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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으로 치닫는 명품 플랫폼 빅3 '머스트잇·발란·트렌비'


작년 합산 거래액 1조원 돌파…톱스타 마케팅 등 비용 지출↑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등 명품 플랫폼 '빅3'는 지난해 합산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높은 성장성에 대규모 투자 유치에도 잇달아 성공했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여전히 수익성이 낮고, 과당 경쟁에 따른 지나친 광고마케팅 비용 지출 등으로 자칫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TV 광고를 시작한 작년 10월 이후 3개월간 거래액이 2천억원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766% 급증했다. [사진=발란]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TV 광고를 시작한 작년 10월 이후 3개월간 거래액이 2천억원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766% 급증했다. [사진=발란]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등 3사는 지난해 회사별로 80억원 이상의 광고마케팅비를 지출했다. 지난해 8월 머스트잇이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첫 TV 광고를 내보냈고, 트렌비가 9월 김희애, 발란이 10월 김혜수 등 톱스타를 모델로 앞세우며 TV 광고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한국광고총연합회 동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고비 집행 상위 50위에 트렌비(9~10월)와 발란(10~11월)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두 달 동안 각각 52억원, 55억원을 TV광고에 쏟아부었다.

TV광고 효과는 컸다. 머스트잇은 주지훈이 출연한 TV 광고가 방영된 이후 한 달간 거래액이 320억원으로, 전년도 월평균 거래액(21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신규 유입 고객도 66% 늘었다.

발란은 김혜수가 출연하는 TV광고가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 석 달간 거래액이 2천억원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766%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 3천150억원 중 60%에 해당하는 거래가 이 기간 집중됐다.

트렌비도 김희애 TV광고 노출 이후 작년 11~12월 거래액이 1천억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2020년 연간 거래액(1천8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명품 플랫폼 3사는 거래액이 지난해 각각 3천억원을 넘어서며 합산 거래액도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20년 4천억원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명품 플랫폼의 급성장으로 백화점과 면세점 위주에서 온라인으로 명품 유통 채널이 다각화하고, 소비 연령대도 낮아졌다. 특히 백화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정품 인증 마케팅도 강화하며 보복 소비 수요를 끌어들여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명품 플랫폼의 성장성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머스트잇 130억원, 발란 325억원, 트렌비 220억원의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 두둑한 실탄을 마련한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명품 플랫폼들의 마케팅 등 공격적인 투자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수익성이 낮은 비즈니스 모델은 숙제다. 플랫폼 내 거래액은 크게 늘었지만, 대부분 해외 명품 부티크와 병행수입 업자를 통한 중개거래에 따른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해외 명품을 직접 구입해 판매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만큼 높은 마진을 붙이긴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머스티잇만 17억원 흑자였고, 발란과 트렌비는 각각 64억원, 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시스템 투자 확대 등으로 영업적자 폭이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SSG닷컴과 무신사 등 기존 이커머스 업체와 패션플랫폼들도 명품 카테고리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품 논란도 리스크다. 오픈마켓 형태나 병형수입 상품 판매 등으로 운영되는 플랫폼 유통 구조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로 물건을 확보했는지 알 수 없어 100% 정품 인증은 어렵다. 명품 플랫폼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전문 감정사를 두거나 명품감정원에 의뢰하는 등 정품 인증 서비스와 200% 보상제도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작 해외 명품 브랜드는 제품의 정품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는다"며 "제품 감정도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루·샤)' 등 유명한 제품은 기존 데이터에 의존해 진품 여부를 판별하는 게 현실이고, 병행업체 등을 통해 유통되는 과정에서 가품이 섞이는 경우도 있어 원천적으로 가품 이슈를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명품 플랫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온라인 명품 시장 자체가 성장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수익성 자체보다는 쿠팡처럼 시장 1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모델로는 수익성이 낮고, 업체 간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 성장을 위한 사업모델도 개발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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