리가 만든 <텔레복스>로 기계와 전기 기술을 활용해 전화응답 등 초보적인 기능을 수행했다. 80~90년대 들면서 로봇 연구는 산업용, 의료용, 우주용, 해저용으로 구분돼 발전했다. 산업용 로봇은 오늘날 여러 산업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대표적 장치인 ‘로봇팔’을 통해 의사가 원격지에서도 손쉽게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우주 항공 분야에서는 미국 NASA의 달표면 자동차나 화상 탐사선 패스파인더호 내에 탐사로봇인 소저너를 탑재해 인간이 할 수 없는 갖가지 어려운 작업들을 수행했다.
지금까지의 로봇은 생산 분야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되기 시작한 산업용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근래에 들어서면서 가정 및 개인용 서비스 로봇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개인용 로봇은 홈 네트워크, 차세대 PC 등의 기술/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통해 네트워크로 통제되는 URC(Ubiquitous Robotic Companion)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개인용 로봇은 산업 초기부터 2003년까지 엔터테인먼트/레저 로봇이 누적 출하대수, 판매금액 면에서 가장 큰 시장을 기록해 왔으며, 시장 규모로 볼 때 2007년까지 엔터테인먼트 로봇이 가장 큰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이나 청소 로봇, 가사용 로봇 시장도 매우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분야에서 일본은 전세계에서 가동하고 있는 약 80만 대의 산업용 로봇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약 35만 대의 로봇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로봇의 약 60%를 생산하는 등 산업용 로봇 시장을 주도해 오고 있다. 일본의 로봇 산업은 산업용 분야에서 점차적으로 비 산업용, 개인용 서비스 로봇 분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일본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장난감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인 이족 보행 로봇에서 상당한 기술력 인정을 받았으며, 일부 상품의 경우에 연구 수준에 이어서 시장화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장난감 로봇의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1999년에 처음 출시된 소니의 강아지 로봇인 AIBO를 들 수 있으며, 이후 소니는 음성 인식 및 영상 인식 기능, 표현 능력 등을 차례로 향상시킨 제품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무선랜 기능이 추가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제품을 꾸준히 진화시켜 장난감 로봇의 선도적 지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또한 혼다에서 이족 보행 로봇인 ASIMO를 출시했고 소니는 뛰는 로봇 QRIO(개발명 SDR-4X)를 개발했다.
원격 조종 로봇인 템자크의 T-4는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원격지에서 사용자가 손쉽게 조작할 수 있어 홍보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로봇분야의 가장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의 연구 방향을 통해 미래의 로봇 시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용 로봇 중심이던 로봇 개발 방향을 서비스 로봇으로 전환해 인간과 같이 감각하고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기술적 완성도와 함께 전세계적인 시장 형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의 로봇 산업은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도 연구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 국가에서는 주로 국가 주도의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2003년 7월에 책정된 ‘e-Japan 전략 II’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e-Japan 중점계획 2003’을 통해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기술과 로봇 기술이 융합된 네트워크 로봇의 실현을 위해 ‘네트워크 로봇 기술에 관한 조사 연구회’ 보고서를 발표해 네트워크화 된 지능형 서비스 로봇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국내의 경우에는 KAIST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HUBO가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다른 로봇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주도하에 로봇의 연구와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휴머노이드화(인간화)로의 진화
매스컴을 통해 일본 혼다 자동차에서 인간을 닮은 2족 보행 로봇 아시모(ASIMO)를 출품했다. 사람과 친숙해 지도록 키 120cm, 몸무게는 43kg으로 경량화 됐으며, 보행 기능과 손가락 동작을 행할 수 있다. 특히 얼굴인식, 음성명령어의 인식, 한번 만난 사람의 얼굴은 잊어버리지 않는 기능 등 최첨단 기술이 접목됐다.
최대 속도 1.6km/h 정도로 걸을 수 있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하며, 사람이 앞에서 밀면 넘어지지 않고 뒤로 주춤 물러서기도 한다. 인간의 동작과 비교한다면 아직은 어색한 수준이지만 전문가들도 감탄하는 대단히 획기적이고 우수한 성능의 로봇임에 틀림없다.

아시모 보다는 시기나 기능면에서 떨어지지만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는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이족 보행 로봇인 HUBO를 개발해 우리나라에 자존심을 세워 주었다. 국가의 상징처럼 돼 버린 휴보와 아시모는 여러 면에서 비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휴보가 개발 시작 1년 만에 탄생한 데 대해 일본 등 로봇 강국들조차 매우 놀라고 있다. 키 120㎝, 몸무게 55㎏의 깔끔한 외모를 갖춘 휴보는 아시모보다 전체적인 성능은 뛰어나지 않지만 ‘가위 바위 보’를 할 수 있고 각각의 손가락을 따로 움직일 수 있는 등 아시모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는 부분도 있다.
인공근육을 이용한 감정표현
비꼬는 듯한 모습을 한 이 로봇은 K-bot이라 불리는 것으로 텍사스 대학의 David Hanson이 개발했다. 24개의 인공근육을 이용해 웃음, 비웃음, 눈썹 찡그리기 등의 28개 얼굴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무게는 모터, 근육을 포함해 2Kg이고 제작 비용은 400달러 정도 들었다고 한다.
또한 MIT 인공지능 연구실에서는 로봇이 상황에 맞는 여러 가지 표정을 나타내는 키스멧(Kismet)이 있다. 키스멧은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고 감정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도록 만들어졌다. 커다랗고 파란 눈 뒤에 있는 카메라가 컴퓨터로 데이터를 보내면 키스멧은 컴퓨터에 있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사람과 밝은 색깔의 인형 등을 시각적으로 분간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또한 소리를 이용해 사람을 분간할 수도 있다. 그 다음엔 프로그램을 따라서 반응을 한다. 실제로 봉제인형을 들고 흔들면 로봇은 행복하다는 듯 반응하기도 한다. 이처럼 감정을 표현하는 기능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더욱더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기능을 한다.
세계 여러 대학과 기업에서 로봇에게 감정을 넣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로봇에게 감정이라고 하는 말은 A.I(인공지능)가 발달함에 따라 지능적으로 생각하고 감정을 갖는다면 좋은 쪽으로는 사회의 약자들에게 감정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으며 반대로 터미네이터 같이 분노에 찬 괴물도 될 수 있다. 그 어느 쪽이든 로봇의 감정을 넣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초소형 자동로봇차량(MARV) 연구를 수행해온 미국의 샌디아 국립 연구소가 최근 세계에서 가장 작은 로봇을 개발했다. Robotworm은 무게 28g에 조그만 벌레 크기지만 카메라와 온도센서까지 갖춘 초미니 로봇이다. 이 로봇의 특징은 곤충처럼 떼를 지어 이동하며 로봇상호간 또는 외부와의 교신이 가능하고 작은 크기를 이용해 건물 구석구석까지 뒤질 수도 있다.
연구소 측은 지뢰제거와 실종자구조, 정보수집부터 오염물질탐지, 도둑잡기까지 다양한 활용을 예상하고 있다. 나노미터(nm: 10억분의 1)기술 혹은 나노기술은 원자 또는 분자수준의 제조기술을 뜻한다. 로봇 분야에서도 나노기술을 사용해 초소형 로봇을 제작함으로써 혈관청소 및 병균들과 싸우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20년경에 혈류를 따라 움직이면서 병원균을 제거할 수 있는 ‘나노로봇’을 개발한다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러한 초소형 로봇의 기술 개발에 로봇 선진국은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히 경쟁하고 있다.
미래의 로봇, 인간의 친구가 되다
미래의 로봇 중 가장 주류를 이루는 로봇은 크게 ‘서비스 로봇’ ‘의료 로봇’ ‘소프트웨어 로봇’이 될 것이다. 먼저 ‘서비스 로봇’은 청소, 설거지 등의 집안일 뿐만 아니라 방범, 교육, 주인의 심부름 등 편의성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또 노령화 사회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실버메이트(Silver Mate) 로봇’도 등장할 것이다. 이 로봇은 노인의 친구 역할을 수행해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치매관리, 건강분석, 이동보조 등을 통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공헌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의료 로봇’은 사람이 손으로 할 수 없었던 정밀을 요하는 수술이나 장시간의 수술에도 피로함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나노기술과 결합해 인간의 몸속에 주사할 수 있는 초소형 로봇이 개발돼 수만 개의 초소형 로봇들이 혈관 속을 헤치고 다니면서 면역체계의 저항력을 증가 시킬 수도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미래의 로봇은 물리적 로봇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간을 돕는 ‘소프트웨어 로봇’으로 진화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로봇은 언제 어디서나 주인의 명령을 해석 및 수행하고, 주인이 타지에 있을 때는 그곳에 있는 로봇 또는 휴대단말기에 전이돼 평소와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로봇의 공통점은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최첨단 기술들의 융합을 통해 구현되는 고부가가치를 가지며 친 인간적인 인터페이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갖기엔 갈길이 멀다
하지만 로봇시장에 장밋빛 미래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능형 서비스 로봇에 대한 수요자의 기대치와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수준과의 격차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로봇의 수요자들은 ‘아톰’이나 ‘터미네이터’같이 인간보다 탁월한 지능과 성능우위를 가진 로봇을 자연스럽게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 로봇의 기술은 이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로봇이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기간은 학자들에 따라 많은 견해 차이를 보인다.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다케오 가나데 교수는 컴퓨터의 발달속도로 미뤄볼 때 20~30년 내에 로봇이 인간의 지능수준을 모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근대 로봇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프 엥겔버거 박사는 최소 300년 후에나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이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로봇이 인간과 닮기 위해서는 사물을 정확히 볼 수 있는 시각기능, 인식한 상황에 대한 분석과 판단기능, 인체 각 부위의 활동에 버금가는 정교한 동작기능 등을 갖춰야 한다. 로봇에 지능을 부여하는 일 역시 로봇 연구자들이 넘어야 할 높디높은 산이다. 현재 로봇지능 분야에서 가장 앞선다고 평가 받는 미국 MIT의 휴머노이드 ‘코그’(COG)의 지능수준도 겨우 곤충 정도이거나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래 혹은 현재 개발되고 있는 로봇이 꼭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 있는 ‘네트워크 기반 지능형 서비스 로봇’(URC)은 기존의 로봇에 네트워크 개념을 부가해 네트워크를 통한 이동성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고도로 향상시키고 각종 서비스 시나리오에 따른 응용 지능성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를 손쉽게 제공해 로봇의 가용성을 높이고자 한다.
이같이 URC는 기존의 로봇에 IT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보다 자유로운 형태와 광범위한 이동성을 갖추고 보다 인간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확보할 수 있어 새로운 로봇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참고 문헌 |
1. D’Aluisio. Faith, Menzel. Peter - Robo sapiens 2. SERI(삼성경제 연구소) 경제포커스 - 로봇산업의 현황 및 과제 3. 매일경제 뉴스센터 - inews.mk.co.kr 4. 한국경제신문(한경비지니스) - www.kora2003.org 5. 주간기술동향 - kidbs.itfind.or.kr 6. www.skyventur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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