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아시아-태평양 ‘감염병X’ 막는 ‘방패’ 생긴다


우리나라 중심, APIS 추진되고 있어

GloPID-R이란 국제기구 수행 과제기반으로 추진되는 APIS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감염병 차단을 목적으로 한다. [사진=생명연]
GloPID-R이란 국제기구 수행 과제기반으로 추진되는 APIS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감염병 차단을 목적으로 한다. [사진=생명연]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가 중심이 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감염병을 모니터링하고, 사전에 파악해 확산을 막아보고자 하는 협의체가 추진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감염병 쉴드(Asia-Pacific Infectious disease Shield, APIS)가 그 주인공이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신, 변종 감염병이 최근 확산하고 있다. 빠른 전파가 특징인 감염병이 앞으로 더 잦아지고, 빠르게 퍼질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수공통감염병은 물론 이상기후에 따른 정체를 알 수조차 없는 ‘감염병X(Disease X, 미지의 감염병)’라고 부르는 발생에 대한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게 현실이다.

◆APIS 사업 출범, 아직 갈 길은 멀어

APIS 사업은 2021년부터 시작됐다. GloPID-R이란 국제기구 수행 과제기반으로 추진 중이다. 이름부터 조금 낯선 GloPID-R(Global Research Collaboration for Infectious Disease Preparedness, 국제감염병대비연구지원연합체)은 유행가능한 신・변종 감염병 질환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시 위한 연합체이다. 48시간 이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제 공동연구를 위한 연구 공조체계 구축을 위한 전 세계 자금지원기관들의 연합체를 말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각 국가별로 연구자금을 제공하는 기관들의 모임인 셈이다.

APIS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신, 변종 감염병 ‘방패’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2022년 1단계 종료 후, 2023~2024년 2년에 걸쳐 2단계로 진행된다. 여러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감염병 연구우선 순위를 도출하고 적시적소에 국제공동연구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해 3개국의 참여로 시작했다.

GloPID-R 네트워크 내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 ▲태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하고 있다. 추가국으로 싱가포르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참여 잠재국으로 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APIS 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는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우선 약 10개국 정도의 아시아-태평양 국가 참여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며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할 것도 많아 앞으로 일정은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류 센터장은 “APIS가 구축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 변종 감염병에 대해서 신속하게 발생 장소를 파악하고,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APIS 기준을 만들고 이를 명문화해 48시간 이내 감염병국제공동연구 등 세부적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12월 말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됐을 때 세계보건기구(WHO)의 늑장 대처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에 빠른 원인 파악과 그에 따른 적절한 국경폐쇄 등이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전 세계 대유행(팬데믹)은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란 판단도 있다.

전 세계는 일일 생활권으로 엮여 있고 아시아는 서울, 베이징 등과 같은 세계 허브공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 변종 감염병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조사 확인과 발 빠른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

지구평균온도가 상승하고 이상기후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앞으로 신, 변종 감염병은 더 확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베리아 등에서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숨어있던 바이러스가 되살아날 것이란 경고음도 나온다.

관련 논문 등을 보면 사람을 감염시키는 주혈흡충(schistosomes)에 의한 질병 확산도 거론되고 있다. IPCC는 최근까지 6차 평가보고서를 통해 지구 평균온도는 계속 상승하고 2040년 안에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평균온도가 1.5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주협흡층증이 증가할 것이란 논문이 나왔다. 관련 논문인 ‘주혈흡충증에 대한 기후 변화의 잠재적 영향(Potential Impact of Climate Change on Schistosomiasis: A Global Assessment Attempt)’에서 저자들은 “2021-2050년, 2071-2100년에 (주협흡층이) 증가하는 전파 영역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1998년 이후 ▲새로 확인된 신종 감염 ▲새로운 지역으로 질병 확산 ▲신종 감염과 질병 확산도 크게 증가했다.

1998년 이후 신종 감염병, 새로운 지역으로 질병 확산, 신종 감염과 질병 확산도 크게 증가했다. [사진=생명연]
1998년 이후 신종 감염병, 새로운 지역으로 질병 확산, 신종 감염과 질병 확산도 크게 증가했다. [사진=생명연]

현실적으로 반드시 필요하고 꼭 있어야 할 국제공조기구인데 관련 예산은 아직 모양만 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이지 않는 위험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더 큰 위기를 막을 수 있는데 각국 정부가 여전히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생명연 관계자는 “APIS 사업과 관련해 올해 우리나라 예산안은 10억 정도이며 내년에도 비슷하거나 GloPID-R Korea 세부과제 지원 수와 예산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류충민 센터장 “반드시 가야할 길”

GloPID-R로부터 선출된 APIS 책임자인 류충민 센터장은 “APIS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팬데믹을 겪으면서 얼마나 많은 인명 희생과 손실이 있었는지를 가늠한다면 이 길이 ‘맞는 길’이라는 것이다.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이념, 체계 등이 APIS로 묶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류 박사는 “APIS를 만들면 가장 먼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어떤 것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으로 기준과 공통의 목표부터 만들 것”이라며 “그 기준이 어느 정도 구속력이 있을 때 APIS는 감염병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박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50개가 넘는 국가가 있는데 문화, 역사, 종교, 언어 모든 것이 매우 다르다”며 “이런 상황에서 연합해 하나의 문제점에 대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전제했다.

류충민 센터장은 APIS에 대해 '감염병X'를 막을 수 있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사진=생명연]
류충민 센터장은 APIS에 대해 '감염병X'를 막을 수 있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사진=생명연]

우리나라가 중심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류 박사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내세웠다. 류 박사는 “아시아권에서 일본에 대해서는 여전히 과거에 대한 아픔이 있고 중국에 대해서는 이념적, 문화적 거부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우리나라는 최근 K컨텐츠 등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고 무엇보다 과학기술을 선도하고 ‘감염병’에 대비하는 노력을 많이 하는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도국의 총괄 아래 거점국을 기점으로 주변국으로 확산하면서 APIS 국제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APIS 안에서 문제점을 함께 해결하는 전략적 국제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류 센터장은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아시아-태평양 ‘감염병X’ 막는 ‘방패’ 생긴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