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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띄운 與, 쇄신작업 시동… '미니 최고위' 우려도


李 "혁신위원은 지도부 추천" 崔 "비판 있을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를 지켜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걸까. 대선·지선에서 연승한 국민의힘이 혁신위원회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앙·지방권력을 탈환한 데 이어 당 조직·공천시스템 개선 등 발빠른 쇄신 작업을 통해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압도적 여소야대 지형까지 뒤바꾸겠다는 것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위원장으로는 판사 출신으로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이 발탁됐다. 이준석 대표는 "당원 민주주의를 효율적으로 구현하고 적절한 공천제도를 연구하는 혁신위"라며 "총선을 염두에 두고 정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혁신위의 구체적 내용은 이 대표와 최 위원장 모두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차기 총선을 레이더망에 올려둔 만큼 인적 구성이 완료되면 결국 논의의 무게추는 공천 문제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혁신위와 관련해 "당의 혁신은 당 체질을 개선해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라며 "새 인물이 많이 들어올 수 있는, 어떤 개인의 힘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닌 예측 가능한 공천시스템을 만들자는 점에 대해 (이 대표와) 추상적인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을 실제로 해보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사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며 "여유 있게 공천하면서 검증할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것인데, 앞으로 논의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임기가 1년 남은 이 대표가 당내 입지를 더욱 굳게 다지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혁신위를 띄웠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삐를 늦추지 않는 개혁 이슈 선점을 통해 선거 연패 후폭풍에 시달리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점을 부각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성 상납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 징계, 친윤(親윤석열계)·안철수 의원 등 차기 당권 후보군에 대한 견제 성격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관련 교육·시험 통과 당원에게 기존 책임당원과 차별화된 권한을 주는 이른바 '으뜸 당원' 시스템 도입 여부도 최 위원장과 논의했다고 한다. 최근 1년간 책임당원(80만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이 대표를 지지하는 청년 당원들이 온라인 기반의 이 시스템에 대거 참여할 경우 그의 상당한 우군이 될 전망이다.

9명 안팎으로 점쳐지는 혁신위 구성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가 혁신위원을 '최고위원 추천인'으로 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혁신위가 자칫 '미니 최고위'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는 최 위원장과 사전 논의된 것도 아니라고 한다.

최 위원장은 혁신위원 구성에 대해 "(최고위원 추천은) 이 대표와 논의한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결국 최고위원들이 하자는 대로 되면 개혁이 되겠냐는 비판이 당연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위원들이 사심 없이 개혁적 인물을 공천해준다면 기대할 수 있겠지만 모양 자체가 현 시스템 그대로 가는 걸 전제한 것인데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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