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앱삭제 카운트다운] ① '우려가 현실로'…웹툰·웹소설·OTT·음원 도미노 인상 [IT돋보기]


네이버·카카오 비롯 주요 콘텐츠 앱 결제 가격 줄줄이 인상 예고

구글의 인앱결제 확대 적용이 콘텐츠 요금 인상의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구글 갑질금지법)을 제정했지만 거대 앱 마켓의 꼼수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거대 앱 마켓 사업자들의 인앱결제 강제가 불러오는 논란과 우리 정부의 대응책에 대해 살피고,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구글이 오는 6월1일부터 자신들의 인앱결제 정책을 수용하지 않는 앱을 구글 플레이에서 삭제한다.

그간 인앱결제 시스템 적용을 최대한 미뤄 오던 웹툰·웹소설·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디지털 콘텐츠 업계는 앱 삭제 시한이 다가오자 앱 내 결제 가격에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적용하며 가격을 하나둘 올리는 추세다. 이로 인해 디지털 콘텐츠의 가격이 15~20%씩 인상되면서 업계에서는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인해 생태계 전체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

◆웹툰·웹소설·OTT·음원 등 가리지 않고 줄줄이 가격 '인상'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나란히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권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과 네이버 시리즈에서 구매하는 쿠키의 개당 가격을 100원에서 120원으로 올렸다. 카카오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의 결제 가격을 20% 인상했다. 카카오는 오는 6월 1일부터 가격 인상분이 적용되고, 네이버는 시점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가격 인상은 안드로이드 앱 내 결제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네이버웹툰이 지난 11일 공지사항을 통해 구글 인앱결제로 인한 이용권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카카오가 가격 인상을 결정하자 다른 웹툰·웹소설 플랫폼들도 하나둘 뒤따르고 있다. 이달 말 들어 리디·코미코·문피아가 나란히 앱 결제 시 이용권 가격을 15~20% 올린다고 공지했다. 이들 역시 공통적으로 구글 인앱결제 정책 변경을 이유로 들었다. 6월1일 전까지 가격 인상분을 반영할 예정이다. 웹소설 플랫폼인 조아라의 경우 이미 지난 4월 선제적으로 이용권 가격을 약 40% 올린 바 있다.

주요 웹툰·웹소설 플랫폼들이 나란히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다른 플랫폼들도 결국 이 같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웹툰업계 한 관계자는 "각 플랫폼들과 계약을 맺은 에이전시(CP)에도 플랫폼 이용권 가격 인상 공문이 개별적으로 전달됐다"며 "아직 가격 인상 공지를 하지 않은 다른 플랫폼들도 대부분 가격을 올리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가격 인상은 웹툰·웹소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미 OTT·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도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을 이유로 이용권 요금을 올렸거나 인상을 검토 중이다. 현재 OTT 중에서는 티빙·웨이브·시즌 등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중에서는 플로가 가격을 이미 인상했다. 왓챠 등 이미 구글 인앱결제 시스템을 적용해 왔던 일부 플랫폼을 제외하면 나머지 업체들도 마찬가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 다른 디지털 콘텐츠 구독 상품들도 가격 인상을 시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구독 서비스인 '이모티콘 플러스'의 가격을 월 4천900원에서 5천700원으로, '톡서랍 플러스'는 월 1천900원에서 2천200원으로 인상했다. 스포티비 역시 '스포티비 나우'의 이용권 가격을 베이직 기준 월 8천690원에서 9천900원으로 올렸다. 여타 다른 디지털콘텐츠 플랫폼들도 구글 인앱결제 적용으로 인한 안드로이드 앱 결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부담 증가 속 이용자 소비 위축 예상…플랫폼 부담 전가 우려도

이처럼 구글발(發) 콘텐츠 이용요금 인상이 잇따르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소비자 피해다. 구글의 수수료 인상에 따라 가중되는 비용을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게 됨으로써 결국 소비자들의 콘텐츠 이용 부담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가격 인상은 앱 결제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PC나 모바일 웹 결제 등을 활용할 경우 기존 가격 그대로 이용이 가능하다. 또 웹툰 플랫폼 등에서 지원하는 자동충전 기능을 PC·모바일 웹페이지를 통해 설정할 경우에도 가격 인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미 자동충전 기능을 쓰던 이용자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실질적으로 이를 인지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업계에서는 우려한다. 이미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시행 중인 애플의 경우, iOS 이용자들은 안드로이드 이용자 대비 디지털 콘텐츠 가격을 20~30% 더 부담해야 했다. 이러한 정책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행됐지만, 여전히 iOS 결제 시 안드로이드나 웹 결제 대비 가격이 더 비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웃돈을 얹어 콘텐츠를 구매하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용자를 다른 결제 수단으로 유도해서는 안 된다'는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상 이와 같은 앱 외부에서의 결제 방식을 앱 내에서는 직접적으로 공지할 수가 없다. 또 구글이 앱 내에서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하는 '아웃링크' 방식도 금지했기 때문에 결국 이용자가 이 같은 방법을 다른 경로를 통해 미리 숙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글이 지난 3월 인앱결제 정책 관련 공지를 하면서 앱 개발사들에게 예시로 든 결제 UI의 모습. [사진=구글 블로그]

업계에서는 이렇게 늘어난 소비자 부담이 디지털 콘텐츠 이용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이 경우 플랫폼 업체들의 수익성 저하가 다가오고, 이에 따라 플랫폼 업체들이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결국 창작자들은 물론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한국웹툰산업협회 등 웹툰·웹소설 협·단체들이 잇따라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낸 이유이기도 했다.

웹툰업계 고위 관계자는 "물론 가격 인상으로 실제 (플랫폼사들의) 매출에 타격이 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면서도 "만일 매출 하락이 현실화되면 그 부담은 콘텐츠업계 전체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중간에 유통망이 하나 껴서 갑자기 가격이 20%가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어떻게든 안 좋은 쪽으로 영향이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플랫폼들이 인앱결제 수수료 부담을 이용자뿐만 아니라 에이전시나 작가들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웹툰·웹소설의 경우 플랫폼과 작가가 직계약을 맺기도 하지만, 플랫폼과 작가 사이에 기존의 출판사 역할을 하는 에이전시가 끼어 있는 경우가 많다.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반영으로 기존 계약을 변경해야 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에이전시와 작가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수수료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아직 웹툰·웹소설 플랫폼 중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해 에이전시 등에 돌아가는 수수료율을 조정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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