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5% 인상에 노사 모두 불만…재계·소상공인 "벼랑 끝, 참담한 심정"


내년도 최저임금 9620원 결정…주요 경제단체 "업종별 차등 적용 등 개선책 내놔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천620원으로 결정되자 경영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중소·영세기업인과 소상공인에게 고통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산과 경상·재정 쌍둥이 적자의 위기 상황에서 기업 경영의 어려움이 커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활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2023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9천620원으로 결정됐다. [사진=뉴시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9천6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천160원)보다 460원(5.0%) 높은 금액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01만580원이다.

노사 양측은 이번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실제 물가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안이라고 주장하며 결국 임금 인상이 아니라 동결을 넘어 실질 임금이 삭감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경영계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가 겹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 경영이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30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여파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가 겹치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최근 5년간 물가보다 4배 이상 빠르게 오른 최저임금 수준, 한계에 이른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 법에 예시된 결정요인, 최근의 복합경제위기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이번 5.0%의 인상률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계 측 반대로 이번에 무산된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한계에 다다른 일부 업종의 최저임금 수용성조차 감안하지 않은 이번 결정으로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은 더욱 뚜렷해졌다"며 "정부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내년 심의 시에는 반드시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부담을 한층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상의는 강석구 조사본부장 명의의 논평을 통해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뛰어넘는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소속 근로자의 일자리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의 최저임금 제도가 취약층을 지원하고 양극화를 완화하는 적절한 정책수단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책에 대해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2023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9천620원으로 결정됐다. 심의를 마친 이동호 근로자 위원과 권순원 공익위원이 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경련도 입장문을 내고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최저임금 상승률이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고 평가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의 최저임금 상승률은 연평균 7.7%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3위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는 근로자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을 따진 결과다.

전경련은 "현재 우리 경제는 퍼펙트 스톰 우려가 커질 정도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물가 급등 등으로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물가가 추가로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져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수많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릴 것이 자명하다"며 "특히나 저숙련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일자리 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정부와 정치권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최저임금 결정 요소에 기업 지불능력을 포함하는 등의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중견기업연합회도 이번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반발했다. 또 급진적인 노동정책 아래 2018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고용 불안에 따른 소득 저하가 확대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견련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은 기업 경영 애로를 가중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활력을 잠식할 수 있다"며 "기업의 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근로장려금, 일자리안정기금 등 정책 지원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도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현장은 장기간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거치며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했다"며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인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으로, 이번 결정에 대해 강한 분노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으로 인해 중소기업 고용이 축소할 수 있다"며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과 일자리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번 결정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또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주요 지불 주체인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로, 5.0%의 인상률은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과 현재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받아 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며 "근근이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밀어낸 무책임한 결정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공인은 매출액의 30% 이상을 인건비로 지출하는 비중이 41.1%에 달한다"며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소상공인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고려한 것인지 따져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5년 동안 최저임금을 무려 42% 올리는 '과속 인상'을 벌여왔다"며 "무절제한 '과속 인상'의 결과는 '일자리 감소'였고,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를 온전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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