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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자재도 쿠팡처럼"…'포스코 키즈' 공새로, '이것' 덕분에 사업 날개


포스코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포벤처스'로 창업…창조적 조직문화 확산 앞장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남가람 공새로 대표는 포스코건설에서 사업관리자로 10년간 일하며 자재 계약 담당자로 근무하고 있는 이동현 이사를 만났다. 이들은 건설 현장에서 건자재를 조달할 때 아직도 전화나 이메일에 주문을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원가는 증가하는데다 배송은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후 이들은 건설 현장에서 배민처럼 수요처와 자재 공급처를 디지털로 촘촘하게 연결하고, 쿠팡처럼 즉시 배송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그 결과물로 건설 현장의 건자재 조달 전 과정을 앱과 모바일 기반으로 간편하게 사용하는 솔루션인 '공새로'가 탄생했다.

건설현장에서 공새로의 앱을 이용해 자재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건설현장에서 공새로의 앱을 이용해 자재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남 대표는 현장에서 보다 효율적인 자재 조달이 가능하겠다고 판단해 벤처 창업의 길로 나섰다. 건설 현장에 디지털 솔루션을 적용함으로써 건자재 수요 공급 생태계를 선진화한다는 소명의식도 작용했다.

이 과정에서 남 대표는 포스코의 도움을 받았다. 포스코가 창조적 조직 문화 확산을 위해 사내 벤처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019년 직원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미래 성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포벤처스(POVENTURES)'를 도입했다.

사내 벤처에 선발되면 최대 1년간 창업 인큐베이팅과 창업 후 판로개척 등 사후관리를 지원한다. 또 직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창업휴직제도'도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3년 이내에 회사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포스코는 포벤처스를 도입한 2019년 이후 23개 팀을 선발했다. 이 중 12개 팀이 창업했으며 2021년 선발한 3기 4개 팀은 인큐베이팅 중이다.

지난 2020년 포벤처스 2기에 선정된 공새로는 2021년 8월 인천 송도에 법인을 설립했다. 사내 벤처는 1년간 인큐베이팅 기간이 있는데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운영사인 포스텍홀딩스로부터 2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8개월 만에 조기 분사했다.

공새로의 가장 큰 경쟁력은 건설 현장의 건자재 빅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곳은 품목별 건자재 공급사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해 주요 건자재 속성 데이터와 포스코건설 현장의 건자재 발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처리·분석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공새로의 기술력은 현장에 차근차근 적용되고 있다. 작년 인천지역 현장 테스트의 피드백을 반영해 지난 4월 공새로 앱을 출시했고, 6월부터 포스코건설 현장에서 정식 서비스 설명회를 했다. 올 하반기에는 매출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남 대표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새로운 길을 나섰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면서도 "하지만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치면서 사업에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옴텍 임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슬래스틱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포스코]
이옴텍 임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슬래스틱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환경보호를 위한 솔루션을 연구하는 사내 벤처 지원에도 나섰다. 제철소에서 쇳물을 생산하고 남은 슬래그로 폐플라스틱을 쓸모 있게 만드는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옴텍'으로, 지난 2019년 11월 사내 벤처 1기로 선정됐다.

이곳은 2020년 8월 포벤처스 1호로 창업해 같은 해 12월 첫 매출을 올렸고, 2021년 3월 아모레퍼시픽에 친환경 외장재를 판매할 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 또 2020년 포스코 IMP(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 2021년 창업진흥원 TIPS에 선정됐고, 포스텍홀딩스, 미래과학기술지주, 성동구 임팩트펀드 등에서 투자를 받았다.

박영준 이옴텍 대표는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접할 때마다 철강 기술과 접목해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슬래그 기술 개발과 강건재 솔루션 마케팅 경험이 있었기에 벤처 창업이라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옴텍의 사업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슬래그 등 산업 부산물과 폐플라스틱 등을 이용한 복합소재(composite materials) 개발이고, 또 하나는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첨가제(sustainable filler)로 개발하는 것이다.

개발한 소재도 다채롭다. 플라스틱과 슬래그를 주원료로 하는 친환경 복합 소재인 슬래스틱(Slastic, slag+plastic)을 비롯해 슬래그를 고분자 복합소재의 강도를 향상시키는 용도로 개발한 충진재이옴 필러(Iom-Filler), 건축 내외장재와 바닥재에 사용할 수 있는 데크인슬래스틱데크, 합판 대용의 건축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보드인 슬래스틱 보드가 있다.

이 소재들은 이옴텍의 든든한 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슬래스틱은 공사장의 거푸집으로 사용되고 있는 나무 합판과 철도 침목을 대체할 수 있어 관련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거푸집용슬래스틱은 포스코건설과 공동 개발과 시범 적용을 마쳤고, 철도 침목용슬래스틱은 베트남의 철도 건설에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 중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포스코에서 17년간 근무한 박 대표는 기업의 선한 영향력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기술 개발을 통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국내 성공을 발판으로 폐플라스틱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전파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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