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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월풀 꺾고 글로벌 '가전 1위' 타이틀 거머쥔 LG전자…이유는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서 두 자릿수 성장세 기록…OLED TV·프리미엄 전략 통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하며 미국 월풀을 꺾고 전 세계 가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단 분석이다.

19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지역 매출은 17조7천255억원으로 전년(12조6천674억원)보다 3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 지역 매출도 전년보다 30.8% 증가한 12조159원을 기록했다. 북미, 유럽 지역 매출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LG전자가 지난해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하며 미국 월풀을 꺾고 전 세계 가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하며 미국 월풀을 꺾고 전 세계 가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장유미 기자]

북미, 유럽 외 다른 지역에서도 LG전자의 성장세는 돋보였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국내 시장에선 지난해 27조6천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1% 증가했다. 아시아(14.8%), 중남미(27.9%), 중동(25.5%), 중국(17.0%), 러시아(22.2%) 등 전체 지역에서도 고르게 매출이 늘었다.

덕분에 LG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경쟁사인 미국 월풀을 제치고 연간 매출 세계 1위에 올랐다. LG전자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8.7% 증가한 74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3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H&A(생활가전) 사업본부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1.7% 늘어난 27조1천97억원을 달성하며 월풀 매출(약 25조1천62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가전 3대장'인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의 역할도 컸다. 세 제품군은 물류비 압박, 원자재값 급등 쇼크를 뚫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각각 1천만 대 이상 생산됐다. 공장 가동률은 모두 100%를 넘어섰다.

LG전자 모델이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모델이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또 LG전자가 북미,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그동안 프리미엄 가전 강화에 집중했던 것도 호실적 달성에 도움이 됐다. 특히 LG전자는 최근 급격히 성장 중인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노리고 초럭셔리 빌트인 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앞세워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미국 가전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기준 약 415억 달러로, 이 중 초프리미엄 시장은 7.2%(30억 달러)를 차지했다. 아직 초프리미엄 가전 비중은 한 자릿 수지만 성장세는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덕분에 지난해 LG전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무려 208%를 기록했다. 전체 가전 시장 성장률이 연간 14% 안팎임을 고려할 때 폭발적인 성장세로 평가된다.

이에 LG전자는 올해도 북미 지역에서 초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특히 미국 단독주택 가격 상승으로 초럭셔리 빌트인 가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라인업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LG전자는 지난달 초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인 'KBIS 2022'에서 48인치 빌트인 프렌치도어 냉장고를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제품은 통상 미국에서 좌우로 냉동-냉장칸이 나눠진 제품이 대다수인 것에 반해 상단 냉장-하단 냉동 형태의 6개 도어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LG전자는 빌트인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투자도 계획 중이다. 이에 초프리미엄 시장에서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로 대응해왔던 것을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로 바꾸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또 셀 방식의 생산 확대, 사업 마인드 개편을 위해 투자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윤태봉 LG전자 북미지역대표 겸 미국법인장은 'KBIS 2022'에 참석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커졌다"며 "지속적으로 초럭셔리, 초프리미엄 시장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월풀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지만 '필요한 공간에 설치해야 하는 가전(프리스탠딩)'이 아닌 빌트인 시장에선 기존 업체들에 뒤처져 있다"며 "기존의 초프리미엄 브랜드가 베이비 부머를 타깃으로 했다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가 지향하는 소비자층은 더 젊은 층으로, 이들을 타깃으로 새로운 것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델들이 LG 올레드 갤러리 앱을 통해 국내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모델들이 LG 올레드 갤러리 앱을 통해 국내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유럽에선 OLED TV가 LG전자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유럽은 전 세계에서 OLED TV 출하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 판매된 OLED TV 중 유럽 시장 비중은 44.4%(옴디아 기준)에 달했다. 2위인 북미(23.5%)의 2배다. 전 세계 OLED TV 시장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상태로, LG전자는 유럽 시장에 공들이기 위해 지난 2020년 48인치 OLED TV를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선 올해 유럽 시장의 OLED TV 출하량이 지난해(288만1000대)보다 21% 늘어난 350만8천 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LG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도 현지 시장 확대를 노리고 이달 출시한 42인치 OLED TV의 첫 예약판매를 지난달 영국에서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사전 판매에 나서며 10년여 만에 OLED TV 시장 진출에 나섰지만, LG전자의 기세를 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2013년 LG전자가 유일했던 OLED TV 제조사는 현재 20개로 늘어났지만, LG전자의 독주는 당분간 유지돼 호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LG전자는 물류비, 원자재 가격 인상 움직임으로 올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과제다. 지난해 역시 이 여파로 매출은 역대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3조8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제품의 주 원재료인 철강 가격은 전년보다 21.9% 상승했다. 지난해 레진과 구리 가격도 전년보다 각각 18.2%, 15.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LCD TV 패널의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무려 47.5% 상승했고, TV 및 AV 부품용 반도체는 전년 대비 2.8% 올랐다.

하지만 LG전자는 투자를 강화해 이를 돌파해나간다는 전략이다. H&A사업부는 올해 생산능력 향상 등을 위해 8천519억원을 투자한다. HE사업부도 3천131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물류비용 증가가 가전(H&A), TV(HE) 부문의 수익성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가전매출은 프리미엄 및 신가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TV 매출도 OLED TV 판매 증가로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높은 매출 증가가 원가 상승을 상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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