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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보험 수익률 올라도 '부진'…선진국형 상품 도입될까


지난해 연금저축 평균 1.77% 수익률…"안정성·건강보장 차별화 강조"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의 수익률이 오름세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가입자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연금펀드 대비 수익률이 현저히 낮아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에서는 금융당국과 함께 점증식 연금보험 등 선진국형 상품개발을 통해 연금저축보험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보험 계약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보험 계약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 연금저축보험 수익률 1.77%…"연금펀드에 밀린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평균 수익률이 1.77%로 전년(1.73%) 대비 소폭 상승했다.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은 은행의 연금신탁(0.22%)보다 높았지만 증권사 연금펀드(9.16%) 수익률보다는 저조했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KB생명이 2.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KDB생명(2.63%), MG손해보험(2.61%), 흥국생명 (2.51%), 푸본현대생명 2.42%, 하나손해보험(2.42%), 메리츠화재(2.28%) DGB생명(2.15%), DB생명(2.13%), DB손해보험(2.05%), 삼성생명(2.02%) 등이 뒤를 이었다. KB손해보험(1.76%), 교보생명(1.64%), 한화생명(1.62%), 현대해상(1.59%), 삼성화재(1.5%) 등의 경우 1% 수익률을 넘겼다.

연금저축은 고객이 금융사에 자산을 맡기고 운용을 위탁한 뒤, 가입 5년이 지나거나 만 55세가 넘으면 연금 형태로 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연금저축보험으로 거둬들인 보험금을 주로 채권과 같이 안전 자산에 투자한다. 연 4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 주식시장에 자금을 투자하는 연금펀드보다 수익률이 낮다보니,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4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연금 저축 적립액(세제 적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연금보험 적립액은 전년 말(109조7천억원) 대비 1.9% 늘어난 111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연금펀드는 18조9천억원에서 22조3천억원으로 18% 증가했다.

아직 연금저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지만, 신규 가입은 매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연금 포털에 따르면 연금보험의 신규 계약건수는 2016년 497만 건에서 지난해 470만5천건으로 줄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더 높은 연금펀드로 눈을 돌린 것"이라며 "최근에는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연금저축보험도 소폭 수익률이 올랐지만, 연금펀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수익성도 낮은데 연금저축보험은 10년 이내에 해지하면 그간 세액공제 받은 금액을 모두 토해내야 한다. 그동안 모아둔 만큼의 연금은 받을 수 있지만, 세액공제 없이 16.5%의 연금소득세까지 추가로 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진다. 여기에 연 1.6%~2.3%대의 보험사가 떼가는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수익률이 수수료로 상쇄된다. 중도해지시 무조건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된다.

건강보장을 위한 다양한 특약도 가입할 순 있지만 보장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경우 보장이 빈약해지는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보험 상품은 주보험이 하나 크게 있고, 거기에 특약을 추가로 가입하는 구조인데, 연금저축을 중시하면서 보장도 받고 싶으면 연금저축보험에다 특약을 가입하고, 보장성을 중시한다면 종신보험이나 보장성보험에 특약을 추가하게 된다"면서 "만일 높은 보장을 원하는데 연금저축보험 특약을 가입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보장 내용이 빈약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고령화 대비 위한 필수 상품…톤틴·점증식 연금보험으로 차별화 시도

연금저축보험에 대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액공제 범위를 더욱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납입 부담을 줄여 가입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소득이나 연령과 관계없이 연금저축계좌는 연 600만원 한도, 퇴직연금계좌를 합산할 경우 연 9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종합소득이 있으면서 원천징수 이자소득·배당소득 합계액이 2천만원 이하인 50세 이상의 거주자에게 연금계좌세액공제 한도보다 200만원을 추가로 세액공제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연금저축보험 가입의 필요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특히, 연금펀드와 달리 연금저축보험은 특약을 통해 질병, 상해 위험까지 보장받을 수 있고, 종신연금 형태로 수령할 수도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0.5~1% 수준으로 최저 이익 보증 기능이 들어 있어 만기만 채우면 손실이 나더라도 보험사가 보장해 주는 안전장치가 있으며, 공시이율을 적용해 금리인상시기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서 "내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보험사들이 연금저축보험에 대한 더욱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고, 혜택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선진국에 도입된 보험 상품을 국내에서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기 사망 시 적립금을 다른 가입자 연금 재원으로 활용하는 '톤틴 연금보험'과 연령에 비례해 수령액이 늘어나는 '점증식 연금보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연금저축보험 역시 미래 세대에 꼭 필요한 상품인만큼, 헬스케어서비스 등 새로운 기술과 접목을 늘리고 한국형 톤틴연금 등을 개발해 안정적인 노후 보장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특히 MZ세대가 사회 중심 소비층으로 떠오르는만큼, 이들의 보장을 강화하는 맞춤형 연금저축보험 상품 개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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