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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도 두려워 말라"…KT IT서포터즈 481Km 여정 [IT돋보기]


IT서포터즈, 소외계층 380만명에 IT 교육…총 이동거리 481만Km 넘어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황영목(남성·만 90세) 씨는 전직 교사다. 수십여 년간 교직생활을 하다 정년퇴직했다. 아날로그식 종이서류가 더 익숙한 그에게 5세대 이동통신(5G), 화상회의와 같은 정보기술(IT)은 낯설고 어려운 단어였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IT를 가르치는 전문 강사가 됐다.

#정민선(여성·만 34세) 씨는 경력단절 여성이다. 결혼과 임신·출산을 마치고 온 정 씨에게 사회는 험난했다. 우울함을 느끼고 좌절했다. 어느 날 책을 읽다 교훈을 얻었다. 포토샵 등 자신이 가진 기술을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알려주기로 했다. 이제 그녀는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나 돕는 정반장으로 불린다.

왼쪽부터 채욱 KT ESG운영팀 팀장, 장윤형 KT ESG운영팀 차장. [사진=KT]
왼쪽부터 채욱 KT ESG운영팀 팀장, 장윤형 KT ESG운영팀 차장. [사진=KT]

KT가 디지털 격차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IT 역량과 지식을 소외이웃에 공유하는 사회공헌 'IT서포터즈'를 통해서다. 2007년 출범 이후 다문화 가정·어르신 등 전국 정보취약계층에 인터넷·PC·스마트폰 이용, IT 자격증 취득 교육 등을 진행해왔다. 교육생을 IT서포터즈 강사로 채용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에도 나서고 있다.

12일 KT에 따르면 IT서포터즈는 지난 15년간 380여만 명에게 IT 교육을 진행했다. 다문화 가정이나 어르신, 산간오지 학생, 소외계층 등이 주요 교육 대상이다. 출범 첫 해에는 정보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인터넷·PC 사용법을 교육했고, 2008년 다문화 가정 IT 자격증 취득 교육을 지원했다. 2010년을 기점으로 스마트폰 관련 교육을 중점 지원했다.

매장 도입이 보편화되고 있는 '키오스크(무인단말기)' 사용법도 교과에 추가했다. 2020년 7월부터 현재까지 3천400여 회 키오스크 교육을 진행했다. 고령층이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65세 이상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키오스크를 경험한 다수 소비자가 '복잡한 단계 탓에 어렵다'고 답했다.

KT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의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며 디지털 격차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키오스크 교육용 앱 뿐만 아니라 고령층이 디지털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포용의 가치를 높이며 ESG 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IT서포터즈, 봉사 이동거리 481만Km…韓 IT나눔 '새 역사'

KT IT 교육은 별도의 교육 장소가 없다. 주요 도심권부터 산간오지까지 도움이 필요한 전국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형태로 교육을 진행했다. 2017년 차량시스템 운행일지 기준 이동거리는 481만Km. 지구 한 바퀴가 4만Km인 점을 감안하면 지구 120 바퀴가 넘는 거리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를 6번 왕복(왕복당 700km)한 거리기도 하다.

국내 IT 기업이 소외계층 교육을 위해 수백만Km를 이동한 사례는 KT가 유일하다. 디지털 격차 해소 및 ESG 경영 실천에 노력해왔다는 뜻이다. 대국민 디지털 역량을 증진시키겠다는 KT의 노력은 전통 산업군 디지털화를 촉진 중인 디지털 전환(DX) 전략과도 맥을 함께한다.

IT서포터즈를 총괄하고 있는 채욱 KT ESG운영팀 팀장은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직원들과 장기간 함께 근무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게 되는 등의 변화를 볼 때면 기쁘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KT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욱 KT ESG운영팀 팀장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서포터즈들이 꼽은 IT서포터즈 핵심 키워드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채욱 KT ESG운영팀 팀장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서포터즈들이 꼽은 IT서포터즈 핵심 키워드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현·전직자서 시니어 강사까지 총 출동…IT서포터즈 172명 '활약'

KT IT서포터즈에는 현재 172명이 근무하고 있다. KT 현·전직자, 유관업무 종사자는 물론 고령 시니어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강사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을 받던 수혜자가 교육을 하는 강사로 거듭나는 등 사회환원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남양주 복지관에서 IT스타강사로 활동 중인 황영목 선생이 대표적이다. 그는 80세의 나이에 IT서포터즈 스마트 강사 양성 교육을 받았다. 내친김에 중급반까지 수료했다. 지금은 키오스크와 모바일 교육을 전담하는 전문 강사가 됐다. IT서포터즈와 만남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황 선생은 말한다.

그는 "시니어들은 보통 모바일이나 스마트라는 단어 자체를 두려워한다. 저도 그랬다. 일단 배워보자 싶어서 KT IT 교육에 참여했다. 눈높이 맞춤형 교육이 진행되다 보니 배우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전직 교사로서, IT 강사로 재기를 도와 준 IT서포터즈에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윤형 KT ESG운영팀 차장은 "IT서포터즈에는 수준 높은 전문 인력들이 많이 계신다. KT 전·현직자보다 다재다능한 경우도 종종 있다"며, "우수 인력들이 IT서포터즈로 합류하면서 교육의 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나아가 채용 기회도 제공하는 KT의 노력은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장윤형 KT ESG운영팀 차장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수 IT서포터즈 강사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장윤형 KT ESG운영팀 차장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수 IT서포터즈 강사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대한민국 쪽방촌, 서울만 5곳…IT서포터즈의 교육 외 순기능

국내에는 크게 10곳의 쪽방촌이 있다. 이중 5곳의 쪽방촌이 서울에 위치해 있다. 창신동 쪽방촌을 비롯한 돈의동, 남대문5가, 동자동, 영등포 쪽방촌 등이다. 가장 큰 쪽방촌은 동자동 쪽방촌이다.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의 가장 큰 니즈는 자활과 관심의 손길이다.

채 팀장은 KT와 동자동 희망나눔센터 간 다문화센터 건립이 쪽방촌 자활을 돕고자 IT 교육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는 "자활을 돕기 위해 쪽방촌 주민이 참여한 IT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한 학생이 연락이 두절되고 수업에 나오지 않자 집을 방문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세탁, 화장실과 같은 시설들이 생각 이상으로 열악했다. IT 교육만을 가르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교육 뿐만 아니라 이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목욕시설과 화장실 등을 두루 갖춘 다문화센터를 건립하자고 건의했다. 회사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서울시와 동자동 희망나눔센터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육안으로 디바이스나 IT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도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꼽힌다. KT ESG운영팀은 강사진 명함과 자료물에 점자를 첨가하는 등의 방안도 현재 고려 중에 있다. ESG운영팀은 "산간오지 학생들이나 어르신, 경력단절 여성 뿐만 아니라 시청각장애인들의 디지털 격차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장윤형 KT ESG운영팀 차장(우측 첫 번째)과 채욱 KT ESG운영팀 팀장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IT서포터즈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장윤형 KT ESG운영팀 차장(우측 첫 번째)과 채욱 KT ESG운영팀 팀장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IT서포터즈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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