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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板 코리아패싱' 갑질은 계속된다…허탈한 韓 IT업계 [IT돋보기]


'웹 결제' 불허하며 사실상 수수료 강제…앱 개발사는 '충격'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구글이 '앱 삭제' 카드를 꺼내들며 사실상 한국 개발사들에게도 인앱결제 수수료를 강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 9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법안인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발효되고 이달 15일 시행령까지 통과됐지만 결국 법을 뛰어넘어 자신들의 결제 시스템 안으로 국내 앱 개발사들을 묶어 버린 셈이다.

IT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구글이 시행령을 사실상 무력화함으로써 앞으로 각 앱 개발사들은 인앱결제가 아닌 제3자결제가 사용되더라도 최소 6%, 최대 26%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수수료를 내지 않기 위해서는 앱 내에서의 외부 링크를 통해 웹페이지에서 제3자결제를 하는 방식으로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구글이 사실상 막아 버리면서 결국 구글에 앱 마켓 이용료를 납부해야만 하는 상황이 왔다.

더욱이 애플도 법 준수에 미온적인 태도로 나오는 상황이라 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구글플레이]
[사진=구글플레이]

◆구글 "웹 결제는 안돼"…수수료 부담에 비상 걸린 IT플랫폼

1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7일 '플레이 콘솔 고객센터'에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못한 개발자는 오는 4월 1일부터 중요한 보안 문제 해결을 위해 업데이트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앱이 정책을 준수할 때까지 앱 업데이트를 제출할 수 없게 된다"며 "6월 1일까지도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앱은 구글 플레이에서 모두 삭제된다"고 공지했다. 구글은 기존에 인앱결제 의무화를 시행하던 게임을 비롯해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앱에 대해서도 인앱결제를 해야만 한다고 못박았다.

이번 공지는 오는 31일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 유예기간이 끝남에 따라 본격적으로 정책이 시행된 이후 이를 준수하지 않을 시의 규정을 발표한 것이다. 한국의 경우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으로 인해 인앱결제만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결제 단계에서 인앱결제와 제3자결제(외부결제)가 동등하게 노출되도록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개편해야 한다.

만일 제3자결제를 이용할 경우 인앱결제(수수료 10~30%)보다 4%p 낮은 6~26%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다만 제3자결제 이용 시 전자지급결제대행(PG) 수수료나 신용카드 수수료 등을 더하면 30%가 넘기 때문에 실질적인 부담은 줄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구글이 자신들의 인앱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앱에 대해 오는 6월 1일부터 구글 플레이에서 앱을 삭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구글 플레이 콘솔 고객센터]
구글이 자신들의 인앱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앱에 대해 오는 6월 1일부터 구글 플레이에서 앱을 삭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구글 플레이 콘솔 고객센터]

이처럼 제3자결제 이용 시에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앱 개발사들은 구글이 앱 외부, 즉 웹페이지에서도 결제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아 구글이 요구하는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이는 그간 앱 개발사들이 취해 온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글은 줄곧 이러한 웹 결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 그리고 이번 정책 발표를 통해 웹 결제는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처럼 인앱결제·제3자결제 상관없이 구글의 결제 시스템 하에서만 결제를 하도록 조치를 취한 데에는 구글 본사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업데이트 금지와 앱 삭제 조치 모두 사실상 구글을 통한 서비스를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우려한다. 네이버웹툰·카카오페이지 등 당장 인앱결제 강제 정책의 직격탄을 맞는 앱을 비롯해 다수의 앱들은 한달에 최소 2번 이상의 업데이트를 단행하는데 구글의 정책을 준수하지 않을 시 최소한의 업데이트마저 막히게 된다. 앱 삭제는 사실상 구글 앱 마켓을 통한 막대한 이용자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조치로 결국 앱 개발사들이 수수료를 내고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수수료를 내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구글이 허용하지 않은 만큼 당장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글이 구성한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는 것이 사실상 강제된다는 의미다. 구글은 기본적으로 제3자결제 수수료를 26%로 설정했지만 '구글 미디어 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앱 개발사들에 한해 앱 내 거래액과 상관없이 수수료를 6%까지 낮추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한국에서의 제3자결제 시행을 발표하면서 예시로 든 결제 방식 인터페이스의 모습. 구글 인앱결제와 제3자방식 결제를 동일한 크기로 나란히 배치한 것이 눈에 띈다. [사진=구글 개발자 블로그]
구글이 지난해 한국에서의 제3자결제 시행을 발표하면서 예시로 든 결제 방식 인터페이스의 모습. 구글 인앱결제와 제3자방식 결제를 동일한 크기로 나란히 배치한 것이 눈에 띈다. [사진=구글 개발자 블로그]

이에 당장 네이버와 카카오 등 디지털 콘텐츠 관련 앱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구글의 인앱결제 유예 기간이 곧 끝나는 상황에서도 구글이 웹 결제를 허용하느냐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는데, 결국 어느 정도의 수수료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또 중소 업체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제3자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두자릿수 비율의 수수료를 내고 구글의 인앱결제를 택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야말로 '울며 겨자 먹기'로 구글의 인앱결제 혹은 제3자결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라며 "구글의 이러한 조치에 불복해 소송을 하는 선택지가 있지만 판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설사 구글의 부당한 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구글 쪽에서 항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솜방망이'된 법…업계 '분노'

업계에서는 사실상 법을 뛰어넘은 구글의 태도에 분노한다. 앱 마켓 시장에서의 막대한 지배력을 활용해 구성한 고율의 인앱결제 수수료 강제 행위를 막기 위해 제정된 법인데, 제3자결제를 허용하되 앱 이용료 명목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하면서 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지나치게 법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앱 개발사들에게 무작정 수용하라고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는 아웃링크를 막는 것이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해석인 것인데 앱 개발사들 입장에서는 일방통행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의 또 다른 적용 대상인 애플도 아직까지 방송통신위원회에 법 세부 이행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애플은 아직 앱스토어에 입점한 앱 개발사들에 한국에서의 구체적인 수수료 정책에 대해 아직까지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구글과 애플을 겨냥한 법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업체가 모두 제대로 법을 준수하지 않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이 애초에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금지행위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다.

방통위는 시행령 최근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특정한 결제 방식을 사용하는 행위뿐 아니라 접근하는 행위를 불편하게 하는 부분(다른 결제 방식을 안내·홍보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금지행위로 규정했다. 아웃링크를 거친 웹페이지 결제를 염두에 둔 조치였지만 실질적으로 웹페이지 결제 금지를 접근을 불편하는 행위로 볼 수 있을지는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빈틈을 노려 구글이 웹 결제를 겨냥한 강력한 조치를 발표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령만 보면 구글이 조성한 인앱결제 시스템을 마치 기본값처럼 설정하고 그러한 가운데 다른 결제수단을 허용해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라며 "그나마 '접근'이라는 단어를 넣었지만 방통위에서도 이에 대한 해석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고 있어 구글이 먼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측은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이 같은 상황을 인지했고 구글 쪽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애플 측과도 지속 접촉 중이며 애플에 대해서는 사실조사 착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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