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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통' 이제훈과 '당당치킨'도 못구한 홈플러스 신용등급


지난해 이 사장 취임 후 '오프라인 강화' 외치고 있지만 역부족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또 다시 하락했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이제훈 사장 영입과 당당치킨 판매호조도 신용등급을 끌어 올리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홈플러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홈플러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강등했다.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등급 하향 원인에 대해 소비트랜드 변화에 대한 대응 지연, 영업적자, 재무안정성 등을 꼽았다.

한기평은 올해 2월 홈플러스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게다가 한국신용평가 역시 최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BBB+'로 조정한 상황이다.

한기평의 지적처럼 신용도 강등의 주 원인은 영업실적 저하와 투자 미흡에 있다. 이제훈 사장 역시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이 같은 홈플러스의 약점을 파악하고 오프라인 강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 사장 취임 1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홈플러스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이 얼마나 확보됐는지는 의문이다. 소비자들은 일부 홈플러스 매장에 대해 이마트나 롯데마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뒤처진다고 평가한다.

이제훈 사장이 오프라인 투자를 강조하더라도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사실상 투자는 어려운 상황이다. MBK는 오히려 홈플러스 인수 후 오프라인 매장을 매각 하는 등 투자를 줄여왔고, 이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모펀드의 경우 그 특성상 인수 기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동산 매각과 구조조정 등을 통한 영업이익 확대에 나선다. 이 때문에 MBK 역시 인수 후 일부 매장 등을 정리했다.

홈플러스의 수익 확대 전략에도 회사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만 1천3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600억의 손실을 봤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당당치킨' 역시 매출 상승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최소 마진으로 치킨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 충원 없이 기존 근무자들로만 영업을 강행하면서 내부 갈등만 높아졌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는 지난달 말 기자회견을 통해 "하루 30∼40마리 튀기던 치킨을 지금은 150마리까지 튀겨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회사는 노동자를 늘리지 않아 점심시간 까지 줄여 일을 하는 형편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도 이 같은 상황은 인지하면서도 인력을 늘리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치킨 판매를 위해 근로자를 더 뽑을 경우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당당치킨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도 없다.

게다가 대주주인 MBK의 경우 인수 후 기업 인수 후 통상 매각 시점인 5년을 넘긴 상태라 투자를 늘리기도 어렵다. 7년째 홈플러스를 운영 중인 MBK가 투자를 늘릴 경우 투자금 회수 등에 시간이 걸리고, 그렇게 되면 결국 매각 시점을 더 늦춰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영업이익 하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과 '투자부족'으로 인한 마트 경쟁력 저하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홈플러스의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면서 전망도 밝지 않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경우 기존 대형마트 3사 중 사실상 경쟁력이 가장 떨어진다"며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경우 그룹사를 통해 지속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홈플러스는 그렇지 못해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이 하락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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