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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머리 감지 말라" 권고한 英 정부…'비상' 걸린 유럽, 무슨 일?


佛, 냉각수 부족에 원전 가동도 제한…·영국·스페인·이탈리아 등 곳곳서 가뭄 몸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매일 머리 감는 건 삼가해달라."

유럽 곳곳이 기록적 폭염에 이어 전례 없던 최악의 가뭄 위기까지 닥치자 신음하고 있다.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정부 차원의 '물 절약'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6월부터 하루 최고기온 40도 이상의 폭염과 가뭄으로 비상 상황에 놓였다.

프랑스는 지난 6월부터 하루 최고기온 40도 이상의 폭염과 가뭄으로 비상 상황에 놓였다. [사진=뉴시스]
프랑스는 지난 6월부터 하루 최고기온 40도 이상의 폭염과 가뭄으로 비상 상황에 놓였다. [사진=뉴시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프랑스의 강수량은 고작 9.7㎜에 그쳤다. 사실상 1개월 내내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역사상 1961년 3월 이후 61년 4개월 만에 가장 건조한 달로 기록됐다.

이처럼 최악의 가뭄이 닥치면서 프랑스는 물 부족 여파로 발전소 정상 가동이 어려워 폭증하는 전력 수요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프랑스는 원자력발전소 의존도가 다른 유럽 국가보다 높은 곳으로, 현재 원자로를 식힐 냉각수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원전의 전기 생산량을 줄이는 등 대응에 나섰다.

또 전국 100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선 식수 및 농업용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식수를 실은 트럭을 보내고 있지만 부족하자 바닷물까지 동원하는 마을도 등장했다.

프랑스 정부는 황급히 물 절약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부처들을 총망라한 '위기대응팀'을 꾸리고 나섰다. 또 현재 101개 주 가운데 93개 주를 물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지역으로 선정했다. 특히 남부의 바르에서는 한 사람당 하루 최대 150~200L의 물만 사용할 수 있다. 위반 시 과태료 200만원이 부과된다.

크리스토프 베슈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은 가뭄 피해가 심각한 남부 루물을 가리켜 "우리 모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BBC는 "프랑스 본토의 거의 모든 지역을 강타한 가뭄이 농작물 수확량을 감소시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보도했다.

영국 역시 최악의 가뭄 위기로 정부 차원에서 '물 절약'을 호소하고 있다. 영국은 7월 강수량이 평년의 20% 수준에 그치는 등 건조한 날씨가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동부 등 일부 지역으로 한정하면 강수량이 평년의 4%에 불과한 곳도 있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 영국의 기후는 최악의 가뭄 피해를 본 것으로 기록된 1976년 이후 46년 만에 가장 건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정부는 가뭄을 크게 네 단계로 분류한다. 단계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가뭄이 선언되면 밭에 물을 대는 것이 제한되거나 야외 수돗물 호스 사용 금지 조처가 지역에 따라 강제 시행될 수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영국인들에게 일상생활에서 물 사용량을 줄이자고 호소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정원에서는 물 낭비 가능성이 있는 호스를 사용하지 말고,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하는 대신 간단한 샤워를 하라고 권고했다. 머리를 매일 감는 것 역시 삼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리즈 벤틀리 영국 왕립기상학회장은 BBC에 "향후 몇 주간 건조한 날씨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천과 강, 저수지 수위가 굉장히 낮아진 상태여서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역시 폭염으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올리브 흉작이 발생해 가격 상승도 우려되고 있다. 스페인은 올리브유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곳으로, 6월 기준 스페인산 올리브유의 기준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3% 올랐다.

루이스 플라나스 스페인 농업부 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주 동안 기온이 내리거나 비가 오지 않는다면, 올해 올리브 수확은 작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며 "올리브 업계에서는 기름(올리브유) 생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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