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엠투엔의 자회사(지분율 18.23%) 신라젠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관련주로 언급되고 있다. 신라젠이 개발 중인 '펙사벡'과 천연두 백신인 백시니아 바이러스와의 관계 때문이다.
현재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고유 백신은 없는 상태지만, 백시니아 바이러스 기반의 두창 백신이 원숭이두창 예방에도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콩고의 한 연구소는 두창 백신이 원숭이두창에도 85% 정도 예방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바이러스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펙사벡은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하는데, 백시니아 바이러스는 천연두 백신으로 과거 200년 동안 사용돼 왔다.

펙사벡은 현재 신라젠의 유럽 파트너사인 트랜스진이 수술 예정인 간전이성 대장직장암(CRLM), 전이성 흑색종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펙사벡 술전요법(수술 전 정맥투여를 통한 보조요법)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펙사벡 임상은 전립선암, 대장암, 흑색종, 신장암 등 총 7개 적응증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신라젠이 원숭이두창 백신 개발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신라젠 관계자는 “백시니아 바이러스 관련 기술을 보유하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백신 관련 개발이 진행되려면 실제 백신으로 적합한 지 균주 확인 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개발이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하는 만큼 (원숭이두창이) 대유행 수준으로 시장이 확인된다면 (백신 개발을) 고려해볼 문제”라며 “현재로선 원숭이투창 바이러스 개발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두창(천연두, 마마)은 두창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20세기에만 두창 팬데믹으로 3억~5억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사망률도 높았다. 1세대 두창백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하며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송아지 등의 피부나 림프에서 배양해 동결건조 형태로 만들었다. 2세대 두창 백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무균 세포 배양을 통해 제조한다. 3세대 두창 백신은 세포생물학적 방법을 적용하며 앞선 세대 백신의 이상 반응을 개선했다. 국내는 1, 2세대 두창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인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1958년 두창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돼 ‘원숭이 두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된 숙주는 쥐 등의 설치류다. 영장류와 야생동물들도 숙주가 될 수 있다. 인간 감염 사례는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확인됐다.
주요 증상은 감염 후 1~2주(최장 3주)의 잠복기를 지난 후 발열, 두통, 근육통, 림프절 종대가 먼저 나타난다. 1~3일 후에 얼굴, 몸, 손바닥, 발바닥에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서 다른 부위로 퍼진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속해있는 폭스바이러스과(Poxviridae Family) 올소폭스바이러스속(Orthopoxvirus Genus)은 ▲두창 바이러스(Variola virus/Smallpox virus)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우두 바이러스(Cowpox virus) ▲백시니아 바이러스(Vaccinia virus) 등 네가지 바이러스가 있다.
올소폭스바이러스속 바이러스는 외피를 가지는 DNA 바이러스로 구조가 유사하다. 한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이 생기면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면역을 가지는 '교차면역반응'이 나타나고 동일한 치료제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도 DNA 바이러스로 크기가 크고 구조가 안정적인 관계로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변이가 나타난다 해도 전파력이 급증하거나 새로운 전파 경로를 만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문제는 잠복기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길어 확산 경로와 확산 속도 파악이 어렵다. 실제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으로 원숭이두창 환자는 22개 국에서 435명이 발생했다. 발생지역은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등 유럽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중남미, 중동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한편 신라젠은 지난 2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 받고 거래 재개를 위한 내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새로 부여된 추가 개선기간의 종료일은 오는 8월 18일이다.
신라젠은 개선기간 종료일로부터 15일 이내(영업일 기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영업일 기준) 시장위를 개최해 다시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재상장 여부는 9∼10월 중으로 결론지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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