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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중고차 판매 1년 유예…완성차 업계 "시장 진출 유예 유감"


중기부 심의위 열어 최종 권고안 의결…2년간 판매대수 단계적 제한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내년 5월로 1년 연기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대승적 차원에서 권고안을 수용키로 했지만, 완성차업계는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 최종 권고안 결정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내년 5월로 1년 연기되는 것으로 결정됐다.사진은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 최종 권고안 결정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내년 5월로 1년 연기되는 것으로 결정됐다.사진은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2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전날 세종시 중기부 청사에서 열린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당초 예정일보다 1년 늦은 내년 5월로 미뤄야 한다는 최종 권고안이 결정됐다.

심의회는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판매업 사업개시 시점을 1년 연기해 내년 5월 1일 개시한다"며 "다만 내년 1~4월에는 각각 5천대 내에서 인증중고차를 시범판매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심의회는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시장 진출 초기에 판매할 수 있는 물량도 제한했다. 현대차는 2023년 5월 1일부터 2024년 4월30일까지 전체 중고차의 2.9%, 2024년 5월 1일부터 2025년 4월 30일까지 4.1%만 판매할 수 있다.

기아도 같은 기간 중고차 판매 대수가 전체 물량의 각각 2.1%, 2.9%로 제한된다.

중고차 매입 범위도 현대차·기아 고객이 신차를 사는 조건으로 자사 브랜드의 기존 중고차를 팔겠다고 요청했을 때만 이들로부터 해당 중고차를 사들일 수 있도록 단서를 달았다.

매입한 중고차 중 5년·10km 미만 인증 중고차로 판매하지 않는 물건은 경매에 넘겨야 한다. 이때 경매 참여자는 중소기업으로 제한하거나 현대차·기아가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협의해 정한 사업자에게 경매 의뢰하는 물량이 전체의 50% 이상이 되도록 했다.

이번 사업조정 권고는 3년간 적용되며 법적 효력을 갖는다.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에 따라 나온 이번 권고안을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을 경우 중기부 장관은 이행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행 명령에도 불응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권고안에 대해 "중고차 시장의 변화를 절실히 원하는 소비자를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사업 개시 1년 유예 권고는 완성차 업계가 제공하는 신뢰도 높은 고품질의 투명하고 객관적인 거래환경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권고 내용을 따르고 중고차 소비자들의 권익 증대와 중고차 시장의 양적·질적 발전, 기존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을 목표로 중고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협력과 상호발전을 위해 연도별로 시장 점유율 상한을 설정해 단계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한편, 인증 중고차 대상 외 차량은 중고차 매매업계에 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한 뒤 종합해서 제공하는 중고차 통합 정보 오픈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의 독점 해소와 중고차 시장 투명성 제고에도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도 이번 중기부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KAMA 측은 "소비자 요구와 수입차와의 역차별 해소 필요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결정"이라며 "1년 유예 기간 설정과 시험사업 기간 매집과 판매 상한 제한 등으로 선진화를 원하는 소비자 열망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완성차 업체로서는 플랫폼 대기업과 수입차 업체 대비 차별적 규제를 상당 기간 더 받게 됐다"고 비판했다.

KAMA는 이어 "가장 나쁜 규제는 창의성과 혁신 그리고 경쟁을 제한하는 진입 규제"라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기업의 자유로운 시장 진입을 보장하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시장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부 기능 조정을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KAMA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등 진입 규제가 시행되는 경우 경쟁 부족과 혁신 지체로 소비자들은 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역분쟁 우려와 국내산의 역차별 등 부작용이 크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시장경제 체제에서 정부 개입은 경쟁을 아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 촉진을 통해 시장 활력과 혁신을 높이는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개별법이나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 등에 의한 진입규제는 과감히 철폐하되 공정위의 시장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AMA 관계자는 "앞으로 완성차업계는 중고차시장 진출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해 소비자에겐 더 안전하고 품질 좋은 차량이 공급되고, 기존 중고차 매매상에겐 넓어진 사업기회를 제공하며, 자동차 부품업체엔 새로운 부품 시장이 열리도록 하겠다"며 "소비자, 중소 중고차 매매상, 자동차 부품업체 그리고 완성차 업체가 모두 윈-윈하는 선진화된 시장을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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