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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자 받으면 中에선 생산 못해"…美 의회, 반도체 지원법 내주 투표


520억 달러 규모로 세액공제안 담겨…업계, 중국 관련 조항에 '우려'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 의회가 내주 520억 달러(약 68조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을 표결에 부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추진해왔던 반도체 생산 주도권 찾기 정책 중 하나가 결실을 보는 셈이다.

지원법안엔 보조금 정책뿐만 아니라 이를 받는 기업의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을 막는 조항도 담겨 있어 반도체 업계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반도체 지원법안을 상·하원 투표 안건에 올리는 절차를 완료했다. 투표는 내주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은 바이든 정부가 추진했던 법보다는 '반도체' 분야로 축소됐다. 미국 의회는 상원이 지난해 6월 미국혁신경쟁법안을, 하원이 올해 2월 미국경쟁법안을 각각 처리한 뒤 두 법안을 병합해 심사해 왔다.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은 동일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 세부 조항을 놓고 이견이 있어 합의에 속도를 내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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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견이 적은 '반도체 520억 달러 지원' 부분만 따로 떼어내서 법안을 우선 처리키로 했다. 축소된 법안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동의한 내용이라 이변이 없다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의회가 반도체 지원법안의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법안엔 생산시설에 대한 4년간 25% 세액공제, 무선통신망 15억 달러 등 지원책이 담겼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이 법안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는 대책이라는 점도 숨기지 않고 있다. 반도체 지원법엔 지원금을 받는 기업을 대상으로 '우려 국가'인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제한할 수 내용이 포함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거나 계획 중인 기업들도 반도체 지원법안을 무조건 환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애리조나에서 공장을 짓고 있는 TSMC는 중국 난징에서 28나노 이하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한다.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에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추가 건설 계획도 있지만, 중국 우시에서도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더구나 미국은 한국에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이른바 '칩4 동맹'에 참여할지 여부를 내달까지 결정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칩4 동맹은 미국, 한국, 대만, 일본 등 4개국 간 반도체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꺼내 든 카드다. 이 역시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이 강하다.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와 미국과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동맹에 불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 자체는 반길만하지만 중국에 관련된 조항 등 우려되는 대목도 많다"며 "아직 법안 세부 내용이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고 주 정부마다 지원금 제도도 다르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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