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선거 끝났습니다. 이제 일합시다.


데스크 칼럼 [사진=조은수 기자]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3월 대통령 선거에 이어 6월 지방선거까지 마치면서 올해 예정된 굵직한 정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민심은 대통령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집권 여당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국내 정치 지형의 새 판을 선택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평가되는 이번 지방선거는 허니문 효과를 등에 업은 여당의 정권안정론에 대항할 만한 야당의 비전이 제시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5년만에 정권교체를 당한 대선패배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치러진 선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누구나 예견했던 일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라는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 이제 권력을 다투는 '정치' 일정이 끝난 만큼 이제부터는 민생을 챙기는 '정책'에 올인해야 할 때다.

사실 새 정부 출범이후 윤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한 정치·외교 일정을 소화하기는 했지만 민생과 관련된 국정과제들은 대부분 밑그림조차 없이 방치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을 위한 추경을 집행한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정부출범과 함께 제시한 '110대 국정과제' 대부분은 아직 거창한 제목만 있을 뿐 내용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과제의 세부이행계획을 수립해야 할 공무원들은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가 끝나면 좀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겠죠" 같은 말이 꼬리처럼 따라붙는다.

110대 국정과제 중 '미래' 부문의 첫 번 째 과제인 '국가혁신을 위한 과학기술 시스템 재설계'가 대표적이다. "국가 연구개발(R&D) 100조원 시대를 맞이해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모아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과학기술 시스템 재설계를 추진한다"는 게 이 과제의 목표다.

'과학기술 정책 대전환', '임무지향적 과학기술 체계 마련', '민간·지방 주도로 전환', '산·학·연 융합·협력 강화' 등 실천 과제도 제시돼 있다.

어느 것 하나 좋지 않은 말이 없다. 문제는 '어떻게'인데 '대전환', '재설계' 같은 굵직한 키워드를 채울 수 있는 실행방안은 아직 윤곽조차 보이지 않는다. 과학기술분야 국책연구기관들이 잇따라 관련된 토론회를 열어 '어떻게'의 방향을 잡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지만, 정책당국자들 사이에서 "작업중"도 아니고 "아직 명확한 지침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공무원들도 아직 갈피를 못잡고 있는 모습이다.

국정과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임무지향'이라는 단어를 주제로 열린 한 토론회에서도 그 뜻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모두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는 가운데 한 발표자가 내놓은 "어렵게 생각할 것이 없다. 모든 것을 임무화하면 된다"는 답은 현상황을 단적으로 대변하는 말로 들린다.

추상적인 가치를 내세운 공약의 내용을 채우는 것도 어렵지만 '민관 과학기술혁신위원회 신설' 같은 거버넌스 개편 공약도 실행방향이 오리무중인 것은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에서 과학기술 심의기구인 '국가과학기술심의회의'와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통합해 놓은 것을 다시 분리하고 위원회에 민간의 참여를 늘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현재 체계와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 지 알 수 없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6월말까지 내년도 정부 R&D 예산을 확정해야 한다.

더욱이 이같은 일을 담당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아직 차관 인사조차 마무리되지 않고 있어 이종호 장관이 기자들에게 "답답하다"는 심경을 토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여부는 이제부터 보여줄 '정책'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어느 정도 정치를 위한 정책이 있을지라도 새 정부가 천명한 '국익, 실용, 공정, 상식'의 원칙에 따른 새로운 정책들이 하루빨리 가시화되기를 기대한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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