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친기업 강조' 尹에 화답한 재계…현대차·롯데, 역대급 투자 본격 시동


현대차 국내 21조·美 13.3조 이어 롯데 37조 국내 투자 발표…삼성·SK·LG도 기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새 정부 출범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이후 재계 투자 시계가 다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친기업'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에 화답하기 위해 5대 그룹을 중심으로 투자·고용 등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국회사진취재단]

2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신규 사업 추진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5년간 총 37조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유통∙관광 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시설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 CDMO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인 만큼 해외 공장 인수에 이어 1조 원 규모의 국내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모빌리티 부문은 올해 실증 비행이 목표인 UAM(도심항공교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한다.

또 유통∙호텔 등 운영 점포와 연계 복합 충전스테이션 설치 등 충전 인프라 사업도 본격화한 롯데는 시설 투자를 통해 연간 충전기 생산량을 1만 대 이상 규모로 확대한다. 롯데렌탈도 8조원 규모의 전기차 24만 대를 도입하며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쏟는다.

롯데케미칼은 5년간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천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또 자원 선순환 트렌드에 발맞춰 리사이클과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분야에서 2030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친환경 리사이클 제품 100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외에 화학 사업군은 7조8천억원을 투자해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과 범용 석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비 투자와 생산 증설에 나서 지역 경제도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국내 스타트업 지원과 투자에도 본격 나선다. 특히 롯데벤처스는 2026년까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3천6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유통 사업군은 8조1천억원을 투자해 상권 발전 및 고용 창출에 앞장선다. 호텔 사업군은 관광 인프라 핵심 시설인 호텔과 면세점 시설에 2조3천억원을 투자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 식품 사업군도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 등에 총 2조1천억원을 투자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투자계획 발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도 이달 새 정부 출범 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일단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까지 국내에서만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은 올해 34만 대에서 144만 대로 대폭 확대한다. 이는 2030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목표치 323만 대의 45%에 달하는 물량이다.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한다. 기아는 전기차 국내 생산 확대의 일환으로 오토랜드(AutoLand) 화성에 수천억원을 투자해 연간 최대 15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양산 시점은 2025년으로 우선 10만 대를 생산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과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물결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미국 공장 투자 계획도 발표하며 윤 대통령의 면을 세워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조지아 전기차 공장에 55억 달러(약 7조원) 신규 투자를 비롯해 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 분야에 50억 달러(약 6조3천600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직접 영어로 발표해 주목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도 윤 대통령이 강조해 온 반도체 '초격차 역량' 확보와 차세대 통신기술 주도권 강화를 위한 6G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8월 '3년 동안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채용 계획도 3년간 4만 명에 달한다.

삼성전자 투자의 대부분은 반도체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기술 격차를 더욱 벌려 현재 우위를 유지하고, 현재 2위인 시스템 반도체는 2030년까지 171조원 투자해 1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하반기 가동하는 평택캠퍼스는 물론 2024년 가동되는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 생산라인 투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방한 첫날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방문하면서 삼성전자의 170억 달러(약 21조원) 규모 미국 파운드리 투자에 고마움을 표시한 바 있다.

이 외에 삼성전자는 로봇과 인공지능(AI), 6G,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첨단 사업에도 투자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제1회 '삼성 6G 포럼'을 열고 차세대 통신기술 선점에 대한 의지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SK와 LG도 투자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육성 계획에 맞춰 하이닉스를 통해 용인에 이어 청주에 팹(반도체 제조공장) 투자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용인 반도체 공장 4곳에는 1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바이오 산업에 관심을 보였던 만큼 바이오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LG는 인공지능(AI)과 전장사업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 LG는 지난해 2분기 사내에 시스템 반도체 R&D 관련 TF를 꾸리는 등 차량용 파워트레인 등 기존 사업에 차량용 반도체까지 전장사업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친노조·각종 규제 등으로 기업들에 어려운 시기였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 대통령은 기업의 발목을 잡는 '족쇄'를 풀겠다는 이른바 '친기업' 노선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며 "새 정부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규제를 없애겠다면서 민간 중심의 성장전략을 제시한 만큼 기업들도 속속 이에 화답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친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기업들이 한국 경제 성장의 주역일 뿐 아니라 경제안보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줬던 것이 기업들에겐 힘이 됐던 것 같다"며 "앞으로 새 정부가 과감한 규제개혁과 투자 인센티브 등 제도적 환경을 조성한다면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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