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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천장서 움직이는 로봇 1850개, 삼성 먹여 살린다…첫 공개된 평택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반도체 라인…경계현 "꾸준히 투자 늘릴 것"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반도체 생산에서 꼭 필요한 '웨이퍼이송장치(OHT)' 1개의 가격은 현대자동차 그랜저 풀옵션 차량 한 대와 맞먹습니다. 이곳엔 이 기기가 약 1천850대 정도가 운영되고 있어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지난 7일 오전 방문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제1라인(P1) 내부는 다른 공장들과 달리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지 않고 넓은 공간 안에 기계들만 가득 들어차 있었다. 천장에 있는 여러 대의 OHT들만 각 공정별로 웨이퍼를 곳곳에 나르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전엔 사람이 일일이 모두 웨이퍼를 날랐지만, 지금은 100%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면서 OHT를 도입한 덕분에 공정 과정을 굉장히 간소화 시켰다"며 "OHT는 국내 업체인 세메스 제품으로,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국산화시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 라인 천장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웨이퍼 이송용 로봇 장비. [사진=삼성전자]

지난 2017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P1은 낸드플래시, D램을 생산하고 있는 곳으로, 완공됐을 당시에는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팹) 기준 세계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2018년 1월 평택 제2공장(P2)에 이어 올해 7월 평택 제3공장(P3)까지 들어서면서 세계 최대 기록은 P3에 내줬다.

이날 실제로 방문한 공장 규모는 그 동안의 명성이 무색하지 않게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엄청 컸다. 사진, 영상으로 봤던 것과 달리 P1 공장 하나의 크기만 해도 압도적이었다. 이곳의 넓이는 518m, 폭은 약 200m로,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눕혀 놓은 크기와 맞먹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1을 포함한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라며 "총 부지 면적이 289만㎡(87만5천 평)으로, 여의도 면적(약 290만㎡)과 비슷하고 축구장으로 400개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평택캠퍼스 방문 당시 사인한 3나노 웨이퍼. [사진=삼성전자]

P1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웨이퍼→산화→포토→식각→확산·증착→금속배선→테스트→패키징 등 8대 공정을 거쳤다.

구체적으로는 ▲자연에서 채취한 모래에서 실리콘을 추출해 실리콘 기둥인 '잉곳(ingot)'을 만들고 이를 잘라 웨이퍼를 만들면 ▲얇은 산화막(SiO)이 씌워지는 과정을 거친 후 ▲그 위에 노광기로 반도체 회로가 그려졌다. 또 ▲가스로 필요한 회로패턴을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깎은 후엔 ▲부도체인 웨이퍼에 전기가 통할 수 있도록 붕소·인·비소 등의 불순물을 넣는 작업이 여러 차례 이뤄졌다. 이후 ▲회로패턴을 따라 구리나 알루미늄, 텅스텐 등 금속선을 깔아 전기가 지나다니는 길이 만들어지면 ▲불량품이 있는지 테스트를 통해 수율을 체크했다. 수율은 웨이퍼 1장당 생산되는 양품의 비율로, 업계에선 수율이 90% 이상일 때 '골든 수율'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웨이퍼를 잘라 낱개의 칩을 만들고 여기에 지지대와 전선을 연결해 에폭시수지를 입히는 '패키징' 과정으로 넘어갔다. 이 과정을 거쳐야 TV나 사진에서 보는 검은색 칩이 완성되는 듯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 번 투입된 웨이퍼는 한 달 이상의 기간 동안 400번이 넘는 공정을 거쳐 90~120일 만에 완성된다"며 "엄격한 품질 검수와 패키징 과정을 거쳐야 완벽한 반도체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곳의 반도체 수율은 93~94%로, 앞으로 거의 100%에 가까운 수율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생산 과정에서의 오염 물질 배출도 줄여 친환경 활동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이 평택캠퍼스 내부 도로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까다로운 공정 탓인지 공장 내부에 들어가기 위해선 반드시 방진복을 입어야만 했다. 또 이물질이 들어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남녀 불문하고 모두 화장을 지우고 머리카락은 방진복 내부에 모두 넣어야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체에서 발생하는 먼지 또한 반도체 불량을 유발할 수 있어 제조 공장에 들어가기 전에 모든 직원들이 방진복을 착용해야 한다"며 "만약 화장을 한 상태로 공장 내부에 들어가 눈을 한 번이라도 깜빡이게 되면 약 2만5천여 개의 먼지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곧 반도체 불량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다란 클린룸 안에는 약 4m 높이 천장에 달린 레일을 따라 '윙'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OHT 사이로 10여 명가량의 직원들만 눈에 띄었다. 이들은 장비에 켜진 녹색 불이 주황 혹은 빨간색으로 변경되면 조치하는 직원들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안전 및 보안 관리를 위해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옷 색상으로 업무를 구분한다"며 "흰색은 임직원, 하늘색은 엔지니어, 진한 파란색은 협력사, 주황색은 환경 안전 담당자로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린룸은 내부 청정을 위해 양압 시설을 이용 중으로, 깨끗한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순환돼 먼지를 빨아들일 수 있도록 바닥에 미세한 구멍을 송송 뚫어놨다"며 "내부 먼지는 병원 중환자실, 무균실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P1 외에도 평택캠퍼스에서 P2에 이어 P3 가동까지 나서며 미래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작년 5월 착공한 P3는 길이만 700m에 달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라인으로,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일부 완성 구간에서 지난 7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최근 평택 4라인(P4) 착공을 위한 준비 작업도 착수했다. P3와 P4는 최근 데이터센터, 서버용 중심으로 고집적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는 데 따라 이 분야 기술과 생산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 5㎚ 이하 초미세공정 파운드리의 경쟁력도 함께 확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흥 R&D 단지 기공식을 개최하는 등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은 물론 제조 역량까지 빠르게 강화해 나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사진=S로그 캡처]

다만 일각에선 반도체 불황 속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삼성전자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DS부문 사장은 "반도체 사이클이 빨라지면서 불황기에 투자를 적게하면 호황기에 안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의 업 앤드 다운(부침)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일축시켰다.

또 경 사장은 "내년에도 뚜렷하게 좋아질 모멘텀(계기)이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위기 상황이 시장 점유율이나 이익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후발 주자들의 추격에 대해선 "3~5년 전에 비해 메모리 기술 격차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R&D(연구·개발) 투자를 전보다 적게 한 영향이 큰 만큼 앞으로 투자를 늘려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쟁사보다 기술이 한 세대 확실히 앞서 있으면 기본 비용에서 10%, 가격에서 10% 등 20% 이상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며 "그것(초격차)이 삼성이 해온 방식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 평판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고객들이 원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캐파를 먼저 확보하고 대형 고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이들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신뢰를 쌓기 위해 더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M&A(인수합병)에 대해선 "(후보 기업을) 모색 중이고 우선순위를 정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된 후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항상 (이 부회장이) 말을 많이 듣는 편"이라며 "지금은 듣는다는 단계라고 생각하는 듯 하고, 시간이 지나면 어떤 말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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