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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토끼' 없어도 웹툰 매년 불법공유 증가…"사이버 범죄 처벌해야" [IT돋보기]


"매년 웹툰·웹소설 불법유통 실태조사 진행해야"…네카오, 불법웹툰 대응에 '사활'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웹툰 불법 유통 문제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대응을 위해 이를 단순한 저작권 침해 문제가 아닌 '사이버범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토대로 보다 국제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광범위하게 퍼지는 불법 웹툰 사이트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승수·서영석 의원, 한국만화가협회 주최로 열린 '웹툰 불법공유 근절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원상 조선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불법 웹툰 유통을 저작권법적인 관점이 아닌 사이버범죄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이를 통해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더욱 늘리고,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공조의 용이성을 위해 개인 문제를 넘어 조직범죄와 연결될 수 있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15일 열린 '웹툰 불법공유 근절을 위한 토론회'에 붙어 있는 걸개. 해당 숫자는 지난 2020년 기준으로 1년간 집계된 불법 웹툰 사이트에 대한 트래픽 총합이다.[사진=윤선훈 기자]
15일 열린 '웹툰 불법공유 근절을 위한 토론회'에 붙어 있는 걸개. 해당 숫자는 지난 2020년 기준으로 1년간 집계된 불법 웹툰 사이트에 대한 트래픽 총합이다.[사진=윤선훈 기자]

이 교수가 '사이버범죄'를 거론한 것은 불법 웹툰 사이트 수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웹툰 불법 유통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다가, 한국어로 된 웹사이트라도 대다수는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기 때문에 개인을 넘어 국가 간 공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불법 유통을 조직범죄 등 보다 심각한 문제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원상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 등 저작권 보호 의식이 강한 국가들처럼 국제 협약이나 양자간 협약을 적극 활용해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라며 "또 웹툰 불법서버가 많이 운영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와의 직접적 공조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미국 FBI나 독일 BKA에서 운영하고 있는 협력관 제도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웹툰의 불법유통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추세다. 콘텐츠 데이터베이스 업체 코니스트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으로 한국어로 된 웹툰 불법복제 도메인(주소) 수는 3천470개에 달하며, 이 중 접속이 가능한 도메인 수는 79개다. 외국어의 경우 6천118개에 이르는데 이 중 활성 도메인 비율은 약 30%로 추산된다.

기존 불법 웹툰 사이트의 대명사인 '밤토끼'는 지난 2018년 폐쇄됐으나, 이후 다양한 파생 사이트들이 생기고 웹툰 불법복제가 해외로까지 퍼지면서 불법복제 규모는 점차 커지는 추세다. 2020년 기준으로 총 불법 웹툰 복제 사이트의 트래픽은 366억건을 돌파했으며 이는 2017년 대비 3.5배 증가한 수치다. 366억건의 트래픽은 합법적인 웹툰 플랫폼의 트래픽을 합친 것보다도 더 많다.

최근에는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웹툰 불법유통 전용 앱을 만들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웹툰을 무단으로 퍼뜨리는 경우도 많다. 또 '외모지상주의, '초인의 시대' 등 특정 인기작만을 단독으로 유통하는 형태의 불법 사이트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증가하고, 웹툰은 물론 웹소설까지 무단으로 배포하는 사이트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 운영자가 복수의 대형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강태진 코니스트 대표는 "최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보니 웹소설 불법유통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지난 2017년 '밤토끼'가 급속하게 커지고 수많은 웹툰 작가들이 피해를 호소하면서 일부 작가들이 불법웹툰피해작가대책회의라는 단체를 조직해 대응에 나섰다. 국회 토론회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슈화에 나섰고 활동 과정에서 '밤토끼' 운영자가 체포되는 등 진전도 있었다. 그러나 불법 웹툰 사이트가 빠르게 퍼지는 반면, 불법 사이트를 수사하는 등 조치를 취하기까지는 서버가 있는 복수의 국가에 따로 수사협조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수차례 부딪혔다.

당시 대책회의를 이끌었던 김동훈 한국만화가협회 이사는 "지난 5년간 이 문제가 얼마나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지를 거듭 확인했고, 기존의 방법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불법 웹툰 문제 해결을 위해 작가는 물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활동가가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더하는 담론의 장(거버넌스)을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버넌스 활동의 기준이 될 수 있는 핵심 활동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은 "이러한 행위를 가벼운 경범죄로 보기 때문에 범죄가 적발된다고 하더라도 가벼운 형이 나올 수밖에 없다"라며 "이는 사실상 남의 재산을 빼앗는 것과 똑같고, 온라인 조직범죄에 가깝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불법 웹툰 유통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태진 대표는 "모든 정책 수립의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은 현황 파악"이라며 "한국 웹툰과 웹소설이 얼마나 심각하게 피해를 겪고 있는지에 대해 매년 자료를 확보, 정확히 피해 금액이 얼마인지를 살피는 등 정례화된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그러면서 "구글과 클라우드플레어 2개 업체에 대해 정부, 협회, 기업 차원에서 압박을 가하고 협력을 진행해야 한다"라며 "이를 토대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불법복제 콘텐츠 차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불법 복제 사이트의 상당수가 구글 혹은 클라우드플레어의 서버를 쓰기 때문에 이들 서버업체에 대한 대응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15일 국회에서 진행된 '웹툰 불법공유 근절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선훈 기자]
15일 국회에서 진행된 '웹툰 불법공유 근절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선훈 기자]

이러한 가운데 웹툰 관련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내 대표 웹툰 플랫폼 업체인 네이버웹툰·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불법 웹툰 사이트 대응에 대한 나름대로의 성과를 발표하며 앞으로도 불법 웹툰 유통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김찬 문체부 특법사법경찰 수사관은 "현재 경찰청과 웹툰·스트리밍 링크 사이트 등을 합동수사대상으로 선정했으며, 특히 웹툰 분야는 전년 대비 수사 대상을 대폭 확대해 지난 6월부터 5개월간 합동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과의 국제공조 수사에 대해서는 "지난해 인터폴과 국제공조를 통해 국내 웹툰을 번역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웹툰 유포 사이트를 운영한 모로코인을 현지 수사팀과 공조를 통해 검거하고 사이트 폐쇄, 처벌 조치를 취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문체부는 현실적으로 인터폴과의 공조 역시 수사 착수에서 검거·처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찬 수사관은 "모로코와의 국제공조 건도 수사 착수에서 처벌까지 1년이 걸렸다"라며 "현지 수사공조팀을 운영하고, 민간조사기관은 물론 저작권 장르별 플랫폼 업계 등과의 민관 협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이와 함께 국내는 물론 해외 불법 웹툰사이트에 대한 침해 실태 조사도 문체부 차원에서 추진해 정확한 피해 상황을 분석하겠다는 방침이다.

웹툰 플랫폼 업체들도 불법 웹툰 유통 방지를 지속한다. 네이버웹툰은 '툰레이더'라는 기술을 개발해 웹툰이 불법 공유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고, 불법으로 유포되는 작품 수를 줄이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부터 가동된 '툰레이더' 시스템을 통해 현재까지 국내 불법 사이트 29개, 해외 불법 사이트 34개의 네이버웹툰 업로드를 중단시켜 사이트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키는 데 성공했다. 서충현 네이버웹툰 저작권보호 기술팀장은 "저희 운영 경험을 토대로 웹툰 플랫폼이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기술 전략은 불법 유출 데이터의 신속하고 지속적인 차단을 통해 사이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1월 꾸린 '글로벌 불법 유통 대응 TF(P.CoK)'을 축으로 국내외 콘텐츠 불법 복제 방지에 나서고 있다. 불법 번역 게시물 삭제 요청뿐만 아니라 불법물 모니터링을 상시 진행하고, 해외 카카오엔터 법인 주도로 현지 법인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5개월간 각종 솔루션을 활용해 총 224만건이 넘는 불법 유통물 삭제를 완료했다. 이호준 카카오엔터 법무실장은 "불법 유통에 대해 글로벌적으로 대응하는 활동을 일회성에서 그치지 않고 연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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