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1966년 5월1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연장 12회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새로 개장한 홈구장 부시 스타디움에서 첫 승을 거둔 것이다.
부시스타디움은 설계 당시부터 미식축구와 야구를 모두 치를 수 있는 다목적 구장을 염두에 두었다. 이 때문에 구장 외관은 원형의 재떨이 모양을 띄었다. 세인트루이스를 상징하는 커다란 반타원형의 '게이트 아치'와 함께 도시의 양대명물로 통한다.

부시스타디움은 영광의 장소다. 세인트루이스는 이곳을 홈으로 사용한 뒤 2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4번의 내셔널리그 우승, 디비전 1위 4차례의 위업을 달성했다. 덕분에 세인트루이스는 내셔널리그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했다.
부시스타디움은 일명 '부시 메모리얼 스타디움'으로도 불리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오거스트 안호이저 부시 주니어 구단주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부시는 유명한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의 총수다.
부시스타디움 역사상 가장 역사적인 장면은 아마도 98년 마크 맥과이어가 기록적인 70홈런을 때려내는 순간일 것이다. 당시 붉은색 카디널스 응원복으로 치장한 만원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세기의 장면'에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부시스타디움은 맥과이어 뿐만 아니라 최희섭에게도 잊을 수 없는 장소다.

지난 2002년 9월9일 당시 시카고 컵스 소속이던 최희섭은 프레드 맥그리프를 대신해 1루수 겸 5번타자로 첫 빅리그 선발출장 기회를 잡았다. 당시 그는 2회 병살타, 4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뒤 7회 132m짜리 우월 솔로포로 빅리그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2005년 5월12일에도 최희섭은 이곳에서 또 한번 기억에 남을 기록을 세웠다.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최희섭은 이날 4타수3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최초로 3할타율을 넘어섰다. 전날 결승 3점포 포함 4타수 2안타에 이어 이틀 연속 부시스타디움에서 맹타를 휘두른 것이다.
여러 사람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안겨준 부시스타디움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철거된다. 세인트루이스는 내년부터 현재 건설중인 뉴부시스타디움으로 이동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예정이다.
/김형태 기자 hors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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