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2 'GOS' 논란 지속…흥행몰이 제동 걸리나


'갤S22'에 적용된 GOS로 강제 성능 저하…뒤늦은 수습에 소비자 반감 커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역대 가장 강력한 스마트폰입니다. 최고의 성능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지난달 출시된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를 두고 이처럼 평가했던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 하지만 최근 '게임 옵티마이징 솔루션(GOS)' 논란으로 또 다시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갤럭시S22' 시리즈에 'GOS'가 의무 탑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뒤늦게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반감이 더 커지면서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선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7' 시리즈부터 'GOS'를 계속 적용시켰다. GOS는 게임 앱을 실행하면 함께 활성화되는 기본 탑재 앱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막기 위해 초당 프레임 수와 GPU 성능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낮추도록 했다. 고사양 게임 실행 시 처리할 데이터와 전력소모가 많아지면 스마트폰 발열이 심해져 저온화상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고성능 스마트폰의 경우 3D 그래픽을 활용한 게임 등을 이용할 때 40도 이상, 심할 때는 50~60도 이상의 고온이 유지돼 저온 화상의 위험이 높다.

하지만 업계에선 GOS가 활성화될 경우 스마트폰 성능이 떨어져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울 정도로 버벅거린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스마트폰 등 단말 성능을 측정하는 플랫폼인 긱벤치(Geekbench)의 개발자 존 풀이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갤럭시S22 울트라'에서 GOS를 작동할 경우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성능이 각각 53.9%, 64.2%로 낮아졌다.

갤럭시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한 사용자는 "갤럭시S22에 GOS가 적용되면 2018년에 나온 '아이폰XR'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며 "중국폰도 이 정도는 아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100만원이 넘는 고가 스마트폰을 구매하고도 기능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말이 되냐"며 "소비자들을 상대로 스펙 사기를 친 것에 화가 난다"고 밝혔다.

긱벤치 개발자 존 풀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갤럭시S22 울트라(SM-S908W) 성능테스트 실험 결과 [사진=존 풀 트위터 캡처]

일부 '갤럭시' 사용자들은 이전까지 GOS 실행을 막는 앱 등을 설치해 우회 방법을 써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S22' 시리즈부터 GOS를 우회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제 차단하자 단단히 뿔이 난 모양새다. 특히 '갤럭시S22'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디젤게이트'에 빗대어 'GOS 게이트'라고 부르며 집단 소송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 이후 발열 문제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특히 전작인 '갤럭시S21'이 초기 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자 상당히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이번 '갤럭시S22' 시리즈를 출시할 때는 스마트폰 내부 구조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면서 냉각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설명하며 발열 문제가 없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이번에 GOS 강제 실행에 대한 실체가 수면 위로 부각되면서 되레 '소비자 기만 행위'라는 지적이 잇따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GOS 사태를 두고 그동안 안일하게 대응했던 점도 사용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삼성전자가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GOS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점을 인식하면서도 사용자들의 불만에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한 태도로 일관해서다.

특히 SBS의 유튜브 '오목교 전자상가'에 나온 삼성전자 직원이 GOS 문제를 두고 "안전을 위해 타협은 없다"고 말하며 어플 중지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부분은 이번 사태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또 GOS로 인해 고사양 게임뿐 아니라 링크드인, 줌 등 일반 앱을 실행할 때도 버벅거림이 심하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배터리 사용시간을 높이고 기기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 총 1만여 개의 앱을 대상으로 GOS 기능을 적용해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점차 확산되자 삼성전자는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지난 3일 밤 삼성멤버스 공지사항을 통해 이달 중 GOS 기능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사용자들의 반감은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미국 텍사스 스톤브라이어 몰에 위치한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서 '갤럭시S22' 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말 터졌던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를 재연하지 않기 위해 이례적으로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고 했지만, '뒷북 대응'이란 지적이 더 많다. 앞서 애플은 iOS 10.2.1 업데이트 당시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수록 성능을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숨겨 논란이 됐다. 이 사건으로 미국에선 소송이 진행돼 애플은 1억1천300만 달러(약 1천260억원)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국내에선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다만 애플은 이번 삼성전자 GOS 사태와 달리 내부 발열로 인한 성능 제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기의 내부 발열 문제도 거의 없는 상태로, 외부 환경 변화가 있을 때만 OS 단계에서 조절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유튜버는 '갤럭시S22 울트라'와 '아이폰13 프로맥스'를 비교하며 "이론상 벤치마크 점수로 두 기기를 비교하면 갤럭시S22가 아이폰13 프로 맥스와 비슷한 게임 실성능이 나와야 하는데 실제로는 갤럭시S22 울트라 게임 성능은 너무 처참했다"며 "헤비 게임 유저라면 애플 제품을 따로 구매해야 할 것 같다"고 일침했다.

업계에선 흥행몰이를 하던 '갤럭시S22' 시리즈의 인기에도 상당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클리앙, 뽐뿌,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미 예약한 '갤럭시S22' 시리즈 구매를 취소했다는 인증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또 일부 구매자들은 취소나 환불, 재판매를 고려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서울 소재 한 통신사 매장에선 "사전판매 물량 120대 중 10%가량이 취소됐다"며 "GOS 관련 문의가 1~2일 사이에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뒤늦게 GOS를 두고 선택권을 준다고 공지했지만, GOS 빼고 사용하다 발열로 기기에 문제가 생기면 수리비로 수십만원씩 나갈 것"이라며 "근본적인 원인인 내부 발열을 잡을 생각은 안하고 엉뚱하게 문제를 풀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문제는 갤럭시S22 시리즈를 공개하며 '역대 가장 강력한 갤럭시'라고 강조했던 노 사장의 신뢰성에도 큰 타격을 줄 듯 하다"며 "지난해 경영진단을 통해 사업부까지 통합하며 모바일 사업에 대한 쇄신책을 내놨지만, 이번 일로 물거품이 된 듯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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