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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창업주 별세…선장 잃은 넥슨의 향방은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해 큰 영향 없을듯…'매각 가능성 낮다' 관측도

지난달 미국에서 별세한 김정주 넥슨 창업주. [사진=엔엑스씨]
지난달 미국에서 별세한 김정주 넥슨 창업주. [사진=엔엑스씨]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의 향방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인이 일찌감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던 만큼 회사 경영에는 큰 공백이 없을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주사 엔엑스씨의 투자 방향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으나 회사가 매각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녀에게 경영권을 주지 않겠다'는 고인의 발언 또한 재조명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등에 따르면 넥슨은 오너인 김정주 창업주 일가가 넥슨 그룹을 지배하는 형태다. 김정주 창업주와 가족이 지주사 엔엑스씨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김정주 창업주와 부인 유정현 감사는 엔엑스씨 지분 67.49%, 29.43%를 각각 보유하고 있고 딸 김정민, 김정윤씨가 각각 0.68%씩 갖고 있다. 잔여 지분 1.72% 역시 두 자녀가 지분을 50%씩 확보한 와이즈키즈가 쥐고 있다.

아울러 엔엑스씨는 투자법인 NXMH과 함께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일본법인 지분의 47%를 보유하고 있고 해당 법인이 넥슨코리아를 100% 지배하고 있다. 김정주 오너 일가가 엔엑스씨부터 넥슨코리아로 이어지는 수직 지배 구조를 갖춘 셈이다.

다만 김정주 창업주가 넥슨 경영에 미친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1994년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창업주는 그로부터 12년만인 2006년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사업, 개발 측면에서 일가견이 있는 전문경영인을 내세웠고 자신은 투자에만 전념했다. 고인이 대표직을 맡아왔던 지주사 엔엑스씨 역시 지난해 7월 이재교 브랜드홍보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속에 넥슨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넥슨이 지난해 달성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8천530억원(약 2천745억엔), 영업이익 9천516억원(약 915억엔). 이는 국내 게임사중 독보적인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김정주 창업주의 부재에도 넥슨 경영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넥슨 사옥 전경. [사진=넥슨]
넥슨 사옥 전경. [사진=넥슨]

다만 고인이 주도했던 외부 투자 전략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주 창업주는 엔엑스씨를 통해 그동안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롯해 명품 유모차(스토케), 패션(무스너클), 사료업체(세레레), 우주항공(스페이스X) 등 비게임 분야에도 크고작은 투자를 진행했다. 미래 유망 산업이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김정주 창업주의 안목에서 비롯된 결정인 만큼 고인의 부재가 가장 크게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수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도 넥슨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김정주 창업주의 엔엑스씨 지분을 유정현 감사와 두 자녀가 상속하거나 외부에 매각하는 두 가지 방향이 현재 거론되고 있다. 만약 고인의 지분을 상속할 경우 거액의 상속세 부담이 뒤따른다. 현행법에 따르면 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으면 최고세율 50%가 적용되며 최대주주 주식 상속시 경영권 프리미엄 20%이 할증된다. 이에 따라 상속세만 최소 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엔엑스씨가 다시 매각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상속세 때문이다.

다만 매각 시나리오가 현실성이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 학장)은 상속세 납부는 큰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고인과 부인이 보유한 엔엑스씨 지분을 담보로 설정하면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 상속세는 큰 이슈가 안 될 것"이라면서 "핵심은 지금까지 넥슨에서의 역할이 없던 유정현 감사의 의사다. 남편의 유지를 잇는다는 명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엔엑스씨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경우 유 감사가 대주주로만 남아 있는 가능성과 현상을 유지하며 외부 투자 등 김정주 창업주의 기존 역할을 승계하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엔엑스씨의 투자 행보 등은 중단될 수밖에 없고 넥슨 일본법인과 넥슨코리아는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주 창업주 별세 이후 넥슨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생전에 고인이 남겼던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김정주 창업주는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 등을 무상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무죄로 풀려난 직후 자녀에게 회사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그는 입장 자료를 통해 "저와 제 가족이 가진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새로운 미래에 기여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다"며 "넥슨 경영권을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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