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중기적합업종 지정 '난항'…막판 조정 '불발' [IT돋보기]


마지막 조정협의체 열었지만…카카오·티맵 간 의견차 여전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의 사업 확장 제한을 권고하는 '중소기업적합업종(중기적합업종)'에 대리운전 포함 여부를 5월 중 결정한다.

대리운전업의 중기적합업종 지정 요청 이후 1년 기한을 꽉 채워 결론이 나는 셈이다.

다만, 동반위가 마지막으로 개최한 실무협의체에서 각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간극이 뚜렷하게 좁혀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카카오T 대리의 사용 모습. [사진=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가 지난해 'TMAP 안심대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진=티맵모빌리티]

◆대리운전 중기적합업종 지정 관련 마지막 조정회의…5월 하순 결론

28일 업계에 따르면 동반위는 이날 오전 대리운전업의 중기적합업종 지정 관련 마지막 조정협의체를 개최하고 각 이해관계자 간 의견을 조율했다. 대리운전 플랫폼 업체인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 대리운전 사업체를 대표하는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총연합회) 쪽 의견을 나란히 청취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위는 실무위원 논의를 거친 뒤 오는 5월 하순 진행될 본회의에서 중기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대리운전에 대한 중기적합업종 지정 신청이 들어왔기에, 신청일로부터 1년 내 결정해야 하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5월 초중순 정도에 실무위원회를 열고 본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 대리운전 전화 호출을 중개하는 중소 업체들을 대표하는 총연합회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의 대리운전 사업 확장을 제한해달라는 취지로 동반위에 중기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카카오와 티맵이 자금력을 앞세워 고객·기사 대상 프로모션 공세를 펼치고 있는 데다가, 앱을 이용한 대리운전 호출을 넘어 전화 호출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중소 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으니 이들의 사업 진출을 제한해 달라는 취지다.

이후 동반위는 지난해 11월 총연합회와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그리고 이들이 추천한 공익위원으로 조정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까지 총 7차례의 조정협의체가 진행됐다.

동반위는 조정협의체와 그간의 실태조사 결과 등을 통해 취합한 의견을 토대로 5월 초중순 실무위원회를 열어 최종적으로 중기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검토한다. 만일 5월 중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해당 안건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 절차로 넘어간다. 중기적합업종 지정이 법적 구속력은 없는 것과 달리 사업조정은 법적으로 대기업을 규제할 수 있기 때문에 카카오와 티맵 입장에서는 이달 중으로 합의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예정대로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동반위는 확장자제나 사업 축소, 진입자제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카카오와 티맵의 현 사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카카오·티맵 평행선, 마지막까지 지속…공은 동반위로

다만 대리운전 중기적합업종 관련 논의가 장기화된 것은 공교롭게도 대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 간 이해관계가 상충돼 이와 관련한 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리운전업계가 카카오와 SK의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 반대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간담회 장에서 발언 중인 최승재 의원(국민의힘). [사진=장가람 기자]

카카오와 티맵은 기본적으로 현 대리운전 사업에 어느 정도 제한을 걸 필요가 있다는 점 자체에는 동의한다. 다만 세부 방식을 놓고 간극이 크다. 카카오가 소비자 대상 과도한 프로모션 자제와 전화콜 시장 확장 자제에 무게중심을 두는 반면, 티맵은 대기업 시장점유율에 상한을 두는 '점유율 상한제'에 초점을 맞춘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이 같은 협상안이 각 업체 간 처한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대리운전 시장에서 직·간접적으로 4~50%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카카오모빌리티로서는 점유율 자체가 규제돼 기존 점유율을 빼앗기는 것보다는 프로모션 자제 쪽이 이득이다.

반면 지난해 7월 시장에 진입해 아직 초기 사업자인 티맵으로서는 프로모션 등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기업별 10~15%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거론되는 점유율 상한을 적용받더라도 티맵의 현재 점유율이 이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타격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중기적합업종 신청을 했던 총연합회는 당초 대기업 점유율 상한제를 주장했다. 다만 이후 점유율 상한제보다는 동반위 측의 권고에 따라 대기업의 프로모션 및 전화콜 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11월 총연합회 차원에서 프로모션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티맵을 공정위에 제소하는 등 갈등도 있었다.

이처럼 이해관계자 간 의견이 각자 다르다 보니 이날 마지막 조정협의체에서도 뚜렷한 중재안이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다. 양사가 모두 대기업 계열이다 보니 동반위가 서로 다른 권고사항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공은 동반위로 넘어간 셈이다.

중소업체들 사이에서는 대기업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중기적합업종 지정 논의가 미뤄진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중간에서 동반위가 좀 더 역할을 해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대리운전 업계 관계자는 "중기적합업종 신청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업체들이 처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고 최대한 빠르게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보는데, 논의만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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