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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공시제' 첫걸음부터 삐꺽…네 탓 공방 비화 조짐


"이례적 사례, 일반적인 경우 아냐" vs "소비자에 정확한 정보 제공"

[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 소비자 정보 제공 및 투명한 배달료 산정 감시 추진을 목표로 시작한 지난달부터 시작한 '배달비 공시제'가 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소비자 단체들의 연합회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소단협)' 물가감시센터가 직접 조사한 배달비 현황을 두고 배달 앱 쪽에서 이례적인 사례라고 즉시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 2월 각 앱별 배달비를 조사해 발표했다. 사진은 배달비 관련 이미지.  [사진=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 2월 각 앱별 배달비를 조사해 발표했다. 사진은 배달비 관련 이미지. [사진=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지난달 25일 소단협은 보도자료를 통해 "동일 조건에서 배달 앱에 따라 배달비가 최소 100원에서 최대 5천500원까지 다르게 집계됐다"라고 밝혔다. 해당 조사는 2월 12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됐으며, 각 지역구에서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 앱 동시 입점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당시 소단협은 보도자료 외 첨부한 별첨자료에서 "중랑구 2~3㎞ 반경 내에서 분식 주문시 배달의민족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의 배달비는 7천500원, 요기요는 2천원"이라고 밝혔다. 이후 28일 2~3㎞을 3~4㎞로 별도 안내 없이 수정했다.

문제는 해당 보도자료 발표 후 배달의민족이 가장 비싼 배달비 플랫폼으로 논란이 되면서다. 실제 해당 자료를 기반으로 같은 업체인데, 여기는 배달비가 7천500원, 저기는 2천원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쏟아졌다.

배달의민족 측은 "현재 배민1 입점업소에는 배달비 5천원의 프로모션 가격이 적용되고 있고 3㎞ 이내 주문에서는 거리할증이 없어서 식당과 고객이 함께 부담하는 배달비 총액이 5천원을 초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며 "배민1에서 배달팁이 7천원 이상 부과된 경우는 전체의 0.03% 수준이며 높은 배달비를 감안하고도 주문을 하는 매우 특이한 케이스"라고 진화에 나섰다.

실제 소단협 별첨자료에서도 해당 경우를 제외하고는 배달비는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다. 오히려 중랑구 사례와 반대로 배민1의 단건 배달비가 요기요의 묶음 배달비보다 싼 지역도 있다.

문제가 커지자 소단협 측은 "극단적 사례를 꼽아 비교한 것이 아닌, 임의로 선정해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비를 실제로 조사한 것"이라며 "확률이 낮은 사례일지라도 소비자가 동일 음식점에서 같은 음식을 주문하고 최대 5천500원의 배달비를 더 지불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즉각 해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조사된 사항이며, 단순 숫자 오차라고 판단해 따로 수정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달비 공시제',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배달업계에 대한 낮은 이해도로 인해 조사 기준을 명확히 세우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배민1의 경우 한 집에 한 건만 배달이 가는 '단건배달'로 여러 건을 묶어 가는 묶음 배달보다 배달비가 비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일 조건 내에서 배달비를 조사하려면 묶음 배달과 단건 배달을 나눠 조사해야 하는 것이 맞다"라며 "세세한 배달비 비교보다 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는 정보 제공이 목적이라면 배달비 공시제를 할 이유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배달앱의 경우 앱 충성도가 높아 이용자 대부분이 다수의 앱을 설치해, 쿠폰과 배달비 현황을 비교해 주문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비에 대한 정보 제공이 매우 한정적이며, 가격 비교가 어렵다'는 당국의 설명에 일부 이용자들은 "앱에 들어가서 확인하면 되는 걸 왜 따로 조사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기준과 사례를 바꾸지 않는 이상 3월에도 이러한 양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배달비의 경우 점주가 설정하는 금액으로 플랫폼이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배달비 안정을 위해서는 배달비 공시제 대신 배달라이더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달비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배달 라이더 공급부족으로 꼽히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효과 및 단건 배달로의 배달 트렌드 전환으로 기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많이 오른 인건비도 배달비 인상에 한몫했다"라고 설명했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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