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PO 몸값 동상이몽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지난해 뜨거웠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조 단위 대어로 꼽히던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잇달아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IPO 시장 침체는 부진한 증시와 맞닿아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발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과 봉쇄조치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탓이다. 녹록치 않은 대외 환경이 공모주를 비롯한 주식 투자의 매력도를 낮추고 있다.

[사진=조은수 기자]

일각에서는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 대어급 IPO 기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상장 단계에서 불거졌던 '고평가 논란' 이후 수요예측 단계에서 상장을 포기하면서 IPO를 준비 중인 중소형 규모의 후발 기업들이 공모에 나서기 힘든 시장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물리·사이버보안 기업 SK쉴더스의 경우 상장사인 물리보안 1위 업체 에스원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산정해 논란이 됐다. 이후 비교기업에서 미국 ADT, 알람닷컴, 퀄리스 등 해외 기업을 제외하면서 평가 기업가치를 낮췄다. 주당 평가가액도 낮게 조정했지만, 할인율을 기존보다 적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공모 희망가격은 변경하지 않았다.

원스토어도 적자를 내고 있는 와중에 애플, 알파벳(구글) 등 글로벌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산정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네이버, 넥슨 등으로 비교기업을 변경했지만 시장에서 받고자 하는 희망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매번 반복되는 고평가 논란은 IPO기업과 기존 주주, 증권사의 이해관계와 맞물린다. 자금을 조달하는 회사와 구주 매출을 진행하는 주주는 공모가가 높을수록 유리하다. 공모 규모에 비례해 인수 수수료를 받는 증권사 입장에서도 공모가가 높을수록 이득이다.

유동성 장세였던 작년까지만 해도 IPO 대어들은 고평가 논란에도 어렵지 않게 증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설명처럼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선 투자자들이 IPO 기업의 공모가격 적정성을 보다 세밀하게 따져보게 됐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는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며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수 대기업 계열 자회사들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 상황까지 고려한 적정 기업가치로 시장의 평가를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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