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 오던 애플이 그동안 온갖 노력을 펼쳤음에도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결국 첫 노조가 결성돼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 토슨의 애플스토어 매장에서 직원들의 투표를 통해 첫 애플 노조 설립이 결정됐다. 직원 110명 중 65명이 찬성, 33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애플스토어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https://image.inews24.com/v1/b40850718f8015.jpg)
이번 투표는 '애플코어(애플 소매노조)'라는 이름의 직원 단체가 임금과 근로시간, 안전조치 등에 대한 발언권을 요구하며 노조결성 운동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투표안이 통과됨에 따라 매장 직원들은 국제기계제작·항공우주노동자협회(IAM)에 가입해 노조 자체 지부를 결성하게 된다. 협회가 이번 투표 결과를 승인하면 미국 내 270여 개 애플스토어 매장 중 처음으로 노조가 생긴다.
IAM은 약 1년간 애플스토어 직원들과 함께 노조 결성을 추진해왔다. 이 단체는 미국의 가장 큰 산업 노동조합의 하나로 약 60만명의 노동자들이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스토어 직원들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한 근무 조건 악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소득 감소, 학자금 지원과 같은 복지 확대 등을 이유로 노조 결성을 요구해왔다.
애플스토어 직원들은 그동안 노조 결성을 꾸준히 시도했지만, 투표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전역의 24곳이 넘는 애플 매장에서 직원들이 노조 결성에 관심을 표명해왔다. 이달 초 애틀랜타에 있는 한 애플 매장에서도 노조 결성 투표가 추진됐으나, 사측이 임금을 인상하고 제공 혜택을 강조하면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또 일부 직원들은 애플이 노동 관련법을 위반하고 공정한 선거를 불가능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사측이 직원들의 노조 결성을 방해한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됐다. 앞서 미 통신노조(CWA)는 지난달 18일 NLRB에 애플을 노동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애플 측이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애플스토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반노조 연설에 참여할 것을 강요했다고 판단해서다.
업계에선 이번 노조 결성으로 다른 애플 매장으로 움직임이 확산될 지 지켜보고 있다. 현재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매장 등에서 노조 결성을 준비하고 있고, 애틀랜타 매장에서도 다시 노조결성 선거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측은 첫 노조 설립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스타벅스, 아마존 등에서 소매노조 결성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애플도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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