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최저임금 인상, 고용시장 화 불렀다…"작년 퇴사자 절반, 직장서 잘려"


비자발적 퇴직자 5년새 25.4%↑…단시간 취업자 최초로 200만명 돌파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일을 그만둔 사람 중 절반이 직장 휴폐업과 정리해고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퇴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시간 취업자 수는 최고조에 달해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이 악화됐을 뿐 아니라 직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 역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최근 5년간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자발적 퇴직자 수는 2016년 125만8천 명에서 지난해 157만7천 명으로 25.4% 늘었다.

비자발적 퇴직자는 휴폐업과 명예·조기퇴직, 정리해고 등으로 실직 상태가 된 사람으로, 매년 12월 기준으로 해당 연도에 퇴직해 재조사 시점까지 퇴직 상태일 때 통계에 포함된다.

지난해 비자발적 퇴직자 비중은 전체 퇴직자의 절반 수준인 47.8%에 달했다. 퇴직자 2명 중 1명이 원치 않는데 퇴사를 한 셈이다.

지난해 일을 그만둔 사람 중 절반이 직장 휴폐업과 정리해고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퇴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지난해 일을 그만둔 사람 중 절반이 직장 휴폐업과 정리해고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퇴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고용의 질도 최근 5년새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36시간 이상인 취업자는 2016년 대비 143만1천 명으로 6.7% 줄어든 반면, 17시간 미만 취업자는 88만5천 명으로 69.9% 늘었다. 17시간 미만의 단시간 취업자 수는 해당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80년 이후 처음으로 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를 두고 전경련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을 피하기 위해 15시간 미만의 '쪼개기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으로, 한국의 초단시간 일자리는 선진국의 시간제 일자리와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취업자 수가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됐던 지난 2018년, 2019년에 각각 14.1%, 18.9% 증가한 것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초단시간 취업자는 지난해에도 16.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저임금 인상 탓에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도 2016년 대비 지난해 1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11만3천 명 감소했는데, 이는 통계를 집계한 1980년 이후 IMF 위기 때인 1998년(24만7천 명 감소), 코로나19 사태로 피해가 컸던 2020년(16만6천 명 감소)다음으로 가장 큰 감소폭으로 기록됐다. 반면 직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은 같은 기간 동안 4.4% 증가했다.

지난해 일을 그만둔 사람 중 절반이 직장 휴폐업과 정리해고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퇴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그래프=전경련]

우리나라 일자리의 핵심으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6년 대비 21만6천 명(4.7%) 감소했지만, 정부 공공 일자리 사업 분야인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공공행정)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보건복지)의 취업자 수는 81만2천 명(28.3%) 증가했다.

또 제조업에서 36시간 미만 단시간 일자리 비중은 11.9%였지만, 공공행정·조건복지의 경우 34.5%로 크게 높았다. 전경련은 공공행정·조건복지 분야의 일자리 고용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일을 그만둔 사람 중 절반이 직장 휴폐업과 정리해고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퇴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표·그래프=전경련]

이 같은 현상은 경제 중추이자 주력 생산 인구인 '40대' 고용 부진으로도 이어졌다. 40대 고용률은 지난 2017년 79.4%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 추세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9년(77.6%)보다도 낮다.

또 40대 기준 취업자 비중이 높은 7대 산업은 제조업(18.7%), 도소매업(12.9%), 교육서비스업(8.6%), 건설업(8.4%),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8.0%), 운수 및 창고업(5.5%), 숙박음식점업(5.4%) 순이지만, 이들 7대 산업 중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만 최근 5년간 연평균 취업자가 3.5% 증가하고 나머지 산업은 모두 감소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고용 여력 악화, 단시간 일자리 급증, 제조업 일자리 감소, 40대 고용 부진은 민간 경제 활성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정부 주도 일자리에서 벗어나 민간기업의 고용 여력 제고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최저임금 인상, 고용시장 화 불렀다…"작년 퇴사자 절반, 직장서 잘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