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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안되네"…외면받는 8K TV, 출하량 급감한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꿈의 화질' 평가에도 콘텐츠 부족에 소비자 외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8K(7천680x4천320) TV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 꿈의 화질로 기대를 모았지만 성장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 시장에 출하된 8K TV는 17만7천800대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줄었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 행사가 연말에 집중됐지만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네오 QLED 8K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네오 QLED 8K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TV 시장 내 8K TV 출하량은 8만5천30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12%,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13% 줄어든 수치다. 이에 올해 상반기 8K TV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8.6%가량 줄어든 15만1천900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옴디아는 "8K가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출하량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8K TV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으로, 1분기 8K TV 출하량 8만5천 대 가운데 삼성전자가 5만6천 대가량을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대표 제품인 '네오 QLED 8K'를 앞세워 8K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삼성전자 8K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이상 급감했다. 전체 출하량 감소폭보다 삼성전자의 출하량 감소폭이 컸다는 얘기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대다수의 라인업을 LCD에 치중하고 있는 만큼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차별화를 위해 8K를 내세우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상위 라인업의 출하량이 줄어드는 것은 프리미엄 제품이 경쟁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네오 QLED 8K' 제품을 참가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네오 QLED 8K' 제품을 참가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최초의 8K TV는 지난 2017년 9월 일본 샤프가 출시했다. 이듬해인 2018년 말 삼성전자가 8K TV에 본격 뛰어들며 시장이 점차 커지기 시작해 지난 2020년 4분기에는 8K TV 분기 출하량이 처음으로 10만 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단 한 차례도 8K TV의 분기 출하량이 10만 대를 넘기지 못했다. 또 출하량은 작년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에 일각에선 8K TV 출하량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8K TV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전용 콘텐츠 부족을 꼽았다. 8K는 이론적으로 4K(3천840x2천160) 대비 4배 더 선명한 화면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영상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업계에서는 4K UHD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8K가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정책방안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역시 중심으로 구축된 지상파 UHD 방송망은 오는 2023년에 들어서야 전국 시·군 지역 확대를 시작한다.

국내 한 방송 업계 관계자는 "우선 8K 영상 촬영을 위한 고가의 촬영장비나 이를 편집하는 고성능 편집기기가 필요하다"며 "영상의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영상 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고대형서버 증설까지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가 선행돼야 8K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8K TV 부진의 이유를 TV 기술 전환에서 찾았다. 특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등장이 성장세를 가로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0년대 초반 4K TV가 도입되던 때까지만해도 세계 TV 시장은 LCD(액정표시장치)위주였다"며 "같은 LCD 기술 기반 제품끼리 비교할 때에는 TV 화질을 결정하는데 해상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였지만, 최근 들어 OLED TV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TV를 선택할 때 해상도 외에도 명암비, 색재현율, 응답속도 등 여러 요소들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8K TV는 과거 대중화에 실패했던 3D TV와 유사한 출하량 동향을 보이고 있다"며 "3D TV나 커브드(곡면) TV 등이 한 때 인기를 끌었지만 출시 3년 이후부터 출하량이 급격히 떨어지며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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