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바이오로직스'로 CMO 사업 '콕' 집은 까닭은


'롯데바이오로직스'로 6월 바이오USA 본격 참가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가 '롯데바이오로직스'로 바이오 법인설립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이로써 재계 상위 5대 그룹 중 삼성·SK·롯데가 바이오 CMO(의약품 위탁생산) 분야에서 승부를 겨루게 됐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CMO 공장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본지가 4일 단독 보도한 '롯데바이오로직스 상표 등록 및 법인 설립 준비' 기사 후 롯데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롯데그룹은 오는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 USA'에 '롯데바이오로직스'란 이름으로 부스를 열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 모습 [사진=롯데그룹]

롯데그룹은 롯데바이오로직스란 업체로 등록하며 업종을 CMO로 적으며 주요 사업 방향을 드러냈다. 매년 7천여개 회사가 참여나는 바이오USA는 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된 미국 내 주요 도시들이 돌아가며 개최하는 세계 최대 바이오 콘퍼런스다.

◆ 신동빈 롯데 회장, 신사업으로 '고부가 가치 사업' 주문

유통과 화학 두개의 축으로 성장해온 롯데는 그간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데 골몰했다. 지난해 거래액 20조원 규모의 이베이코리아도 M&A 대상으로 꼽혔으나 마지막 순간에 발을 뺐다. 신 회장의 의중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점춰진다.

이후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운용사와 한샘을 공동 인수했고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에도 1천800억원을 투자해 3대 주주에 올랐다. 롯데는 모빌리티, 바이오, 메타버스를 3대 신사업 축으로 설정하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직접 '바이오'와 '헬스케어'라는 말을 언급하며 신성장동력의 지향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신 회장은 2021년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미래 관점의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하면서 "신사업 발굴 및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는 '고부가 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결국 신 회장은 '고부가 가치 사업'으로 바이오 사업, 더 세부적으로는 CMO 사업을 먼저 고른 것이다. 향후 신약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먼저 CMO 사업으로 승부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롯데가 CMO 사업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통상 바이의의약품 CMO의 수익률은 20~40%로 알려졌다. 대체적으로 소규모 임상용 CMO의 경우 마진율이 낮고 상업용 치료제 제조를 전담하는 CMO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특히 대량 생산 중인 코로나 백신의 경우 CMO 수익률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 롯데, CMO 시장 진입 위해 배양설비, 유전자 발현·미생물 발효 등 다양한 기술 필요

이에 더해 글로벌 시장 성장 전망도 좋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2019년 119억 달러(약 13조9천900원) 수준인 글로벌 CMO 시장은 오는 2025년 253억 달러(약 29조7천500억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특허청에 등록된 롯데바이오로직스 [사진=특허청]

현재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MO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 중국 우시 등 4개사가 전세계 CMO 수주물량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CMO 분야 세계 1위인 스위스 론자의 시장 점유율은 25%,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1% 수준이다. 론자의 2020년 매출액은 45억 스위스 프랑(약 5조4천7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했고 올해도 두 자릿수대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롯데가 CMO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CMO 사업 수주를 확대하려면 바이오리액터(배양설비)를 갖추는 것은 물론, ▲유전자 발현 기술 ▲미생물 발효 ▲동물세포 배양 등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높은 수율로 고농도 항체를 생산할 수 있어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번 위탁생산을 맡기면 오랫동안 거래를 하는 시장 관행도 신규업체의 진입 장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CMO는 한번 생산을 맡기게 되면 생산처를 바꾸는 게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바이오의약품 생산지를 변경할 경우 허가절차 등 약 2년간의 추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해당 업체가 의약품 허가 전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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