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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네트·판정 번복 다 틀렸다…논란 자초한 심판진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정규리그 1위를 조기 확정하려는 현대건설과 축포를 미루려는 한국도로공사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 1·2위 팀 간의 맞대결답게 5세트 접전으로 이어지는 명품 경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경기 흐름을 망치는 아쉬운 판정이 나오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지난 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 5세트 초반 강주희 심판이 판정을 번복하는 모습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지난 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 5세트 초반 강주희 심판이 판정을 번복하는 모습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지난 1일 수원체육관에서는 현대건설과 도로공사의 경기가 펼쳐졌다. 승점 3을 챙기면 남은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는 현대건설과 축포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는 도로공사가 접전을 벌였다.

현대건설은 1, 2세트를 따내고 승점 3에 다가섰다. 그러나 도로공사가 3세트 듀스에서 웃은 데 이어 4세트마저 가져가며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 확정을 다음으로 미뤘다.

안방에서 승리를 챙기려는 현대건설과 다시 한번 저지하려는 도로공사의 진검승부가 예상된 5세트. 하지만 시작부터 석연찮은 판정이 나오며 긴장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대건설이 선취점을 챙긴 상황에서 황민경의 서브가 이어졌다. 그리고 박정아의 서브 리시브 이후 공이 네트 상단으로 날아가는 과정에서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이 이 공을 차단했다.

강주희 주심은 이때 양효진의 오버네트를 지적했다. 그러자 양효진은 곧바로 어필했고 주심은 부심과 얘기를 주고받은 뒤 도로공사 세터 이고은의 후위 경기자 반칙으로 번복됐다.

문제는 여기서 나온 두 번의 판정 모두 적절치 않았다는 점이다.

우선 양효진의 오버네트를 지적한 것부터가 오심이다. 배구 규칙상 '블로킹에 있어서 선수는 블로킹 동작이 상대편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네트를 넘어 손이나 팔이 네트를 넘어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공격 타구를 실행할 때까지 네트를 넘어 볼을 접촉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리시빙 팀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터치 이후 공의 궤적이 네트를 넘어 상대팀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그 볼을 직접 플레이할 선수가 없다면 손이 네트를 넘어 블로킹하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지난 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 5세트 초반 강주희 심판이 판정을 번복하는 모습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지난 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 5세트 양효진과 이고은이 네트 위에서 공을 접촉하는 상황.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당시 블로킹 과정에서 양효진의 손이 네트를 넘어가긴 했지만 공의 궤적이 이고은의 손에 닿기 전 이미 현대건설 코트로 넘어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블로킹으로 간주된다.

만약 양효진과 이고은의 동시접촉이 이뤄졌다면 양효진의 오버네트가 된다.

심판진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오류를 범했다. 주심은 양효진의 오버네트를 지적하면서 휘슬을 불었다. 그 순간 볼은 '아웃 오브 플레이'가 된다.

즉 양효진의 손에 닿는 순간 랠리가 종료된 것이기 때문에 이후 벌어진 상황은 그 랠리에 포함되지 않는다.

양효진의 터치 이후 이고은의 손에 닿기까지 찰나의 순간이긴 하지만 시차가 있었기 때문에 이고은의 후위 경기자 반칙을 선언해선 안 됐다.

오히려 주심은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밀고 나가거나 '리플레이'를 선언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광훈 부심은 주심에게 이고은의 후위 경기자 반칙 내용을 전달했고 강 주심은 곧바로 판정을 번복하는 촌극을 벌였다.

또한 이를 김종민 감독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선수 이름이 아닌 "얘가" 등으로 말하면서 스스로 권위를 깎아 먹는 모습까지 보였다.

지난 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 5세트 초반 강주희 심판이 판정을 번복하는 모습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지난 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 5세트 초반 이광훈 부심이 김종민 감독에게 이공은의 후위 경기자 반칙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진의 판단대로라면 이고은이 후위가 아닌 전위였고 양효진의 터치 이후 도로공사가 곧바로 공을 넘겨 현대건설 코트에 떨어졌다면 양효진의 오버네트를 번복하면서 도로공사에 득점을 줬어야 했다는 얘기도 성립된다.

해당 경기 이후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진은 사후 판독을 통해 양효진의 오버네트가 아니다, 또한 이고은의 후위 경기자 반칙도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이 판정에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고 이후 포히트 상황까지 지적하자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 현대건설에 1점과 서브권을 넘겨줬다.

사실상 심판진이 제대로 된 판단을 했다면 도로공사 입장에서도 항의할 이유가 없었기에 레드카드까지 받는 상황 역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도로공사는 5세트 내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팬들 역시 선수들의 플레이가 아닌 심판 판정에만 집중하게 됐다. 도로공사가 충분히 억울함을 호소할만한 장면이었다.

절차상 구두 경고와 옐로, 레드카드를 꺼낸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자평하겠지만 원인을 제공한 심판진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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