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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의 질문과답] 탄소중립 ‘날리면’…우리나란 ‘치명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수출 길 막히고 경쟁력 잃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질문: “윤석열정부 들어 탄소중립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탄소 이슈가 앞으로 강력한 무역규제가 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하지 않으면 국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 말한다. 윤석열정부의 탄소중립,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싶다.”

답: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하자는 게 탄소중립의 유일한 목적은 아니다.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가열화로 기후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지구 자체가 멸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화석연료로 만든 제품에 대해서는 이른바 규제성격인 세금(탄소국경조정제도)을 매기겠다는 게 유럽연합의 기본 흐름이다. 이는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삐걱거리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만든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윤석열정부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위원회)’로 이름을 바꿨다. 위원장에 이명박정부 때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을 역임한 김상협 씨를 앉혔다.

자칭, 타칭 ‘녹생성장’ 전문가로 알려진 이가 탄소중립 컨트롤타워 위원장이 되면서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녹색성장은 이른바 ‘그린워싱(친환경적 인척 하면서 개발중심 논리)’이라는 점에서다. 탄소중립보다는 그린워싱을 가장한 성장에 주목한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탄소중립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위원회를 축소하고 인원도 감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탄소중립은 모양새만 갖추는 것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28일 양정숙 의원이 국무조정실로부터 위원회와 관련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그렇다.

위원회 분과위원회는 8개→4개로, 민간위원도 76명→35~40명으로 대폭 감축된 개편방향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위원 중에서도 시민단체 출신을 줄이고 산업계 인원을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대전 유성구 한 호프집에서 '문재인정권 탈원전 4년의 역설-멀어진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주제로 열린 만민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마스크에 ‘원자력, 탄소중심 기후대응’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이날 마스크는 토론회 주최 측이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생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이 제정된 지 1년이 지났는데 탄소중립 사회 이행과 국가적 주요 정책과 계획, 이행을 심의·의결하는 핵심 기구인 제2기 위원회는 구성조차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기 위원회는 이전 위원회와 비교했을 때 인원과 분과위원회를 대폭 줄여 규모를 축소하고 주요 사업들도 없애는 등 기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탄소중립과 관련해 “산업계 의견을 더 많이 듣고 탄소중립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윤석열정부의 탄소중립 시계는 거꾸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측은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에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정부는 지난 8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를 21.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문재인정부에서 확정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의 목표치 30.2%에서 8.7%포인트 후퇴한 것이다. 대신 원자력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했다.

윤석열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Only 원전’에 방점이 찍히면서 재생에너지를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 재생에너지는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납품과 계약에서 패널티를 받는다. 재생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면 반대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확대되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하청업체에 이 같은 패널티와 인센티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자가 RE100 가입을 선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기업이 도덕적이고 친환경적이라서가 아니라 국제 시장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업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앞으로 대기업의 RE100 가입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내 대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싶어도 그만큼 에너지를 수급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계통문제 등 여러 단점으로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쉽게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많다.

탄소중립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다.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특히 에너지원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탄소중립을 이루지 못하면 앞으로 수출길이 막힌다. 이미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조정제도를 통해 화석연료로 만든 제품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정책을 구체화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윤석열정부는 원전에만 집착한 나머지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는 축소 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국무조정실은 문재인정부에서의 태양광 비리에 대해서 특별감사를 진행하는 등 관련 산업계에 찬문을 끼얹고 있다.

비리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마땅한데 마치 재생에너지 전체 시장에 문제가 있고 전 정권의 총체적 비리라는 식의 대응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탄소중립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윤석열정부가 적기를 놓치면서 탄소중립을 이른바 ‘날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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