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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비·원가 부담에 삼성도 백기?…'폴더블폰 대중화' 제동 걸릴까


내달 10일 공개되는 '갤럭시Z4' 시리즈 출고가 오를 듯…10만원가량 인상 전망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다음달 10일 공개하는 '갤럭시Z4' 시리즈의 출고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당초 가격을 전작과 동결하거나 낮출 예정이었으나,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 등의 여파로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10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2'를 통해 공개할 '갤럭시Z4' 시리즈의 출고가를 전작보다 인상할 예정이다. '갤럭시Z플립4'의 경우 국내서 전작(125만4천원)과 비슷하거나 10만원 정도 오른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출고가 인상을 추진하게 된 것은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 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상하이 봉쇄 등에 따른 글로벌 시장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원가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한 물류비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힌다. 실제로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6일 기준 4천74.70로, 2020년 상반기 1천583.18의 두 배가 넘었다.

또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갤럭시Z4' 시리즈에 탑재되는 AP는 퀄컴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로, 대만 TSMC에서 생산된다. TSMC는 지난해 모든 공정의 반도체 생산가격을 20%가량 올렸고, 내년 초에도 5~8%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스마트폰 업체들이 반도체 가격 인상을 감안해 하반기 스마트폰 가격에 미리 반영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최소 1년 이상을 시장에서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Z4' 시리즈 외에 애플이 오는 9월 선보일 예정인 '아이폰14' 시리즈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의 제조 원가가 바(Bar)형 스마트폰보다 비싸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출고가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갤럭시Z폴드4'는 디스플레이가 더 많이 적용되는 만큼 원자재 인상 타격을 상당 부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갤럭시Z폴드4 예상 이미지 [사진=와카 칸 트위터]
갤럭시Z폴드4 예상 이미지 [사진=와카 칸 트위터]

하지만 '폴더블폰 대중화'를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갤럭시Z4' 시리즈의 출고가를 대폭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폴더블폰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데 '갤럭시Z3' 시리즈의 합리적인 가격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갤럭시Z폴드3'의 경우 전작인 '갤럭시Z폴드·폴드2(239만8천원)'에 비해 40만원가량 저렴한 199만9천원(256GB), 209만8천원(512GB)이었다. '갤럭시Z플립3' 또한 999달러(125만4천원)로 전작보다 저렴했다.

덕분에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하량도 지난해 급격하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하량은 2019년 37만 대, 2020년 210만 대에서 지난해 약 800만 대로 전년보다 4배 이상 껑충 뛰었다.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는 출시 약 한 달만에 삼성전자의 2020년 폴더블폰 판매 대수를 가볍게 넘어서기도 했다.

전체 폴더블폰 시장도 급성장했다.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은 전년 대비 184% 성장하며 프리미엄 폰 전체 판매량의 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중국 화웨이, 오포 등 후발주자들도 폴더블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 정도로, 아직까지 주력 제품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작년에 출시된 '갤럭시Z3' 시리즈가 전작보다 크게 흥행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모델들의 단점을 극복하고 가격을 20% 내외로 낮췄기 때문인데 '갤럭시Z4' 시리즈도 가격 정책에 따라 출하량이 영향 받을 듯 하다"고 밝혔다.

미국 IT 전문매체 폰아레나도 소식통을 인용해 '갤럭시Z' 시리즈의 출고가가 전작보다 소폭 오를 것이라고 봤다. 폰아레나는 '갤럭시Z플립4' 256GB 모델의 유럽 출고가가 전작보다 61유로(약 8만원) 오른 1천160유로(약 155만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폰아레나는 "퀄컴의 새 칩셋인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가 탑재되고 늘어난 배터리 용량, 개선된 카메라 등으로 가격이 상승됐을 것"이라면서도 "환율 변동, 인플레이션, 공급망 대란 등을 생각하면 비싼 가격이 아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 출고가가 오르게 되면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며 "폴더블폰 대중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삼성전자가 수 십만원가량의 가격 인상을 이번에 강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원가 부담 여파로 이번에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한다 해도 수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급격히 올리진 않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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