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난 후, 삼성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대응에 나섰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전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움직였을 뿐이라는 얘기다.
이는 미전실이 두 회사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 지분이 없던 삼성물산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도록 유도하고, '삼성물산 저평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을 사전에 논의했다는 검찰의 주장과 배치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16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5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유럽출장으로 재판에 참석하진 않았다.
!['삼성 부당합병'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c63021272abd4.jpg)
검찰은 합병에 관여했던 당시 삼성증권 IB본부장 신 모 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미래전략실은 신 씨에게 삼성물산 저평가 대응 방안 등에 대한 자문을 구한 바 있다.
이날 이재용 변호인 측은 삼성증권과 미래전략실이 '삼성물산 저평가' 이슈를 논의한 시점이 엘리엇이 삼성에 문제제기를 한 이후라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엘리엇이 삼성에 항의를 하기 이전부터 삼성 내부에서 삼성물산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인지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삼성이 이 부회장 지분이 없는 삼성물산 가치가 저평가되도록 했다는 정황이 있으니 삼성에서도 사전에 대응 방안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검찰 주 신문에서 나왔던 이메일을 보면 미전실에선 증인에게 2015년 5월28일 삼성물산 저평가 대응 문제를 준비해 달라고 보냈다"며 "이는 엘리엇이 5월27일 합병을 반대한다고 삼성에 레터를 보낸 다음에 주고 받은 이메일이냐"고 물었다. 신 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미전실과 증인이 주고 받았던 28일 이메일 제목을 보면 '긴급'이라고 돼 있다"며 "급박했던 것 같다"고 질의했다. 신 씨는 "맞다"고 말했다.
또 변호인은 "검사는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이 지분을 공시하며 합병을 반대한다고 공식 발표한 게 2015년6월4일인데 미전실과 이메일을 주고 받은 건 그 전인 5월28일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엘리엇이 공시 전 삼성에 물산이 저평가됐다고 레터를 보낸 건 5월27일"이라고 말했다.
신 씨는 "삼성증권 IB본부는 대기업 경영권 방어 업무의 70% 이상을 맡았고, 행동주의펀드 대응에 실무적인 감을 갖고 있었다"며 "삼성물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과 검찰은 감정 싸움도 벌였다. 변호인이 "검사님이 날짜를 헷갈렸거나 몰랐던 것 같다"고 자극하자 검찰도 "그런 건 하지말자"고 날을 세웠다.
변호인은 "전제가 잘못된 걸 언급한 것뿐"이라고 공격하자 검찰은 "잘했고 못했고를 따지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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